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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혁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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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제로시대,

당당하게 투쟁으로 열어가는 우리들


조한경강원



춘천시 혈동리에 위치한 춘천시 도시형종합폐기물종합처리시설(춘천환경공원), 이곳에서 처리하는 쓰레기의 양이 연간 88,000톤이라고 한다. 60여 명의 노동자들은 매일같이 쏟아지는 재활용 쓰레기들을 선별하고 소각하는 일을 한다. 201612월 노동조합이 결성되기 전까지 이곳에서는 상식 이하의 일들이 벌어지곤 했었다. 춘천시로부터 위탁받아 운영해 오던 동부건설은 노동자들의 임금으로 책정되어 있던 직접노무비도 제대로 지급하지 않았다. 관리소장은 키우던 개 장례를 치르라고 시켰고, 춘천시 담당 공무원은 야간 근무 중에 칭따오 맥주를 사오라 시켰다고 한다. 쓰레기 처리 시설을 건축했던 업체로부터 담당 공무원들이 뇌물을 받아 줄줄이 구속되고 파면되는 일부터 시작되어 환경인권노동문제가 끊임없이 발생했다. 하지만, 춘천시는 수수방관했고 원청의 책임을 다하지 않았다. 형식적인 관리감독으로 위탁업체의 비리를 눈감아 주었다. 매년 민간위탁으로 시민들의 혈세가 낭비되고 환경이 파괴되고 있었음에도 그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춘천시와 동부건설은 수의계약을 통해 6년간 춘천환경공원을 이렇게 비정상적으로 운영해 왔다. 그것 때문에 노동조합이 만들어졌다.


쉬운 길 있었지만 원칙을 포기하지 않았다

노조 결성 이후 동부건설의 그간 비리가 폭로되기 시작했고, 춘천시의 직무유기 행정 문제도 거론되었다. 노조는 단체협상과 임금협상을 통해 기본적인 활동을 보장 받았다. 그동안 제대로 지급되지 않던 직접노무비의 정상적인 지급도 약속 받았다. 그러나 그것이 근본적인 문제의 해결은 아니었다. 민간위탁의 문제는 여전히 그대로 남아 있었다. 노조는 춘천시에 민간위탁 철회를 요구했다. 때마침 정부에서는 공공부문의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고 하였다. 노조의 투쟁 성과가 나오고 있었고, 정부 정책이 발표되는 시점에서 누군가는 기다리면 되지 않겠냐고 했다. 직접고용 정규직 쟁취 투쟁은 정말 힘든 투쟁임을 누구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민간위탁 사업장 노동조합이 민간위탁 철회를 요구하지만 계약기간이 만료되면 또 다른 위탁업체를 인정하고 넘어갔다. 어찌 보면 중부지역일반노조 춘천지부도 거기에서 멈출 수 있었다. 지부가 새로운 위탁업체 한라산업개발을 인정하고 신규채용원서를 작성하였다면 ‘48명 전원 해고라는 이 사태는 맞지 않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업체가 바뀔 때마다 고용승계를 요구해야 하는 현실, 사기업의 이윤추구를 위해 시민들의 혈세를 쏟아 부어야 하는 현실, 백번 양보해 그들이 내세웠던 운영의 효율성마저도 현저하게 떨어지는 민간위탁의 현실을 눈감고 넘어갔다면 천막농성과 집단해고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조합원들은 투쟁을 선택했다. 한라산업개발의 선별적 고용 승계를 거부하고 민간위탁 철회를 투쟁의 제1목표로 세워 투쟁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이 결정의 근간에는 서럽고 한스러웠던 지난 날들이 한몫했다. 또한 춘천시의 구태의연한 행정도 한몫했다. 민간위탁의 문제점은 알고 있지만 정부 지침이 정확히 하달되지 않아서 민간위탁을 유지할 수밖에 없었다는 춘천시장과 춘천시의 태도가 조합원들의 분노를 자아냈던 것이다. 문재인 정권의 말뿐인 공공부문비정규직 정규직 전환대책도 문제의 한 축이다. 단계를 나눠 때가 되면 정부에서 다 알아서 해 줄 것처럼 호들갑을 떨었지만, 결국 현장에서는 빛 좋은 개살구임이 드러난 것이다. 이에 더해 투쟁을 함께 만들어 가는 노조와 상급단체도 한몫했다. 업체가 바뀔 때마다 고용보장을 구걸해야 하는 3년짜리 비정규직 인생으로 더는 살고 싶지 않다는 조합원들의 목소리가 하나로 모아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침 운운하며 투쟁을 교란시켰던 노조와 상급단체에 대한 실망이 있었다. 습관처럼 새로운 위탁업체를 인정하고 임단협을 통해 조금 진전된 노동조건을 보장받는 것, 그들은 이미 그것에 익숙해져 있었다. 스스로의 한계를 설정하여 그 테두리 안으로 투쟁을 가두는 것이야말로 우리 투쟁이 확산되지 못하는 가장 큰 원인일 것이다.

우리가 포기하지 않으면 우리가 이긴다!

지금 중부지역일반노조 춘천지부는 그 한계를 뛰어 넘고자 한다. 그리고 문재인 정권이 선심 쓰듯이 내주는 비정규직 제로시대가 아닌 노동자가 당당하게 투쟁하여 쟁취하는 비정규직 제로시대를 만들기 위해 투쟁하고 있다.
천막농성이 150일이 넘어가고 있다. 조합원들은 현재 실업급여와 퇴직금으로 버텨내고 있다. 생존의 덫을 핑계로 투쟁을 멈출 수는 없다. 재정사업팀은 새로운 재정사업을 통해 투쟁기금과 생계기금을 만들려 한다. 조직팀은 봄을 맞아 투쟁 수위를 한 단계 높이려 고민 중이다. 문화팀은 수요투쟁문화제 준비로 바쁘다. 법률대응팀은 춘천시가 낸 업무방해 및 접근금지 가처분 신청 때문에 골머리가 아프다. 그래도 천막은 생기발랄하고 기운차다. 여전히 우리는 싸우고 있다. 늘 마지막은 이 구호이다. “우리가 포기하지 않으면 우리가 이긴다
우리가 이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