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명의 노동자가 굴뚝에 오른 지 400일이 가까워 오는 어느 날
그들을 내려오게 하기 위한 단식을 시작한 지 3일째
24살의 어린 노동자는 춥고 어두운 곳에서 홀로 목숨을 잃었고
한강변 철탑에 단식 13일째의 두 명의 노동자가 또다시 둥지를 틀었다
겨울이 아직 제대로 오지도 않았는데 벌써부터 겨울이 두려워지는 건
기시감처럼 계속 반복되는 장면들에 몸서리가 쳐지기 때문이다
추운 날씨만큼 매서운 바람만큼 거스르기 힘든 그 무언가와의 싸움이
끊임없이 이어질 거라는 불안감 때문이다
표지사진·글 이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