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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혁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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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나이가 어때서!

촛불시민이었던 청소년들의 인권을 찾아서

 

권미정투쟁연대국장


 

[사진 : 촛불청소년인권법 제정연대]    


촛불광장이 열리면서 청소년들은 학교에서 거리에서 정치토론을 하고 정치행동을 했다. 정권은 바뀌었지만 청소년의 삶은 이전과 같다. 그래서 350여 개의 단체가 촛불청소년인권법 제정연대(이하, 제정연대)로 모였다. 청소년들은 청소년행동단을 꾸리고 스스로를 조직하며 실천하고 있다.


지금’ ‘촛불청소년인권법을 말했나

그간 이유가 어떠하든 탈학교 청소년은 문제아라고 규정당해 왔다. 학교 안에서 사회가 만들어 낸 규범과 기준을 학습하는 것이 청소년의 사회적 의무라는 기준에 어긋나기 때문이다. 그래서 노동하는 청소년도 자신의 의무를 저버리고 다른 일을 하는 존재로 봤고,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한 채 사회에서 소비되어졌다. 게다가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하지 못하는 미숙한 존재라는 인식이 청소년의 정치적 권리도 삶의 권리도 보장하지 않는 이유가 되어 왔다. 그것은 학교 안이나 밖이나 마찬가지였다.

그간 청소년 권리확보를 위한 운동으로 일부 지역에서 학생인권조례를 만들었다. 하지만 학칙과 법률로 인권조례를 무시하는 한계도 나타났다. 일부의 지역과 학교에 해당하는 제도가 아니라, 청소년정책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청소년에 대한 프레임을 바꿔야만 했다. 촛불혁명 때 발현됐던 청소년의 자발적 움직임이 확대되고 있는 지금, 자신들의 권리를 위해 나선 청소년들과 비청소년들의 연대가 만들어졌다. 사회 변화의 필요성이 어느 때보다 높은 공감을 받는 시기라는 것도 주요한 지점이다. 제정연대는 8월부터 간담회를 통해 3개의 주요법률을 제·개정하자는 의견을 모아 왔다. 청소년참정권 보장을 위한 정당법-선거법 개정, 아동청소년인권법 제정, 초중등교육법을 개정하여 학교인권법으로 만들자는 요지였다. 목표하는 법안이 3개라 우리는 그 법안들을 묶어서 촛불청소년인권법이라고 부르기로 했다. 하나의 법만으로는 청소년이 사회적 약자로 보호받을 권리와 자기 권리의 주체로 나서는 것을 보장하기에는 미흡했다.

 

비청소년만이 언제나 올바른 판단을 한다고 말할 수 있나

교육부에서는 학생들이 사회적 이슈와 관련한 특정 주장이나 개인적 편견을 벽보 등을 통해 주장함으로 면학 분위기를 해칠 수 있으니 생활지도에 만전을 기하라는 공문을 내렸다. 학생들의 주장은 왜 개인적 편견이 되고, 사회적 이슈에 대한 의견을 말하는 게 왜 문제가 될까. 19세가 되지 않는 학생들의 정치활동은 철저히 금지되고 있다. 정치적 의사결정을 신뢰할만한 시기가 언제쯤인지에 대한 사회적 기준이 필요할 수 있다. 제정연대는 선거권은 만 16세 이상에게, 정당가입은 자율적으로 선택하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청소년들에게 정치할 권리를 줘야 한다고 거리에서 서명을 받다 보면, 정말 많은 청소년들이 그걸 원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떠밀려서가 아니라 적극적으로 정치의 주체가 될 준비가 되어 있다. 고등학생 의원이 당선되는 나라가 존재하는 지금에, 한국의 청소년들은 만 19세가 되기 전에는 정당가입도 못하고 투표도 할 수 없는 현실이다. 청소년은 자신이 지지하는 정당에 가입하는 게 왜 문제가 되는가. 사회구성원의 정치할 권리가 타인의 권리를 가로막는 것이 아니라면 보장되어야 한다.

1987년 노동자들이 두발자유를 요구하고 식판을 엎어버리는 투쟁을 한 적이 있다. 학교는 아직 1987년이다. 양말이나 속옷 색깔을 규제당하고 머리 염색도 안 된다. 추워도 교복 위에 코트를 입어서는 안 되고 더워도 교복 상의를 벗어서는 안 된다. 이런 학칙은 학교장만 제개정할 권한이 있다. 학교생활 규칙을 만드는 과정에도, 학교운영위원회에도 학생들은 참가할 수 없다. 학생들의 자치활동은 금지대상이고 학교에서 학생들은 주체가 아니다. 연애를 하면 교내 수상에서 제외되고, 심지어 고3이 도서관에서 책을 빌리면 처벌받고 남학생 급식을 먼저 하고나서 여학생 급식을 하는 학교까지 있다. 성차별, 성적에 따른 차별, 인권침해행위가 일상적으로 벌어지는 학교에서 학생들이 어떻게 인권이 인간의 기본적 권리임을 알 수 있겠는가. 그래서 요구했다. 학생인권침해행위를 법률로 명시하고 학내에서도 정치-표현의 자유, 학생자치활동을 보장하고 교칙 제·개정에 학생들이 참가할 권리가 있음을 인정하라고.

 

함께 가야 할 운동

아동청소년인권법 제정을 통해 아동청소년에게도 시민권을 부여하고자 했다. 그래서 모든 이의 인권이 차별받지 않고 탄압받지 않는 사회를 만들고자 노력한 과정이었다. 이를 통해 청소년인권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만들어냈다는 점에서 제정연대 활동은 의미가 있었지만 아직 미흡한 점이 있다. 포괄적 차별금지법제정운동과 촛불청소년인권법제정운동은 연결된 과제지만 실천은 따로 진행된다. 모든 차별을 반대하는 행동과 청소년이 주체로 서서 권리를 확보하기 위한 두 운동은 어떻게 만나야 할까. 청소년노동에 대한 권리를 보장하라는 촛불청소년인권법제정운동과 산업체현장실습제도 폐지운동은 또 어떻게 함께 가야 할까. 이처럼 의제별로 진행되는 운동과 청소년의 권리를 보장하는 제도를 만들자는 운동은 어떤 과정을 통해 서로에게 손을 내밀고 함께 갈 것인지는 남아있는 숙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