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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즈의 한 칼럼은 “세계는 이제 BC(Before Corona, 코로나 이전)와 AC(After Corona, 코로나 이후)로 나뉜다”고 정의했다. 코로나19는 자본주의가 재난과 감염 앞에 얼마나 취약한지를 보여줬다. ‘노동자민중의 삶’보다 ‘시장과 자본’을 살리기 위한 정부의 대책이 얼마나 적나라한지도 드러났다.

 

왜 정부 지원은 대출 위주인지, 왜 일자리를 유지하기 위한 직접적인 조치보다 기업을 지원하는 간접적 조치가 ‘고용보장’이란 명찰을 달고 나오는지, 왜 10%에 불과한 공공병상이 환자의 3/4을 책임지고 나머지 90%의 민간병상은 1/4의 환자만 책임지는지, 사람들은 의문을 품기 시작했다. 비대면 판매업종과 통신업종 등 위기 속에 폭리를 취한 기업들의 이윤은 그대로 둔 채, 그간 이윤을 차곡차곡 쌓아놓다가 위기를 맞은 기업들에게는 왜 세금에서 나온 수십조 원의 재원을 선물로 안기는지 궁금하기 시작했다. 호황을 맞은 업종의 노동자는 과로로 쓰러져 죽고, 불황을 맞은 업종의 노동자는 누구보다 먼저 해고당하는 상황이 과연 정당한지 의심하기 시작했다. 의문이 떠오른 순간은 바로 자본주의 체제 변화의 필요성이 제기되는 순간이었다. 체제의 변화 없이는, 대책의 변화를 가져오기 어렵다는 게 시간이 흐르며 입증되기 때문이다.

 

 

 

“100조 vs 13조”가 상징하는 

정부-자본의 대응

 

배부른 자들에게 재난은 기회다. 정부는 대기업 살리기에 두 팔을 걷었다. 100조 원의 ‘기업구호긴급자금’은 가장 대표적이고 노골적인 대기업 퍼주기였다. 이 100조 원 가운데 중소상공인 몫은 3분의 1인 25조 원에 불과하지만, 대기업에게는 위기 여부를 따지지 않고 75조 원이 들어간다. 반면 대표적 민생대책인 ‘전국민 재난지원금’으로 내놓은 금액은 13조 원에 그친다. 100조와 13조의 차이가, 재난을 마주한 재벌과 서민의 처지를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자영업자 생계난의 핵심인 임대료에 대해선 ‘착한 임대료 운동’이라는 ‘건물주의 자발적 선의’에 기대거나, 이 선의에 따라 인하된 임대료를 정부가 보전해주는 ‘건물주 지원정책’이 전부였다. 건물주는 생색도 내고, 손해는 보지 않는다.

 

문제는 코로나 이후, AC 1년이다. 정부와 자본은 부지런히 움직인다. 경총은 이 기회를 빌어 △법인세 인하 △상속세 최고세율 인하 △노동시간 연장 △정리해고 요건 완화 △쟁의행위 대체근로 허용 등 반노동 입법을 요구했다. 총선 이후 정부와 여야정치권 역시 경제위기 극복을 빌미로 자본의 청부입법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 문재인 대통령은 4월 14일 국무회의에서 ‘포스트 코로나’를 언급하며 “국민이 한마음이 돼 위기를 기회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발언과 함께 내놓은 조치는 대표적 규제완화 정책인 ‘예비타당성조사 면제’였다. 정부와 자본이 묘사하는 “한마음”의 실체는 이토록 솔직하다 못해 노골적이다. “기업을 살리기 위한 추가적인 대책도 준비해야 한다”는 언급도 잊지 않고 강조했다. 급증한 업무로 배송노동자가 죽어나가는 판에도 “배달 유통 등 디지털 기반 비대면 산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해야 할 것”이란 말뿐, 노동자에 대한 대책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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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이후 한국사회의 방향: 사회주의

 

코로나 이후의 세상은 이전과 분명 다를 것이다. 위기의 양상이 그러하다. △공급과 수요의 동시 충격 △실물경제 위기의 금융 전이 △글로벌 공급사슬과 높아진 상호의존성 등이 더해지며, 이전에 볼 수 없던 불황과 위기가 문을 두드릴 것이다. 실물과 금융 모두 위기라는 것은, 이 위기가 장기화할 것임을 의미한다.

 

그와 더불어 노동자민중의 삶을 위협하는 것은 ‘위기의 상시화’다. 감염병의 대유행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03년 사스, 2009년 신종플루, 2012~15년 메르스, 2014년 에볼라 등이 이미 거쳐 갔다. 이 감염병들은 새로 생긴 인수공통(사람과 짐승이 같이 걸리는) 감염병이고, 발병 주기도 점차 짧아지고 있다.

 

인수공통 감염병의 원인 진단은 일치한다. 기후변화, 도시화, 가축의 대량생산체제와 동식물 교역 증대, 공중보건활동의 감축 등이다. 최근 20년간 인간에게 발생한 신종 전염병 중 60% 이상이 인수공통이다. 자본주의 생태파괴가 지속하는 한, 감염병 확산과 이에 따른 경제-사회적 위기는 상시화된다. 코로나19 문제를 다룰 때 생산체제의 문제로 나아갈 수밖에 없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위기 속에 이윤을 보전하려는 자본은 구조조정과 실업증가, 불평등 심화에서 해법을 찾는다. 최근 무급휴직과 해고-폐업의 증가, 경총의 노동개악 요구 등은 총선 이후 더 이상 노동자민중의 표를 의식할 필요가 없는 정치인의 처지 변화와 맞물려 더욱 거세질 것이다.

 

결국 위기의 비용을 누가 감수할 것인가가 남는다. 자본주의는 기업의 이윤확보를 최우선에 둔 반노동 정책을 택한다. IMF 위기 때도,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그랬다. 자본주의 체제를 그대로 둔 상태에서, 노동자민중의 생존은 부차적인 문제가 된다. 

 

따라서 노동자민중의 대안은 보다 근본적이고 체제적이어야 한다. 바로 사회주의다. 위기와 재난을 불러오는 자본주의 기후위기-생태파괴에 어떻게 대응할지, 누구를 위해 정부 재정을 사용할지, 사용자의 이익과 노동자의 생존 중 무엇을 우선할지, 건물주와 임차인 중 누구를 보호할지, 다양한 선택 앞에 ‘재벌 중심의 자본주의 대안’이 아닌 ‘노동자민중 중심의 사회주의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변혁당은 이 지면에서 코로나19로 드러난 주요 사회 이슈에 대해 사회주의 정책 대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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