[성명] 보수야당의 배신이 사드 배치를 기정사실로 만들고 있다
- 사드가 기정사실이 된다면, 투쟁의 대상은 새 정부가 될 것이다
오늘, 주한 미군은 사드 발사대·엑스밴드 레이더 등 사드 핵심장비를 성주에 기습 배치했다. 한반도의 미사일방어체제(MD) 편입이라는 중대 사안이 국가 사이 합의서 한 장 없이, 주민 동의도 없이, 국회 동의도 없이 폭력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한반도를 무대로 하는 전쟁 가능성은 높아간다.
문재인과 안철수 측에서 남긴 입장은 각각 다음과 같다. “결정은 다음 정부에 넘겨야 한다”, “한·미 간 합의에 따라 이행돼야 한다.” 양측 모두 절차를 문제 삼고 있을 뿐이다. 이렇듯 사드가 기정사실이 되는 현실 뒤에는 주요 대선주자들의 모호함과 입장 번복이 있다. 문재인은 여전히 사드를 반대한다고 하지만, ‘외교적 상황이 바뀌었으니 찬성한다’는 안철수의 입장과 ‘다음 정부에 맡기라’는 문재인의 ‘전략적 모호함’ 사이에 있는 거리는 그야말로 지척일 뿐이다.
보수야당들은 박근혜 정권에 대한 분노가 낳은 2016년 4월 이후의 여소야대 정국에서조차 끝 간데없는 무능을 드러냈을 뿐이다. 그러던 이들이 광장항쟁과 촛불 민심으로 정치권력 장악의 기회를 얻은 지금, 이들은 제국주의 군사갈등의 한복판에 한반도를 던져 넣고 있다. 민심을 계승한다는 허울을 쓰고 그 절차에 유감을 표하고 있지만 그것이 사실상 동의에 지나지 않음은 그들도, 우리도, 미국도 안다.
촛불 민심의 계승이 ‘일단 정권교체’라고 그들은 강변한다. 뭔가 하기 위해서는 일단 정권부터 장악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우리는 지금껏 많이 속았다. ‘1당이 아니라서’라는 거짓말에, ‘박근혜 정부가 완강해서’라는 거짓말에 알면서도 속았다. 그런데, 인구의 1/3이 거리에 나와 박근혜를 파면하고 구속한 지금에조차 ‘아직 정권을 창출하지 못해서’라고 또 한 번의 거짓을 말하는가?
대중은 오늘도 보수야당에 대한 환멸을 쌓고 있다. 촛불 민심을 배신하는 보수야당, 노동자 민중이 청산해야 할 또 하나의 적폐다. 우리는 사드배치 반대를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다. 사드배치가 이대로 기정사실이 된다면, 2주 후 그 투쟁의 대상은 새 정부가 될 것이다.
2017년 4월 26일
사회변혁노동자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