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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혁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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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영화된 KT의 악순환을 끝장내자!

 

정연용인천


 

KT 황창규 회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수사 중인 경찰이 지난 131KT 분당 본사와 광화문 사옥에 대한 압수수색을 전격 실시했다. 황창규 회장이 자신의 국정감사 출석을 막기 위해 KT 임원들의 법인카드로 상품권을 구입하고 이를 현금화하는 소위 상품권 깡수법으로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정무위원회 소속 의원들에게 500만 원, 1,000만 원씩 기부했다는 혐의 때문이다.

방송사 카메라의 취재 열기 속에 경찰이 압수수색 영장을 제시하고 KT건물로 들어오는 것을 목도한 조합원들은 대체로 올 것이 왔다는 담담한 반응이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KT가 민영화된 이후에도 정권이 바뀔 때마다 낙하산 인사가 반복되고, 그 경영진에 의해 KT가 또다시 불법 행위의 산실이 된 것에 대한 참담함이 숨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국정농단 공범 황창규와 문재인 정권의 적폐청산

특히나 현 황창규 회장은 지난 촛불투쟁으로 박근혜 국정농단 사태의 한복판에서 이사회 결의도 없이 미르K스포츠 재단에 18억을 불법 헌납하고, 국정농단의 또 다른 주범인 최순실의 최측근 인물을 광고 담당 임원으로 임명하여 68억의 광고비를 몰아주는 등, 협력을 넘어 적극적인 부역 행위를 한 사실이 일찍이 드러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아직까지 어떠한 법적 처벌도 받지 않고 있는 데다가, KT 조합원들과 국민들에게 제대로 된 사과도 한 번 하지 않고 있다. KT 내외에서의 퇴진 요구에도 꿈쩍 않기는 마찬가지다. 황창규 회장은 20173월 정기 주총에서 회장으로 선출되어 연임에 성공했고, 현재까지 회장직을 유지하고 있다.

과거의 경험으로 비춰보면 전임 남중수 사장과 이석채 회장은 정권교체 이후 정치권의 거센 퇴진 압력에 직면해야 했다. 결국 남중수 사장은 20081016일 본사 압수수색 후에, 이석채 회장은 20131022일 본사 압수수색 이후 채 한 달도 버티지 못하고 자진사퇴 형식으로 각각 KT를 떠났고 그 뒤를 새로운 정권의 낙하산이 자리를 채웠다.

이번 압수수색 역시 이러한 과거의 관행에 따른 퇴진 압박일 수도 있지만, 사태의 본질은 다름 아닌 KT의 적폐청산 자체에 있다. 황창규 본인이 박근혜 정권의 낙하산으로 내려와서 국정농단에 적극 가세한 행위, 노동조합 선거 개입 등 각종 부당노동행위, 임기 연장을 보장받기 위해 정치자금법 위반 등의 불법 행위를 끊임없이 자행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KT 회장으로서의 자격을 이미 상실한 황창규의 즉각적인 사퇴와 법적 처벌은 너무도 당연한 수순이다.

현재 황창규 회장은 KT 내부 뿐만 아니라 정치권으로부터의 끊임없는 사퇴 압력에 대해 얼토당토않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일부 보수 언론을 통해 과거 정권교체로 인한 낙하산 관행을 비판하며 마치 자신을 정권교체의 희생양인 양 포장하며 여론의 동정을 구하고 있는 것이다. 근래 들어서는 평창 동계올림픽(KT는 이번 올림픽의 주관 통신사로 막대한 예산과 인력을 투입하고 있다)이 끝나면 자진 사퇴할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한 상황이다.

그러나 황창규 회장의 사퇴가 확정적인 것은 결단코 아니다. 더구나, 황창규 회장이 사법 처리를 앞두고 정치적 압박으로 사퇴를 한다고 해서 민영화 이후 반복누적되고 있는 KT의 문제가 저절로 해결되는 것도 아니다.

촛불의 힘으로 당선된 문재인 정권일지라도 KT의 정치적사회적 위치와 역할을 재정립하는 과제를 언제까지나 정권의 의지에만 기댈 수 없는 노릇이다.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또 다른 제2, 3의 이석채, 황창규식 낙하산을 통해 정권의 자리를 만들며 특정 정권의 소유물로 전락할 가능성은 여전히 상존하고 있다.

또한, 공기업이었던 KT가 과거 민주당 김대중, 노무현 정권 시기에 민영화되었듯이 그들의 정책을 계승하는 문재인 정권은 다르리라는 기대는 금물이다. 문재인 정권의 재벌개혁 공약이 날이 갈수록 퇴색하는 가운데, 통신 공공성보다는 시장을 통한 경쟁과 자본의 이윤을 우선시하는 정부 정책이 하루아침에 바뀔 수 있다는 기대는 차라리 망상에 가깝다. 현 정권의 노동존중 공약 또한 마찬가지다. 정권과 자본은 대화의 파트너로서 KT 적폐청산을 줄기차게 요구하며 싸우는 민주노조 보다는 실리적, 협조적인 어용노조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결국, 이같은 조건에서 재벌개혁은 고사하고 KT 적폐청산이 철저하게 진행되리라고 과연 누가 단언할 수 있겠는가.

 

KT는 누구 겁니까?

따라서, 국정농단에 협력하고 각종 부당노동행위와 불법 행위를 자행한 현 황창규 회장을 퇴진시킴과 동시에, 문재인 정권 하에서 또 다른 낙하산 인사가 내려오지 않도록 KT 내외부에서 여론을 조성하고 정권을 압박하는 것이 지금 당장 필요하다.

그러나 정말 중요한 것은 KT의 진정한 주인인 노동자들과 국민들이 자신의 권리를 포기하지 않는 것이다. 민영화된 KT를 다시 노동자민중의 품으로 되돌려 놓아야 한다.

경영진의 온갖 불법에 눈감고, 황창규 연임 지지 선언으로 조합원의 의사를 왜곡시켜왔던 어용노조를 끝장내고 민주노조를 건설하는 투쟁은 그 시작이 될 것이다. 나아가, 모든 국민들이 통신 서비스와 혜택으로부터 소외받지 않도록 KT를 재공공화, 국유화하는 요구로 확장하는 투쟁을 지체 없이 만들어나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