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정부는 지소미아를 즉각 종료하라!
- 정부의 지소미아 조건부 연장방침에 부쳐
22일 정부는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종료 효력 정지와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에 대한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절차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 조치가 ‘조건부’(일본의 3개 품목 수출규제 철회, 화이트리스트 복원 문제)라는 점을 강조했지만, 이로써 22일 자정(23일 0시)을 기해 종료 예정이던 지소미아는 결국 연장되었다.
‘조건부’라는 단서를 달았지만, 정부의 지소미아 연장 조치는 매우 문제가 많다.
우선, 일본 아베 정부가 수출 규제 조치를 중단할 의지가 없다는 점이 재확인되고 있다. 한국 정부가 지소미아 연장에 대한 입장을 발표한 같은 시각 일본 정부는 "한일 간 무역 문제와 지소미아는 관련이 없는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이는 한일 간 외교를 통해 일본의 경제보복 문제를 풀겠다는 정부의 조건부 연장안이 얼마나 비현실적인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게다가 일본 정부는 경제보복 문제의 직접적 시발이었던 한국 대법원의 강제동원 배상 판결에 대해서도 이를 결코 인정할 수 없다는 태도를 계속 보이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지소미아가 애초에 체결되지 말았어야 할 협정이라는 점이다. 지소미아는 북핵 대응을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실상은 미국이 아시아 지역에서 추진하는 인도·태평양 전략에 한국을 일본의 하위 파트너로 편입시키기 위한 것이자, 미국의 미사일 방어체제(MD) 구축을 위해 한미일 군사동맹을 완성하고자 하는 협정이다. 더불어 아베 정부가 적극 추진하는 일본의 ‘전쟁 가능한 국가화’ 전략과 밀접히 맞물린 협정이다.
즉 지소미아는 미국의 세계패권전략과 일본의 군사대국화 야망을 위한 것이지 결코 한반도의 안보와 평화를 위한 것이 아니다. 지소미아가 연장되고 미국 주도의 미사일 방어체제(MD)에 한국이 완전 편입되면, 한반도는 미‧중 패권 경쟁의 희생양이 될 가능성이 더욱 커진다. 미국이 추진하는 유엔사의 역할 강화와 맞물려 한반도 유사시 일본군의 한반도 진출의 가능성도 농후해진다.
이에 우리는 미국 정부의 압력에 굴복하면서 한미일 군사동맹 그 자체에 문제의식이 전혀 없는 정부의 지소미아 연장 조치를 규탄한다, 즉 정부가 지소미아 즉각 종료를 선언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더불어 우리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한반도 평화는 정부에 위탁할 수 없음을 또다시 깨달았다. 한반도 평화를 위해, 지소미아 종료·한미일 군사동맹 폐기 투쟁에 노동자민중이 직접 나설 때다. 사회변혁노동자당도 이 길에 함께 할 것이다.
2019년 11월 23일
사회변혁노동자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