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구조조정 통보한 날강도 GM
- 노동자의 투쟁으로 GM의 수탈을 단죄하자
마침내 한국지엠이 전면적 구조조정을 선언했다. 5월 말까지 군산공장 가동을 중단하고 공장폐쇄를 결정했으며, 전 공장의 생산직-사무직 모두 희망퇴직을 받겠다고 통보한 것이다. 지난 2월 6일 GM본사 회장 메리 바라가 한국지엠을 콕 집어 구조조정을 천명한 바 있다. 이로부터 불과 1주일 만인 오늘 한국지엠은 구조조정 계획을 정부와 노동조합에 통보했다. 즉, 그간 GM 사측은 구조조정을 철저히 준비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번 구조조정은 결코 군산공장 폐쇄와 희망퇴직으로 끝나지 않는다. 한국지엠 사장 카허 카젬은 오늘 직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군산공장 폐쇄가 구조조정의 첫 번째 단계라고 명시했다. GM본사 임원들은 부평‧창원 등 나머지 공장들도 구조조정 대상이라며 을러대고 있다. 앞으로 더 많은 양보와 희생을 강요하겠다는 예고다. 마침 회사의 요구에 따라 2018년 임금단체협상을 전례 없이 2월에 조기 개시해 진행 중인 상황이다. 회사가 노동조합에 발송한 교섭의제는 임금과 고용에 대한 공격으로 가득하다. 기본급‧성과급‧통상임금 등 각종 임금성 개악에 더해 단체협약 개악과 유연근무제 도입으로 고용안정을 붕괴시키는 요구들까지 들이밀었다.
한국지엠 구조조정이 본격화하자 회사와 언론은 노동자들의 고임금이 위기를 초래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 국내 완성차 동종업계와 비교해보면 매출액 대비 인건비 비중은 한국지엠이 가장 낮은 수준이다. 현대차 15.02%, 기아차 12.75%, 쌍용차 14.53%인데 반해 한국지엠은 11.36%에 불과하다.
오히려 위기를 초래한 것은 GM본사와 한국지엠 사측이다. 한국지엠의 매출원가율(매출에서 제조원가가 차지하는 비율)은 무려 93%에 달한다. 국내 완성차업체 매출원가율이 70% 중후반~80% 초반에 머무는 것에 비해 훨씬 높은 수치다. 인건비 비중은 낮은데 원가율이 높다는 것은 막대한 돈이 다른 곳으로 빠져나간다는 증거다. 실제로 GM본사는 한국지엠에 3조 원에 달하는 부채를 고리대로 떠넘겨 매년 이자만 2천억~3천억 원씩 뜯어갔다. 또한 부품은 비싸게 공급하고 제품은 값싸게 가져가 한국지엠의 적자를 야기하면서 본사가 이득을 취하는 이전가격 의혹을 받고 있지만, 한 번도 경영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았다.
GM이 생존권을 내놓으라고 윽박지르는 지금, 사측의 구조조정을 용인한다면 GM은 마음 놓고 더 큰 양보와 희생을 강요할 것이다. GM은 그간 지속적인 수탈로 한국지엠 부실을 초래하고도 뻔뻔하게 철수협박을 앞세워 노동자들에게 책임을 떠넘기며 정부에 수천억 원 이상의 자금지원을 요구하고 있다. 사측은 2009년과 2015년 각각 부평과 군산에서 1천 명씩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대량 해고했고, 이번에도 비정규직 우선해고를 자행하며 구조조정 칼날을 빼들었다. 하지만 이를 저지하는 원하청 단결투쟁은 만들어내지 못했고, 그 결과 GM은 이제 공장폐쇄까지 들고 나왔다.
공교롭게도 사측이 구조조정을 발표한 오늘, 법원은 한국지엠 비정규직 노동자 45명이 불법파견에 해당한다며 한국지엠이 직접 고용하라고 판결했다. 이 가운데는 해고당한 군산공장 비정규직 노동자들도 포함되어 있다. GM의 수탈과 불법파견 범죄까지 드러난 지금이야말로 원하청 노동자가 단결하여 구조조정 저지와 총고용보장 투쟁을 시급히 건설해야 한다.
더 이상 앉아서 당할 수는 없다. 위기의 책임은 노동자들이 아니라 GM자본에 있다. GM이 초래한 부실경영 내역 일체를 공개하도록 하고, 한국지엠에 대한 정부의 특별감리와 엄격한 조사를 요구하자. 뿐만 아니라 GM이 정부에 요구한 내용이 무엇인지 낱낱이 밝혀야 한다. GM의 수탈과 구조조정에 맞서, 날강도 GM을 단죄하고 노동자 생존권을 사수하는 투쟁에 나서자!
2018년 2월 13일
사회변혁노동자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