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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혁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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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 부르는 특성화고·마이스터고

현장실습제도 중단하라!

 

남영란부산

 


20169, 전교조부산지부와 부산청소년인권네트워크는 부산지역 특성화고·마이스터고 현장실습 실태를 드러내고, 현장실습 문제점에 대한 해결방안 모색과 청소년노동인권 보호를 위해 지역의 노동시민단체와의 간담회를 제안했다. 사회변혁노동자당 부산시당은 제 단체들과 함께 부산지역 특성화고·마이스터고 현장실습 공동대책위원회(이하 현장실습 대책위)를 구성하고, 현재까지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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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지역에서 현장실습 문제를 공론화하다!

현장실습대책위 구성을 위한 논의가 진행되던 시기는 경기도 군포 특성화고 졸업생이 전공과 무관한 외식업체에 취업하여 장시간노동, 동료의 폭행, 폭언, 성추행 등을 견디다 못해 자살하는 일이 발생했던 때였다. 그리고 뒤이어 서울 지하철 2호선 구의역에서 스크린도어 사고로 숨진 청년노동자도 특성화고 졸업생이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부산에서도 파업 사업장에 대체인력으로 투입된 이들이 현장실습생임이 밝혀지면서 지역에서 기자회견 등의 대응을 한 바 있고, 현장실습생에 대한 성추행 및 폭행사례도 접한 바 있었다. 수년간 이어져왔던 죽음과 인권유린의 현장은 현장실습생들이 감내하고 이겨내야 하는 일로 강요되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윽고 부산지역에서 현장실습 문제를 공론화하고, 그 해결책을 찾아가는 데 뜻을 모아내기 시작했다.

죽음이 이어지는 현장실습생들의 산업현장. 도대체 어떤 문제가 있는 것인지, 어디서부터 문제를 해결해가야 하는지를 파악하기 위해서라도 정확한 실태파악이 필요했다. 부산시교육청과 부산지방노동청에 정보공개신청을 통해 받은 초기 자료는 정확한 실태를 파악하기에는 매우 미흡했다. 이후에도 정보공개신청을 했지만 당국은 해당 자료를 취합하고 있지 않거나 미보유하고 있었다. 최근에는 교육부와 부산시교육청이 자신의 소관이 아니라는 책임공방이 오가고 있다. 더구나 학습권을 가진 학생인지, 노동권을 보장받아야 하는 노동자인지, 현장실습생의 모호한 지위를 근거로 교육청과 노동청 간의 공방까지 한편에서 이어졌다. 현장실습생들은 권리로부터 동떨어진 세계로 내던져져 있었던 것이다. 죽음의 행렬은 우연이 아니었다.

제한적이나마 정보공개신청으로 받은 것이 현장실습 중단현황이었는데, 이 또한 현황 파악 수준에 그쳤다. 2014, 2015년 자료에 따르면 현장실습생 중 760명가량(60%를 넘는 수치임)이 부적응과 단순변심, 진로변경 등을 이유로 현장실습을 중단했다. 산업체의 물량감소로 인한 계약해지, 법 위반으로 인한 현장실습 중단의 사례도 100여건에 이르렀다. 부적응이나 변심의 이유는 자료를 통해 확인할 수 없었다. 다만 특성화고 학생들의 증언에 따르면, 복귀한 현장실습생들은 끈기가 없거나, 변덕이 심하고, 일하기 싫어한다는 등의 이유로 문제아취급을 받았고, 학교는 이들에게 깜지 쓰기, 교내봉사 등의 징계처분을 내렸다고 한다. 현장실습을 중단하고 복귀한 학생은 그저 학교의 취업률을 떨어뜨린 의지박약한 존재로 치부된 것이다. 현장실습제도는 이미 교육의 가치를 잃어버렸다. 2003, 전교조 실업교육위원회 실업계고 현장실습 설문조사 결과발표를 통해 현장실습생들이 장시간, 저임금 노동에 처해있음을 확인했다. 그 이후 현장실습생 중 산업체의 위법행위로 인한 피해가 36.5%에 이른다는 실태조사 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당국은 실업계고교 현장실습 운영 정상화 방안특성화고 현장실습 내실화 방안’을 잇따라 내놓았지만, 실효성 있는 대책으로 기능하지 못했다. 특성화고·마이스터고 현장실습은 파견노동자 양성을 위한 수단으로 전락했고, 현장실습생들은 취업률 경쟁에 부대끼며 희생양이 됐기 때문이다. 그 결과 예견된 죽음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죽음 말고 현장실습을 지금 당장 중단해야 할 다른 이유가 필요한가?

LG유플러스 고객센터 해지방어부서에서 일하던 현장실습생 고 홍수현양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전공인 애견동물과와는 전혀 무관한 일터에서 욕받이로, 콜수를 채우기 위해 허덕이며 교육 기회를 박탈당한 것이 바로 현장실습이었다. 위험한 업무에 내몰린 파견업체 비정규직, 전공과 무관한 사업장에서의 일터괴롭힘, 살인적인 노동, 성추행과 폭력, 불법 대체인력... 이처럼 특성화고·마이스터고 현장실습은 청년들의 죽음을 끊임없이 야기하고 있다. 이런저런 방안을 내놓기 전에 지금 당장 해야 할 것은 죽음을 부르는 현장실습 중단이다. 잘못된 현장실습제도를 중단하지 않고 내놓는 방안이 어찌 근본적인 방안이 될 수 있겠나?

LG 유플러스 앞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고, 부산교육청 앞에서 죽음의 행렬을 멈추기 위해 현장실습제도를 중단하라는 1인시위도 진행했다. “조금만 참고 버텨라. 넌 잘할 수 있을 거야라고 말할 수 밖에 없었던 학부모들이 현장실습 문제에 대해 공감하기를 바라며 간담회를 추진했다. 교사들과의 간담회도 시도하고자 했다. 또한, 현장실습문제에 대해 노동조합이 함께 할 수 있는 부분을 찾으려고 했다. 특히나 특성화고·마이스터고 학생들 스스로가 학습권이 있고 노동인권을 침해받아서는 안 되는 존재라는 인식에 공감하길 바랐다. 그래서 현장실습 대책위는 거리에서, 특성화고·마이스터고 앞에서, 온라인을 통해서 학생들을 만나기 시작했다. 학생, 교사, 학부모, 노동조합 모두가 이 현장실습 문제를 해결할 당사자이고 주체이기 때문이다. 교육도 노동도 아닌, 죽음의 현장으로 현장실습생들이 꾸역꾸역 들어가는 현실을 바꾸기 위해 함께 움직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