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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혁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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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조합 전국조직 건설을 향하여

   

정경원노동자역사 한내

 


1987 노동자대투쟁 30주년 기념 노동전시회가 822~30일까지 경복궁역에서 열렸다. 이번 전시회에는 1988년에 만들어진 한 장의 포스터가 전시되어 눈길을 끌었다. 당시 지역조직과 업종조직, 노동운동단체가 함께한 노동법개정을 위한 전국투쟁본부에서 만든 것으로 노동악법 철폐하자는 현수막을 펼친 노동자들의 모습이 담긴 간결한 포스터다. 제조업 노동자, 간호사, 사무직 노동자 등 다양한 일을 하는 노동자들이 함께 등장하여 단결권단체교섭권단체행동권 완전쟁취를 목표로 악법 철폐 투쟁을 호소했는데 요구와 의도를 세련되게 그려 낸 포스터였다. 그 투쟁의 결과로 만들어진 것이 지역업종별노동조합전국회의(전국회의)이고 거기서 논의하고 실천을 조직한 결과 전국조직 건설이 실현되었다.

 

전국조직 건설 필요성 공유와 논쟁

1987 노동자대투쟁 이후 결성된 노동조합들은 임금인상 투쟁을 넘어 기업별 의식을 극복하기 위해 전국조직을 건설해야 한다는 필요성에 공감했다. 한편 당시 노동운동단체들이 망라된 전국노운협 내에서는 조직형태를 둘러싸고 논쟁을 벌였다.

우선 노동조합전국총연합 건설이냐, 노동조합전국협의회 결성이냐는 노동운동이 처한 현실과 조직력을 둘러싼 논의가 있었다. 전자는 협의체를 거쳐 총연합으로 발전하자는 단계론은 다른 경로를 설정하게 될 위험이 있으니 현재 역량을 끌어모아 1989년 임투를 거쳐 연합체를 건설해야 한다는 견해였다. 이에 반해 연합체는 비현실적이며 어용노총 전선 구축과 확산을 통해 협의회를 건설하자는 의견이 제기되었다. 하지만 양자는 어용노총 전선을 통해 전국적 민주노조운동의 구심체를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는 데는 의견이 완전 일치해 이를 중심에 놓고 실천하게 된다.

두 번째 쟁점은 노동운동단체가 참여할 수 있는가였다. 진보적 노동운동단체들이 노동자 조직과 같은 위상 및 자격으로 참여해야 한다는 주장과 공동사업을 통해 내용적으로 연대해야 한다는 의견이 갈렸다. 논의 끝에 정치적 임무를 갖는 노동운동단체들이 구체적 투쟁과 활동과정에서 내용적으로 결합하기로 결론이 났다. 이 논의는 1993년 전국노동조합대표자회의 결성을 앞두고 다시 반복된다.

세 번째는 한국노총과의 관계 문제가 있었다. 2노총 건설이냐 한국노총 민주화냐 견해가 갈렸다. 한국노총 민주화론을 주장하는 이들은 지역노조협의회를 해체하고 기존 한국노총 시협의회와 통합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이들은 결국 민주노조 진영의 결집이 불가피함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한편 제2노총 건설론도 한국노총이냐 제2노총이냐 관계규정에 얽매이는 것이 아니라 민주노조운동의 구심을 모아내는 데 힘을 합하고 형식적으로 한국노총에 결합해 있는 노조를 견인하는 공동투쟁을 전개하기로 했다.

 

전국 중앙조직 건설을 위한 전국회의 활동

전국회의는 전노협 창립 때까지 총 14회 열렸고 지역노조협의회를 돌면서 개최되었다. 10개 지역노조협의회와 건설, 민주출판, 외자기업노조협의회 둥 3개 업종조직, 전국노운협 등 대표자 40여 명이 참여했다. 전국회의 지도부에는 미행이 붙었고 수배자도 많아 회의장소를 쪽지와 인편으로 전달했고 경찰 침탈을 막아낼 힘이 있는 학생회와 소통해 학교에 모여 논의하는 경우가 많았다. 회의하는 동안 학생들이 사수대를 조직해 보위하기도 했다.

전국회의의 임무는 전국조직 건설 추진, 당면투쟁 수행, 타 계급과의 연대 실천 등이었다. 재정은 의무금으로 충당했으나 1인당 20원 수준이라 219,500명 전체가 의무금을 낸다고 해도 월 439만 원이었다. 때문에 대부분 차입금으로 사업을 했다. 당시 기록에 보면 지출금 대부분은 인쇄비와 전화요금이었다. 전국회의는 전노협 건설기금을 15억 걷어 회관을 건립하고 파업기금을 마련한다는 포부를 갖기도 했으나 실패했다. 자본과 정권이 그냥 보고 있을 리 없었다. 실제로는 10%수준의 기금을 마련했다.

전국회의는 노동자 주택문제에 대한 정책, 산업안전보건법 개정 관련 정책을 마련했으며 1989년 임금인상 투쟁을 조직적으로 지도했고 100회 노동절 기념대회를 통해 이 땅에 세계노동절 기념대회를 복원했다. 이렇게 단결과 연대를 통해 노동자들은 전국조직 건설로 한발 한발 나아갔다.

 

[참조 및 인용]

전국노운협, <공장에서 전국으로 전진하는 노동운동>, 1989

전노협백서발간위원회-노동운동역사자료실, <전노협백서 제2>, 2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