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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혁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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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하철 9호선

1차 파업 이야기

 

정운교궤도협의회 집행위원장

 


1월 설립 된, 조합원 수 480명인 서울9호선운영노동조합이 1130일 파업을 시작했다. 이름도 처음 들어 보는 지하철 노조에서 어느 날 갑자기 파업한다 하니, 9호선으로 출·퇴근하는 시민들이 아니라면 대부분 뭐지?” 했을 것이다. 게다가 한시적인 파업이라는 말도 있고, 출·퇴근 시간에는 열차가 대부분 운행된다고 하니, 이내 관심을 거두었을지도 모르겠다. 파업 3일 전인 월요일 아침부터 시작된 준법투쟁으로, 열차가 50분 정도 지연됐다. 이 사실을 민주노총 기자회견장에 모인 기자들도 노동조합이 알려주고서야 알게 되었다. 기습 준법투쟁이었고 성공적이었다. 파업 또한 예고했던 날짜보다 20일 앞으로 당겨진 기습이었다. (서울시는 인정하고 있지 않지만) 대체인력을 무력화시켰고, 서울시의 지상교통 대책은 마비되었다. 9호선 노동자들에게는 그 누구보다도 열차를 세워야 한다는 절실함이 있었다. 그 절실함을 세상 사람들이 알게 하려면 파업 밖에 답이 없었다. 그래서인지 지하철노조에서 보기 힘든 파업 참여율 100%라는 진기록을 세웠다.

 

9호선 노동자와 시민 안전을 함께 지키는 투쟁

서울지하철 9호선 운영회사는 올해로 9년이 되는 프랑스 기업이다. MB시절 9호선 건설비의 15%로도 안 되는 자본금을 갖고 들어와 운영권을 따내 엄청난 이득을 본 맥쿼리를 기억할 것이다. 현재 맥쿼리는 9호선 운영권을 국내 금융자본에게 넘기고 떠났고, 운영권을 인수받은 국내 금융자본들은 별 하는 일도 없이 4.5%의 이자율을 서울시로부터 보장받고 있다. 그리고 운영은 8억 원 투자금을 들여 온 프랑스의 초국적 합작기업에서 하고 있다. 프랑스 회사라고 하지만 프랑스인은 사장과 이사 단 두 명이다. 열차 점검 및 보수는 또 다시 하청과 재하청을 주었다. 하청에 하청을 주며 자본가들은 수수료만 빼가는 전형적인 다단계 착취구조. 이런 곳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삶을 상상할 수 있겠는가?

프랑스 파리교통공사 자회사인 RATP Dev과 세계적으로 악명 높은 초국적기업 Transdev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면, 통합 전 서울지하철과 서울도시철도에 비해 자신들이 효율적으로 회사를 운영한다고 자랑하고 있다. 사실 그 비법은 50%도 안 되는 인력운영에 있다. 서울교통공사보다 9호선 승무원들은 하루에 1시간, 한 달에 34일 더 운전하며, 기술조합원은 매달 3일씩 휴일에 나와 일을 한다. 역무직원들은 공익근무요원도 없이 상시 1인 근무를 하고 있다. 승객들은 열차가 부족하게 운행되어 지옥이고, 노동자들은 인력이 없어 지옥이다.

이번 파업의 특이점은 9호선을 이용하는 시민들이 지지했다는 것이다. 9호선 노동자들은 파업 80일 전부터 파업을 할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시민들에게 알려 왔다. 시민들은 지난 9년 동안 9호선이 불안전한 지옥행 열차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에, 인력 충원과 열차 증편을 위한 파업을 지지했다. 서울시는 대책으로 내년 말 9호선 추가개통에 맞춰 이미 계획되어 있던 6량 증차를 발표했다. 그러나 승객들은 6량 증차가 9호선 혼잡을 해결하지 못한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현재 9호선과 비슷한 일일 인원수송을 하는 6호선의 경우 열차가 8량이고 열차운행 간격도 더 짧은데, 9호선의 이용승객 수는 추가 개통으로 더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지하철에서 시간당 수송량을 늘리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열차의 차량수를 늘리는 방법이고, 또 하나는 열차운행 간격을 줄이는 방법이다. 그러나 서울시가 2,3단계 구간 추가 개통에 따른 열차 증편과 증차는 할 수 있을지언정, 서울9호선운영노조 구간인 1단계 구간에 열차를 증편하는 것과 열차 간격을 줄이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왜냐하면 1단계 구간의 차량 투입은 민간자본의 책임인데, 자본이 더 투자할 이유가 없고, 열차 수를 적게 투입하기 위해 설계한 급행열차 운행 시스템을 구비해놓아 열차운행 간격을 줄일 수도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이 모든 문제들은 공공재의 운영권을 민간 자본에 넘긴 순간 시작되었다. 시민의 세금으로 건설되었지만, 운영권이 자본에게 넘어감으로써 대주주격인 서울시는 정작 아무런 영향도 미칠 수 없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

 

민간운영권 회수하고 9호선을 다시 공공교통으로

이처럼 무기력하고 무책임한 서울시의 처사에도 좌절하지 않고 당당하게 나선 사람들이 9호선 노동자들이다. 이번 파업은 골든타임을 두려움 없이 제대로 활용한 전술도 훌륭했지만, 노동자 자신의 문제 뿐 아니라 도시 서민의 문제도 함께 제기한 노동자다운 파업이었다. 9호선 노동자들은 살인적인 노동 강도 해소를 위한 인력충원 요구와 시민들의 고통을 해소하기 위한 열차 증편을 함께 제기했다. 또한 이번 파업은 초국적 자본의 실체와 다단계 착취라는 구조적 문제를 적나라하게 드러냈고, 실질적 대주주인 서울시를 대상으로 한 파업이기도 하다. 아울러, 민영화의 문제도 사회적으로 이슈화시키고 있는 파업이다.

이제 9호선 노동자들은 2차 파업을 준비 중이다. 내년 1023일까지 시행사와 운영사 간 수수료 재협상을 한다. 서울시가 어떠한 태도를 취하느냐에 따라 악덕기업 프랑스 자본이 물러갈 수도 있다. 이 문제를 9호선 노동자들에게만 맡겨서는 안 된다. 노동자·시민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 함께 나서야 한다. 그간 자본이 이윤을 극대화하기 위해 운영권만 가져간 곳이 한두 군데가 아니다. 이를 반드시 되찾아야 한다. 9호선 투쟁이 그 첫 걸음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