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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혁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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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주범,

정부 책임이 사라졌다

 

이주용정책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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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시대를 약속한 문재인 정부의 첫 정규직 전환 심의결과는 실망을 넘어 참담한 수준이다. 공공부문 가운데 가장 먼저 정규직 전환심의위원회(이하 전환심의위’)를 구성한 교육부는 지난 99일 최종심의결과 정규직 전환 0명이라는 황당한 결론을 냈다. 정규직 전환 심의대상이었던 기간제 교사 및 학교강사 7개 직종(영어회화 전문강사초등 스포츠강사다문화언어 강사유치원 돌봄교실 강사유치원 방과후과정 강사산학겸임교사교과교실제 강사) 41천명 가운데 유치원 돌봄교실 강사유치원 방과후과정 강사 등 2개 직종 1천여 명만, 그것도 정규직이 아닌 무기계약직 전환을 확정했다. 이마저도 여러 시도교육청에서 이미 해당 직종 강사들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한 상태라는 점에서 생색내기에 불과하다. 교육부 전환심의위는 나머지 4만 명의 비정규직 교사강사들에 대해서 정규직은 고사하고 무기계약직 전환조차 어렵다고 결론지었고, 13천명에 달하는 사립학교 기간제 교사(전체 기간제 교사의 30%)는 아예 심의대상에 포함하지도 않았다. “비정규직 제로가 아니라 정규직 제로라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는 이유다.

앞서 720일 문재인 정부는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추진계획’, 이른바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며 기간제 교사강사를 정규직 전환 예외 사유로 명시하면서 지금의 결과를 예고한 바 있다. 무엇보다 비정규직 제로를 내걸면서도 정작 비정규직 양산의 핵심축인 기간제법파견제법을 전혀 손대지 않는다는 점에서 문재인의 정규직화는 근본적인 한계를 노정하고 있었다. 그러나 비정규직 교사강사 정규직화 논쟁에서 상당히 많은 정규직 교사와 예비교사(교대사범대 학생과 임용고시 응시자)들이 정규직화에 반대한다는 사실 또한 드러났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지난 20년간 비정규직 양산과 차별을 정당화한 이 체제의 논리가 고스란히 반복됐다. 교육에 대한 공적 책임과 통제, 그에 따른 교원수급정책에 실패한 정부의 책임은 오간데 없고 비정규직 문제는 비정규직 개인의 책임으로 떠넘겼다. 교육부 전환심의위는 논의를 일단락 지었지만 학교현장에서 기간제 교사 비율이 계속 상승해 평균만 해도 10%, 사립 중고교의 경우 20%에 육박하는 현실의 문제는 그대로다. 노노갈등으로 비화한 대립의 난맥을 해소하지 못한다면 언제든 갈등은 다시 증폭할 것이다.

 

기간제 교사 정규직화를 둘러싼 전교조에서의 논쟁

문재인 정부가 비정규직 정규직화를 거론하고 40만 명에 달하는 (기간제 교사각종 강사직학교회계직으로 묶인 교육행정전산조리업무 노동자 등. 2016년 국정감사 자료)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정규직화 투쟁이 활기를 띠면서 교직사회, 그리고 전교조 내부에서도 논쟁이 일기 시작했다. 비정규직 교사강사의 정규직 전환에 반대하는 기류가 형성된 것이다.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주축이었던 올해 6.30 총파업에서 전교조 집행부는 정규직화에 대한 반발 흐름을 의식해 다음과 같은 입장을 공지했다 : “전교조는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파업투쟁을 지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교조는 영어회화전문강사, 스포츠강사, 돌봄강사의 정규직 교사 전환에는 반대의 입장이고, 현행 교원임용체계를 무너뜨리는 비정규직의 정규직 교사 전환을 지지하는 것이 아님을 분명히 말씀드립니다.” 현행 임용체계를 이유로 비정규직 교사강사의 정규직화에 반대한다는 것이다.

이후 정부가 기간제 교사강사를 배제한 정규직화 가이드라인을 발표하고 이에 맞서 전국기간제교사연합회 등 비정규직 당사자들이 투쟁을 전개하는 와중에 정부가 교원확충 공약과는 달리 초등교사 임용을 대폭 축소하는 등 임용절벽이 현실화하자 논쟁은 다시 격화했다. 이에 823, 전교조 중앙집행위원회(중집)현재 근무 중인 기간제 교원의 일괄적이고 즉각적인 정규직 전환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골자로 한 비정규직 관련 입장을 결정했다. 보수 교원단체인 교총이 기간제 교원 정규직화 반대 서명운동을 벌이던 상황에서 전교조 역시 비정규직 교사강사의 정규직화에 반대한다는 언론보도가 이어졌다. 이 중집 결정에 반대하며 92일 전교조 전국대의원대회(대대)에서 31명의 대의원들이 학교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에 동의하고 비정규직 철폐를 위해 투쟁한다는 내용을 전교조 입장으로 채택하자는 안건을 발의했으나 찬반토론 끝에 재석 대의원 247명 중 71명 찬성에 그쳐 부결되었다.

 

개인의 무능이 아니라 전체 비정규직 문제의 일환이다

정규직화에 반대하는 측에서는 기간제 교사들이 전문성을 갖추지 못했고 공정한 임용절차를 거치지도 않았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여기에서 임용고시(정식 명칭은 교육공무원 임용후보자 선정경쟁시험”)가 전문성과 공정성을 판단하는 거의 유일한 기준이 된다. 그러나 임용고시는 교사로서의 자격을 검증하는 시험이 아니라 이미 교원자격증을 보유한 사람들을 좁은 임용TO 앞에서 경쟁시켜 줄세우기하는 시험이다. 기간제 교사들 역시 이미 교원자격증을 소지하고 있으며 교육청이 마련한 임용절차를 거쳐 교단에 선다. 또한 임용고시 자체가 교원선발의 절대적인 기준이 아니라 1991년 노태우 정권이 교원 통제를 목적으로 만든 제도이며, 전교조는 이에 격렬히 저항하기도 했다. 임용고시체제는 교원양성과 임용에 대한 공적 책임을 방기하고 이를 각 개인의 시험경쟁으로 치환하면서 교원이 되기 위한 교육과정을 이수하고도 평균 2~3, 혹은 그 이상을 노량진 고시학원을 전전하게 만들었다. 이 때문에 전교조를 비롯한 교육노동운동진영은 임용고시를 폐지하고 목적형 교원양성체제를 요구해왔다(임용고시의 문제점은 이번 호에 실린 임용고시, 이대로 두어도 정말 괜찮을까?” 기사 참조).

무엇보다 시급한 것은 모든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해야 한다는 대전제를 바로세우는 일이다. 이번 기간제 교사 정규직화 논쟁과정에서 운동진영 내부에서조차 일각에서는 비정규직 문제의 심각성을 지적하고 정규직화 방안을 찾기보다 왜 이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면 안 되는지의 이유를 찾아 부각하는 데 집중했다. 기간제 교사들이 정규직 교사들과 책상을 마주보고 일하며 함께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는 점, 한시적보조적 업무가 아니라 50% 이상이 담임업무를 맡고 있다는 점, 기간제 교원제도는 1997년 정부가 처음 신설한 것이며 그 이후 지속적으로 정규직 교사 대신 기간제 교사를 늘려왔다는 점 등은 잊혀졌다. 기간제 교사 문제는 개인의 무능이 아니라 교육부문에서도 전략적으로 비정규직을 양산한 정부정책에 그 책임이 있다.

비정규직과 정규직 사이에 임금과 고용노동조건 전반에서 극심한 차별이 존재하는 현실은 많은 사람들의 공분을 사고 있지만, 동시에 비정규직 문제가 비정규직 노동자 자신의 책임이라는 이 체제의 논리 역시 투쟁하는 노동자 사이에서도 내면화하고 있는 듯하다. 정부의 정규직화 대책이 실속 없는 것으로 드러난 가운데 앞으로 다른 공공부문에서도 비정규직 정규직화 논의가 본격화하면 내부논쟁을 촉발할 것이다. 비정규직 문제의 근본원인이 역대 정부의 노동유연화 전략임을 확인하고 모든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해야 한다는 대전제를 다시금 바로세우지 않는다면, 우리는 현장의 비참한 분열을 다시 목도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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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비정규직 교사·강사 정규직화라는 대전제를 확인하는 것입니다. 정규직화라는 전제 하에서 교육주체들이 절차와 방법 등 구체적인 문제들을 논의해야 할 것입니다. " 

- 2017.9.1 노동시민사회단체 공동성명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