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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1┃변혁당-노동당 공동토론회

사회주의 대중정당 운동과 선거 대응

 

 

사회주의 대선과

대중정당 운동을 위한

원탁회의를 제안한다

 

 

장혜경┃집행위원장

 

 

 

* 이 글은 지난 5월 8일 열린 변혁당-노동당 공동토론회 “사회주의 대중정당 운동과 2022년 대통령선거 지방선거 대응 어떻게 할 것인가?”에 제출한 변혁당 발제문을 결론 중심으로 압축한 것이다.

 

 

 

 

객관 정세와 주체 역량의 괴리

 

코로나 확산과 경제위기는 자본주의의 모순을 있는 대로 드러냈다. 이윤을 위해 생태파괴를 멈추지 않는 자본주의 체제가 지속하는 한 코로나 같은 질병은 물론이고 그 동전의 양면인 기후위기 역시 막지 못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코로나 확산 이전부터 구조적 위기에 직면했던 세계자본주의는 위기 대응의 결과 천문학적 부채와 자산 거품, 그리고 불평등을 더욱 키웠다. 시장과 제국주의 논리 속에 백신 보급조차 원활치 않지만, 설령 코로나19를 ‘극복’하더라도 산업 구조조정과 주거난으로 노동자민중의 삶은 수렁을 벗어나기 어려운 상태다.

 

하지만 코로나19는 대중이 자본주의와는 다른 삶을 지향할 가능성을 키웠다. 세계적으로 기후위기 투쟁이 확산하는 한편, 방역과 돌봄뿐 아니라 고용과 주거 등 제반 영역에서 공적 책임과 역할을 확대하라는 요구도 강하게 나왔다. 그간 저평가됐던 가사‧돌봄과 물류 등 여러 ‘필수노동’의 중요성이 부각됐고, 위기 앞에 가장 먼저 해고 등 생존 위협에 직면한 여성의 목소리 역시 지난 수년간 부상한 대중운동을 바탕으로 더욱 크게 울렸다.

 

이렇듯 객관 정세는 자본주의를 넘어 대안 사회로 나아갈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를 ‘내 삶을 바꾸는 사회주의’로 인도할 정치운동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그러나 한국 정치지형과 사회주의-좌파 운동의 현실은 이러한 정세와 주체 역량 사이의 괴리를 드러내고 있다.

 

작년 총선과 올해 재보궐선거 결과, 보수양당 지배체제는 온존했다. 진보정당들은 ‘문재인 정부를 왼쪽에서 추동하는’ 전략으로 진보정당다운 비전과 전망을 제시하지 못하면서 작년 총선에서 패배했다. 다수 진보정당들의 비례위성정당 참여 논란을 통해 ‘진보정치’의 퇴행도 나타났다. 재보궐선거에서도 진보후보들의 득표율은 매우 적었다. 이는 정부여당에 대한 불신과 분노를 제대로 수렴하면서 정치적 대안세력으로 서지 못하고 있는 진보정치의 허약함을 보여준다.

 

그런데 사회주의-좌파 운동 세력은 보수양당은 물론이고 진보정치 세력에 비해서도 상당히 미약한 게 현실이다. 특히 이번 재보궐선거 결과는 과거 노무현 정권에 대한 대중의 불신과 분노가 이명박 정권의 탄생으로 이어진 경험을 상기시킨다. 이 역사가 내년에 재연될지는 아직 미지수이지만, 분명한 것은 사회주의-좌파 세력이 정치적 비전과 실력을 갖춘 대안 세력으로 나서며 민주당-자유주의 정권에 대한 대중의 분노와 절망을 수렴하지 못한다면, 보수양당이 서로 자리만 바꾸는 악순환을 끝낼 수 없다.

 

 

 

사회주의 대중정당 운동으로

괴리를 메우자

 

이렇듯 오늘의 현실은 ‘지금과는 다른 삶’에 대한 필요와 전망으로서 사회주의, 즉 ‘내 삶을 바꾸는 사회주의’ 운동을 당면 과제로 제기한다. 이에 사회주의 세력의 미약함을 극복하고 이 운동을 펼쳐나가기 위해 ‘사회주의 대중정당 운동’이 무엇보다 절실하다. 현시기 사회주의 대중정당 운동이 필요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보수양당구조 강화-진보정치 퇴행’이라는 정치구조를 바꾸고 사회주의를 정치적 대안으로 세우기 위해서다. 사회주의 정치를 대중 앞에 선택가능한 대안으로 등장시켜 사회주의의 정치적 시민권을 획득해야 한다.

 

둘째, 현재 사회주의-좌파 운동의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서다. 전반적으로 한국의 사회주의-좌파 운동은 투쟁에 헌신적이지만, 정치‧정당운동에는 둔감하거나 심지어 비판적이기도 하다. 진보정당 류의 의회주의 정치에 대한 비판으로 정립된 ‘투쟁에 대한 강조’는 아래로부터의 사회주의라는 핵심과 운동정치의 중요성을 지적한다는 점에서 올바르다. 그러나 투쟁이 사회주의-좌파 정치와 만나지 못하면서 투쟁도 정치적으로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현장 토대와 주체 역량이 취약해 지금은 당 운동을 할 때가 아니다’라는 입장은 객관 정세와 주체 역량의 간극을 넘어서는 게 지금 우리 운동의 과제라는 점을, 그 의도와 무관하게 방기하거나 대중운동의 발전 자체도 지체시키는 것으로 귀결할 수 있다.

 

셋째, 현재 사회주의 정당 운동의 취약성을 극복해야 한다. 현재 변혁당과 노동당은 공히 약점을 안고 있다. 변혁당은 대중과 직접 대면하고 그 속에서 검증받으며 대중을 사회주의 정치로 인도하는 정치활동 경험이 취약하다. 노동당은 조직 역량이 많이 축소돼 있으며, 대중정당이라는 조직 형식에도 불구하고 대중적 정치활동과 영향력 면에서 역시 취약하다. 변혁당이 2020년 ‘사회주의 대중화’를 기치로 ‘사회주의 의제운동’과 ‘사회주의-좌파 공동의 2022년 대선-사회주의 대중정당 건설운동’을 결정한 것은 이런 취약성을 극복하려는 시도다. 노동당이 작년부터 사회주의로 자신의 노선을 정립해나가고 ‘좌파동맹’을 제안하는 것도 이러한 현실 인식의 산물이라 본다.

 

결론적으로, 변혁당과 노동당 모두 재창당에 준하는 내부 혁신을 이루고 각개약진을 넘어서야 한다. 양당을 넘어 사회주의-좌파 세력이 사회주의 대중정당 운동으로 결집해야 한다. 이를 통해 자본주의를 넘어서는 사회주의 운동을 전면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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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주의-좌파

대선 투쟁의 중요성

 

2022년에는 대선과 지방선거가 연이어 치러진다. 선거를 둘러싸고 각 정치세력의 각축전이 벌어질 텐데, 특히 대선은 문재인 정부 5년에 대한 평가와 코로나19 이후 한국 사회 재편의 상을 둘러싼 치열한 정치투쟁이 전개될 것이다.

 

따라서 대선은 사회주의-좌파 운동이 정치적으로 결집하면서 정치적 무기력을 뚫고 자신의 목소리를 대중에게 알릴 유력한 장이며, 스스로 정치역량을 강화하고 검증받는 장이기도 하다. 따라서 대선을 우회할 게 아니라 적극적으로 대응하면서, 사회주의-좌파의 결집과 대안으로서 사회주의를 대중화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이와 관련해 일각에서 제기하는 ‘운동진영 전체를 포괄하는 단일 대선후보론’은 우려스럽다. 이 입장은 이른바 ‘한국 정치구도의 3분립(보수-자유주의-진보)’과 ‘민주노총 중심 정치세력화’의 필요성을 근거로 제시한다. 그러나 민주노총 중심의 정치세력화는 이미 실패로 판명된 ‘민주노동당 버전2’다. 또한, 현재 사회주의-좌파 운동의 핵심과제는 단일한 사회주의 대중정당 운동으로 결집하는 정치세력화라는 점에서, ‘전체 운동진영 단일후보’ 전술은 현시기 사회주의-좌파 운동의 핵심과제를 놓치게 된다.

 

 

 

사회주의

대선-대중정당 운동의 결합과

‘원탁회의’

 

사회주의-좌파의 대선 투쟁은 사회주의 대중정당 운동과 밀접히 결합하며 시너지 효과를 내야 한다. 이는 세 가지 이유 때문이다.

 

첫째, 대선 투쟁이 일회성 이벤트가 되지 않으려면 대선 후보가 당 후보여야 하고, 그럴 때 대선 투쟁의 성과를 당의 성과로 남길 수 있기 때문이다. 대선 대응과 지선 대응이 정치적 연속성을 가질 수 있다는 점도 존재한다. 둘째, 현시기 사회주의-좌파 운동의 핵심과제는 사회주의-좌파 세력이 결집한 사회주의 대중정당 건설이기에, 대선 활동의 성과는 당으로 수렴해야 한다. 셋째, 대선 투쟁을 사회주의 대중정당의 (예비)당원을 확대하는 주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이렇듯 노동당-변혁당 양당을 넘어 좌파가 결집한 새로운 사회주의 대중정당을 건설하고 공동의 대선 투쟁을 전개하기 위해, 우리는 (구체 방식과 경로는 열어놓고) 사회주의 대선-대중정당 운동에 동의하는 좌파 조직과 세력이 모이는 ‘원탁회의’를 제안한다.

 

변혁당이 제안하는 ‘원탁회의’ 위상과 역할은 다음과 같다: △‘사회주의 대선-대중정당 운동’을 위한 사회주의-좌파 조직 및 세력의 회의기구로서 △사회주의 대선-대중정당 건설의 내용‧방식‧경로를 협의해 방안을 마련하고 △그에 대한 합의를 도출하면 대선-당 운동을 위한 공동기구로 전환한다.

 

 

 

‘원탁회의’를 통해 공동의 대선투쟁 방식과 새로운 대중정당 건설 경로 등에 토론과 합의를 이뤄내자. 이를 기초로 대선 전 사회주의 대중정당 창당과 2022년 대선-지선 투쟁을 전개하는 한편, 사회주의 대중화와 정치적 시민권 획득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해 나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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