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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혁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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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보를 거부하고

총고용보장을 기치로 투쟁하자

 

한국지엠분회

 


▲ 1월10일 금속노조와 인천지부, 한국지엠 부평‧창원‧군산 비정규직지회가 주최한

'비정규직 해고 중단, 구조조정 분쇄, 고용 보장 쟁취를 위한 금속노동자 결의대회'

[사진 : 금속노동자(임연철)]



20181월이 되어서야 한국지엠 2017년 임투가 끝났다. 20177, 사측의 제시안에 미래발전전망이 없기 때문에 합의할 수 없다던 노동조합은 201712월 같은 내용의 제시안에 합의하겠다고 선언했다. 1230일 새벽, 신차 투입, 물량 확충, 미래발전전망, 철수설에 대한 확답 중 어느 것도 담고 있지 않은 잠정합의안이 나왔다. 잠정합의안은 “2018년 임단협 협상을 최대한 신속히 시작하여 노사는 공동으로 이 협상을 20182월말까지 마무리할 것을 목표로 노력한다.”는 현실성은 없지만 의도는 분명한 문구도 포함하고 있었다. 2017년 임투는 노동조합의 백기투항에 가까웠고 이틀 뒤인 201811일 한국지엠 비정규직 65명이 해고됐다.

 

GMI 배리 엥글 사장의 방한, 그리고 한미FTA 재협상

1227일 배리 엥글 GMI(GM해외사업부문) 사장이 방한했다. 임투 교섭 막바지였던 그 시기 한국지엠 임투보다 더 중요했던 사안이 바로 15일로 예정되어 있었던 한미FTA 재협상이었다. 한미FTA 재협상에서 미국이 주목하고 있는 영역은 자동차 산업 부문이다. 미국 정부는 이번 한미FTA 재협상에서 비관세장벽이라 여겨지는 한국 안전기준 미달 차량 수입 쿼터를 하향 조정하거나 폐지하고, 배기가스 규제 완화 등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한미FTA 재협상에 GM자본의 이해관계를 적극 반영하기 위해 방한한 배리 엥글 사장의 움직임은 결코 한국지엠 노동자들에게 반가운 소식일 수 없다. 한미FTA 재협상이 미국의 의도대로 된다면 GM이 한국 국내 생산보다는 수입 판매를 확대하여 안 그래도 신차가 투입되지 않고 물량이 적어 고용불안정을 겪고 있는 한국지엠의 위기가 심화될 것이기 때문이다.

 

GM의 협박: “인원 축소, 구조조정, 철수 등 모든 가능성 열어두고 있다

배리 엥글 사장의 행보는 한미FTA 재협상에서 끝나지 않았다. 배리 엥글 사장이 산업통상자원부 백운규 장관, KDB 산업은행 관계자, 청와대 관계자를 직접 만나 비공개 면담을 진행한 사실이 밝혀졌다. 이 면담에서 배리 엥글 사장은 한국지엠의 1월 만기 차입금 10억 달러(1조 원) 지원을 한국 정부에 요청했다. 그래야만 신차 물량 20만 대를 한국지엠에 투입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111일 노동조합과의 간담회에서 배리 엥글 사장은 한국지엠의 미래와 관련하여 인원 축소, 구조조정, 철수 등 모든 가능성 열어두고 있으며 군산공장에 대해서는 해결책이 없다고 답변했다. 이는 신차와 물량을 배정받고 싶으면 한국 정부가 세금 1조 원을 GM에 바쳐야 하며, 노동조합 역시 2018년 임단협에서 모든 것을 양보하라는 것이다.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군상공장 폐쇄도 가능하며, 그 이상으로 구조조정을 단행할 수 있다는 노골적인 협박이다.

배리 엥글이 요구하는 차입금 10억 달러의 실체는 무엇인가? 이는 바로 2002GM이 산업은행으로부터 대우자동차를 인수할 때 지불해야 했던 돈이다. GM은 이 비용을 한국지엠에 떠넘겼고, 한국지엠은 이 금액을 GM으로부터 고리로 차입해서 지금까지 상당한 금액의 이자 비용을 지불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 차입금을 한국 정부가 대신 내라는 것이다.

GM은 지금까지 일관되게 전 세계 각국 정부를 상대로 철수 협박을 앞세워 각종 지원과 혜택을 요구하고, 신차와 물량을 미끼로 노동조합에는 양보를 강제해왔다. 그리고 GM은 이제 한국 정부와 노동조합을 상대로 이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와 한국지엠은 10억 달러 지원 요구 자체를 부인하고 있으며, 면담 내용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GM의 강도 짓을 정부가 방조협력하고, 그 피해가 고스란히 노동자에게 전가되고 있다.

 

양보로 강도를 막을 수 없다

125, 한국지엠 사측이 노동조합으로 2018년 임단협 교섭 요청 공문을 보내왔다. 공문은 회사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 인건비 상승을 억제”, “고비용 구조를 개선이 필요하다고 한다. 교섭의제로 임금성부터 주간연속2교대제와 복리후생 사안까지 모든 임단협 조항을 망라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베리 앵글 사장과 한국지엠의 행보를 종합해보면, 공문에 명시된 교섭의제들은 사측에게 협의의 대상이라기보다 총체적 개악 대상일 뿐이다.

GM은 나날이 구조조정 의도를 분명히 하고 있고 정부 역시 산업은행의 한국지엠 지분 17%가 무색하게 GM의 행보에 맞장구를 쳐주고 있다. GM 자본과 정부에 맞선 전면적인 투쟁이 필요하다. 총고용보장 및 구조조정 저지, GM과 정부가 체결한 모든 협약 및 면담 내용 공개를 요구하며 노동자들이 투쟁에 나서야 한다. 차종, 생산 공장, 신차 투입 시기도 확실하지도 않은 20만 대 물량에 모든 권리를 빼앗길 수 없다. 이미 거리로 내쫓긴 부평군산창원 비정규직 투쟁에 결합하면서, 군산공장 폐쇄와 사무직 희망퇴직에 맞선 투쟁을 준비해야 한다. 지금은 무엇을 양보할 것인지 고민할 때가 아니라, 어떻게 현장의 불안과 분노를 투쟁으로 조직할 것인지를 고민할 때이다. 왜냐하면 양보는 강도를 막아주지 않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