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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혁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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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오늘, 민주노조 운동의 축소판

전북해고자협의회

 

홍현진전북


 

해고는 살인이다!”, “살인을 멈춰라!” 자본과 정권을 향해 숱하게 외쳐왔던 이 구호의 방향이 이제 민주노조 운동 내부로까지 향해야 한다는 것은 지나친 주장일까. “함께 살자는 비정규직노동자들의 절규에도 인소싱 합의를 강행한 한국지엠 창원지회(정규직), 사측의 이해와 함께하며 비정규직지회를 단칼에 잘라낸 기아자동차지부, 대리점 자동차판매 특수고용노동자들의 가입승인을 거부하고 있는 금속노조,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정규직화 전환에 대해 되려 발목잡고 있는 전교조와 인천공항 사례. 문재인 정권의 등장과 함께 일자리위원회 참여, 일자리 기금조성 따위의 사회적 합의에 몰두하고 있는 민주노조 운동이 지난 2017년 한 해 동안 보여 온 단면이다. 같은 민주노조 조합원들에 의해 사지로 내몰리고 있는 이 현실을 두고, 우리가 외치는 이 구호들은 얼마나 염치없고 부끄러운 일인가.

 

전북해고자협의회의 투쟁이 곧 민주노조 운동의 투쟁이다

지역 해고투쟁사업장으로 눈을 돌리면, 그 실체는 더욱 구체적이다. 전북해고자협의회는 지난 201610, 전북지역 장기투쟁사업장의 공동투쟁을 목표로 결성됐다. 2010년 민주노조 건설과 파업투쟁의 선봉에 섰다는 이유로 해고되어 8년째 원직복직 투쟁을 이어가고 있는 공공운수노조 전북지역버스지부 전북고속 해고노동자, 법이 명시한 전액관리제 투쟁을 하고 있는 공공운수노조 택시지부에 대한 노조탄압으로 인한 해고노동자, 오늘 한국지엠 창원공장에서 일어나고 있는 인소싱을 통한 우선해고를 먼저 겪으며 3년째 길 위에 있는 금속노조 전북지부 한국지엠군산비정규직지회, 교섭대표 노동조합이었던 민주노조 탄압으로 계약해지 당한 민주일반연맹 전북본부 환경지부, 금속노조 가입 승인이 거부되고 있는 자동차판매연대 금암대리점 특수고용노동자들이 그 주체다.

전북해고자협의회의 투쟁은 곧 민주노조 운동 자체의 요구이자 투쟁이다. 전북고속 해고노동자와 택시지부 해고노동자, 그리고 자동차판매연대 특수고용노동자들의 해고투쟁은, 2017년 민주노총이 대표 슬로건으로 내걸었던 모든 노동자의 노조 할 권리를 쟁취하기 위한 투쟁이며, 한국지엠군산비정규직지회와 민주일반연맹 환경지부의 투쟁은 비정규직 철폐투쟁이기에 그렇다. 2017년 한 해 동안, 전북해고자협의회는 20여 차례가 넘는 정례회의, 30여 차례의 연대투쟁, 4번의 단독집회를 진행하며 해고노동자들 스스로 연대하고 조직하고 투쟁했다. 상급단체와 지역운동진영의 무관심 속에, 해고라는 살인에 맞선 몸부림이었다.

 

계급적 연대를 축적하자! 구체적 실천을 위한 논의를 시작하자!

지난 1, 전북해고자협의회는 스스로의 복직투쟁은 물론, 전북지역 투쟁현장의 일상적 연대투쟁을 통해 노동자는 하나다라는 계급적 연대를 만들어 왔다. 민주노총 소속 조합원도 아닌 지역 해고노동자의 투쟁 연대 또한 전북해고자협의회의 주요사업 가운데 하나였다.

그러나 아쉽게도, 현재 전북해고자협의회는 중앙 해복투와 일상적 보고체계를 갖고 있을 뿐, 민주노조 운동 내에서 공식기구로 인정받지 못한다. 대공장/공공부문 정규직 노조로 귀결 된 산별노조의 폐해, 지역본부 위상 축소 등의 현실적인 제약은 이제 감히 건드리기 어려울 정도로 고착됐다. 체계와 절차만 남아 관료주의로 대표되는 민주노조 운동의 현주소다. 심지어 지역해고투쟁 사업장으로의 결합마저 산별노조의 눈치 때문에 하지 못한다는 답변이 자연스러운 상황이다. 그러나 이 현실을 돌파하기 위한 것이 우리가 지향해야 할 운동이라면, 이제 그 운동을 시작해야 한다. 2017년이 끝나가는 지금, 수많은 동지들이 민주노조 운동의 현실을 고민하고 있다. 각 지역별로 지역투쟁사업장을 총괄 지원할 수 있는 논의를 시작하자. 계급적 연대를 조직하고 투쟁을 조직하는 기풍을 만들어 나가자. 출근선전전의 결합도 좋다. 공식기구를 만들 수 있다면 가장 좋을 것이다. 지금 당장 해고라는 살인에 직면해 있는 동지들과, 투쟁사업장의 동지들과 무엇이든 함께 해 나가자. 그게 민주노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