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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혁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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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호 사회변혁노동자당 2018.03.07 00:42

비정규직운동의 현재와 방향(2)

: 불안정노동 철폐 운동으로

 

심인호비정규교안작성팀


 

노동운동은 더 많은 이들을 조직하고 단결함으로써 자신의 힘을 키워왔고, 그 힘으로 자본과 맞서왔다. 그러나 지금 민주노조운동의 조직률은 10%도 되지 않고, 더구나 정규직 중심의 노동조합은 계급대표성의 위기와 고립에 직면하고 있다. 대부분의 비정규직, 중소영세 노동자들은 권리를 빼앗긴 채 부유하고 있다. 자본은 현장통제와 차별을 통해서 미조직 노동자들에게 무력감을 심어놓았다. 또한 자본은 비정규직 문제를 제기하면서 오히려 정규직을 공격하고, 비정규직을 시혜의 대상으로 만들어버린다. 비정규직이 자기 스스로 권리를 찾지 못하게 하고 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주체가 되어서 일어설 경우 얼마나 폭발력을 갖는지를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을 어떻게 조직하고 주체로 세워내느냐는 여전히 노동운동의 사활적인 과제이다.

 

고립분산을 넘어 공동투쟁으로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언뜻 보기에는 대단히 개별적이고 특수해 보인다. 그러나 이들은 노동의 유연화를 핵심으로 하는 위계와 빈곤화의 희생양이며, 최소한의 노동기본권조차 박탈당해 왔다. 이런 열악한 조건에서 비정규직 노조들은 당면 현안과 생존을 위해 개별적 요구와 투쟁에 집중하는 경향이 강화된다. 그러나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정규직과 마찬가지로 내부의 위계를 공고히 하는 가운데 자본의 제로썸zero-some 게임에 말려들 수밖에 없다.

일상적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는 조건에서 1차적 희생자들은 비정규직임이 명백하다. 비정규직 노동자 스스로가 전체 노동자들을 대표해서 의제를 확장하고 투쟁하는 것이 현재의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단위 사업장의 처우와 고용형태 개선으로 고립분산된 활동은 비정규직 처우를 개선하고 유지할 수 없다. 비정규직노조가 몸을 움츠리고 각자도생을 추구하다 보면 자유롭게 강온전략을 구사할 수 있는 자본의 전략에 휘말리게 된다.

 

다시, 정규직과 함께하기

정규직 노동자들과 노조는 실제로 본인들 고용의 안전장치(방패막)로 현장에 비정규직 투입을 용인해왔다. 많은 현장에서 처음에는 기피공정이나 산재노동자의 자리에 하나둘씩 들어온 비정규직이 이제는 정규직 0명 공장으로 보편화되고 있다. 비정규직 노조가 사업장의 노동조건이나 고용형태 개선에만 매몰될 경우, 지금의 정규직 노조가 겪고 있는 운동적 퇴행과 투쟁에서의 실질적 어려움을 똑같이 반복할 것이다. 대공장 1차 하청 노동자들이 현장의 2,3차 하청과 지역의 증소영세 노동자들을 외면하고 있는 현실을 냉정히 돌아봐야 한다.

한편, 여전히 정규직 노동자들이 비정규직 문제에 대해 관심을 기울이고 대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중요하다. 포기하기는 이르다. 정규직 노동자들의 노동조건은 비정규직이 늘어날수록 저하되고, 고용은 불안해진다. 지금 정규직 노조가 어떤 관점을 가지느냐는 여전히 정규직-비정규직 노동자 모두의 문제를 해결하는 핵심적인 열쇠이다. 지금이라도 자본의 분할통치 전략을 조합원들에게 알려내고 그에 맞는 사업들을 배치하자. 그럴 때만이 정규직과 비정규직 사이의 갈등을 씻고 단결된 투쟁으로 전진할 수 있고, 모든 노동자들의 고용 보장도 거머쥘 수 있다.

 

불안정노동철폐운동으로

부분적이고 협소한 대안으로는 자본의 노동유연화 공세에 제대로 맞서기 어렵다. 고용의 유연화 양상은 한 사업장에서의 특정 유형의 비정규직에 대한 정규직 전환을 넘어서고 있다. 사업장에서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하는 것이 필요 없다는 것이 아니다. 일부 노동자의 정규직화는 그 자체로 투쟁의 성과이다. 여기에서 더 나아가 사회 전반적으로 노동자들을 위계화하고 직무에 따라서 고용형태를 달리 하는 자본의 대응전략을 인식하고 이를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비정규직 운동의 한계로 지적되어 온 것, 그것을 극복하기위한 운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때다.

바로 불안정노동철폐라는 원칙을 다시금 확인하는 것이 그 출발이다. 실업과 취업을 반복하며 언제나 그 경계에서 불안정한 삶을 강요받는 불안정노동을 철폐하는 것은 비정규직, 중소영세노동자들의 문제를 포함하여 정규직 노동자들의 불안정한 노동 현실까지 바꾸는 것을 의미한다. 비정규직 철폐가 모든 노동자를 정규직으로 고용하라는 요구는 아니다. 정규직 노동자들이라고 할지라도 노동조건이 나빠지고 현장에 대한 통제력을 잃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고용형태를 바꾸는 것을 넘어서야 한다.

우리가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만들겠다고 하는 의미는 모든 노동자의 권리가 보장되는 사회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불안정노동 철폐를 이야기한다. 결국 자본의 노동유연화에 맞서는 투쟁은 본질적으로 경제적인 것이 아니라, ‘정치적인 것이다. 말 그대로 대중의 정치투쟁으로 전화될 때 투쟁의 승리도 가능하다. 명확한 전망을 부여잡고, 작은 것부터! 힘들더라도! 품이 들더라도! 다시금 비정규운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