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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혁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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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호 사회변혁노동자당 2017.06.01 22:43

a대위에 관하여1

 

늦은 밤 국군대전병원 장례식장을 찾았다

영결식이 바로 다음날 아침이라는 소식을 들었다.

 

빈소에 누군가 가져다 놓은 물냉면 포장지와 뽀로로 인형 뒤로

정복을 입고 엷게 미소를 띤 a대위를 만났다

a대위의 또래로 보이는 조문객 몇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군인들로 보였다

낯선 분위기 속 조문을 마치고

하얀 정복을 입은 해군 관계자들의 눈길을 뒤로한 채 장례식장을 나섰다

 

7시간 만의 긴급체포, 하루 반나절 만의 구속영장 발부

그리고 신속하게 마무리되는 장례식

그동안 각종 사건 사고에 대응해 축소, 은폐, 조작을 일삼던 그들이라

이런 일련의 움직임들은 의심스럽다

 

절대선은 존재할 수 없지만

절대악은 언제나 어디서나 존재한다

이 사회의 구조 문화 질서를 지배하는

바로 그 숙주가 존재하는 한

 

늦은 밤 a대위 주변을 마지막까지 맴도는

하얀 정복의 숙주를 보았다

   

다음날 아침 치러진 영결식에서 죄송하다는 단어는 단 한 차례도 나오지 않았다

 

표지사진·글 이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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