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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호 사회변혁노동자당 2017.12.15 12:12

돌파구

 

일찍이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은 자본주의 문명은 노동자의 땀과 한숨, 비극도 삼켜 자기 재생산의 재료로 쓴다라고 말했다. 한 달이 넘도록 서울 목동의 열병합 발전소 75미터 굴뚝에 오른 파인텍 노동자에게 딱 들어맞는 말이다.

 

한국합섬으로 시작한 그들의 스타케미칼 노동자 시절 우리는 408일이라는, 세계 최장기 고공농성이라는 처절한 몸부림을 봤다. 김세권 스타플렉스 회장과 합의 뒤 파인텍의 노동자가 됐을 때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이 한진중공업 85호 크레인에서 무사히 내려온 것에 버금가는 안도감을 느꼈다.

 

그러나 얼마 전 비정규 노동자의 집 꿀잠 주방에서 408일 고공농성의 주인공 차광호가 도시락통을 닦고 있는 모습을 봤다. 고공농성 당시 땅에서 자신의 온갖 수발을 들어주던 박준호, 홍기탁한테 올려 줄 도시락이었다. 지금 그들이 처지가 바뀌어 하늘에 올라 있다.

 

비극이다.

자본에 삼켜질 것인가. 차광호가 408일을 버틴 것처럼 김세권도 같은 날을 버텼다. 투쟁밖에 다른 방법이 없어서 그들은 하늘에 올랐다. 이 팽팽한 대결 구도를 깨뜨리는 돌파구를 찾으러 하늘에 올랐다. 자본에겐 없지만 파인텍 노동자들에게 있어야 하고 있을 수 있는 건 실천 투쟁과 연대의 힘이다. 다시 408일을 기다릴 순 없다.

 

표지사진·정택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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