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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회사  

차별과 배제의 그늘을

떨쳐버리고 나온 그들과 함께

 

해가 바뀌었지만 추운 겨울 광장의 여운이 아직 채 가시지도 않았습니다. 박근혜는 구속되고 정권은 바뀌었지만 그 설렘보다 더한 추운 겨울의 한기가 온몸을 파고듭니다. 지난 광장투쟁은 작업장 문턱을 넘지 못했고 우리의 삶을 바꾸기에는 모자랐습니다. 87년 투쟁을 이어받고자 했고 97년 투쟁을 넘어서고자 했으나 결국은 자유주의자들의 승리로 귀결되었습니다.

철탑과 굴뚝 위 노동자들의 삭풍은 여느 때보다 모질고, 복직을 외치며 이역만리 인도를 떠도는 노동자들이 견뎌야 할 햇볕은 여느 때보다 뜨겁습니다. 정규직이 될 수 있다는 희망과 설렘은 그보다 큰 상처로 남았습니다. 소수자로 사회 후미진 그늘 아래 살아온 삶은 사회적 합의라는 무책임으로 외면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정권의 기만보다 더 무서운 것은 차별과 경쟁, 그리고 배제가 내면화되어버린 우리를 들여다보는 것입니다. 사회적 합의라는 외면과 방기 속에 그늘은 더욱 짙어집니다. 지난 20년 자본의 신자유주의 공세에, 삶과 함께 살아가는 꿈조차 폐허가 되었습니다. 함께 하는 삶으로서 연대의 가치를 잃어버렸습니다.

 

벗어날 수 없는 것이 우리의 삶이듯이 주저하지 않는 것 역시 우리의 삶입니다. 신자유주의 자본축적 체제 그리고 지금의 재벌체제를 이 땅에 이식한 지배계급의 기만과 외면에 다시 한 번 무너진 삶과 민주주의를 세워내는 것, 그것은 우리의 몫입니다. 우리는 광야를 붉게 물들였던 들불의 불씨였고, 그렇게 들불이었음을 알고 있습니다.

날이 추워진 뒤에야 소나무의 푸름이 보인다고 했습니다. 날이 추워질수록 매화 향기는 깊어집니다. 기대가 컸었던 만큼 좌절의 깊이는 깊고 우리의 존재와 좌표는 분명해지는 법입니다.

 

차별과 배제에 맞서고 자유로운 개인의 연대사회로 나아가겠다고 선언한 지 2, 지난 광장투쟁을 통해서 우리를 확인했습니다. 광장투쟁에 함께 했던 그들, 차별과 배제의 그늘을 떨쳐버리고 나온 그들과 함께 올 한해 힘차게 나아갈 것입니다. 서두르지 않고 멀리 보며 나아갑시다.

 

2018120일 조희주 이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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