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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혁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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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뒤흔드는

미투 운동이 시작됐다

 

재현사회운동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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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 운동은 2006년 사회운동가 타라나 버크Tarana Burke가 성범죄에 취약한 유색인종 여성 청소년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운동으로 출발했다. 지난해 10월엔 미국 할리우드 영화배우 알리사 밀라노가 유명 영화제작자인 하비 와인스틴에게 당한 성폭력 피해를 호소하며 미투 운동은 세계적으로 뜨거운 감자가 되었다. 알리사 밀라노가 트위터를 통해 당신이 성적으로 괴롭힘을 당하거나 폭행을 당한 경우 나의 트윗에 ‘Me Too’를 보내 달라 제안했는데, 24시간 동안 무려 120만 명의 성폭력 피해자들이 용기를 내면서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다. 이후 사회적으로 영향력이 있고 많은 대중의 사랑을 받는 여성들이 용기를 내며 미투 운동에 동참하면서, 그동안 자신의 피해를 말하지 못하고 숨죽여 지내야 했던 수많은 성폭력 피해자들이 자신의 피해를 드러내게 되었다. 이러한 변화는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진 집단이자 남성 중심 조직의 상징인 검찰에서 일하는 서지현 검사의 미투 운동을 시작으로 문화예술계, 대학 등으로 확산되고 있으며 한국 사회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미투 운동에 대한 반격

미투 운동이 거세지면서 이 운동을 평가절하하고 훼손하기 위해 발버둥 치는 세력의 목소리역시 등장하고 있다. 이들은 몹시 어렵게 용기를 낸 성폭력 피해자를 향해 대체 왜 이제 와서 옛날이야기를 꺼내느냐?”, “왜 가해자가 남성이라고 단정하느냐?”, “정치권에 진출하려고 피해자인 척하면서 유명세를 얻으려는 거 아니냐며 힐난을 퍼붓고 있다. 그런데, 그간 성폭력 피해자들이 숨죽이며 침묵으로 일관했던 것만은 아니었다. 자신의 성폭력 피해를 드러내며 법의 심판을 요구하건, 가해자가 있는 조직에 변화를 촉구하는 등 크고 작은 일련의 투쟁들이 존재했다. 그러나 이 사회는 성폭력 피해를 호소하는 피해자에게 수치심과 모욕감을 심어줬고 사건을 자극적인 가십거리로 소비해왔다. 사회적으로 권력과 힘을 지닌 가해자에게 성폭력 피해를 당한 피해자는 자신의 아픔을 호소했을 때 위로와 지지를 받기보다 가해자와 주변 인물로부터 2차 가해를 당하기도 했다.

 

이전과는 전혀 다른 변화를 만들어내는 미투 운동

이 사회는 성폭력 피해를 호소한 피해자에 대한 왜곡된 인식과 시선이 가득했다. 그래서 수많은 성폭력 피해자들이 자신의 피해를 호소하고 가해자에게 책임을 묻기는커녕 당시 내 행동이 잘못된 건 아닐까?” 자신을 탓하며 살아왔다. 그러나 미투 운동을 시작으로 이제 성폭력 피해자들과 우리 사회는 성폭력 피해를 드러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있다. 지금까지 은폐되었던 성폭력 가해자에게 사회적으로 책임을 묻고, 미투 운동 이전처럼 성폭력을 해도 가해자가 버젓이 세상을 활보할 수 있었던 시대는 끝났다고 경고하고 있다. 또한, 끊임없이 반복되고 있는 성폭력 문제를 이 사회가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해결하기 위해서 어떠한 변화가 필요한지 진지하게 성찰해보는 계기를 마련하고 있다.

 

미투 운동을 시작으로 새로운 변화를 만들자

미투 운동으로 성폭력을 대하는 우리 사회의 인식이 조금씩 바뀌면서 누군가는 한국 사회 근간을 흔드는 혁명이 시작되었다고 평가한다. 이런 평가가 있을 정도로 미투 운동은 오랫동안 해결하지 못했던 문제의 근간을 뒤흔들고 있다. 이제는 보다 근본적인 변화를 위해, 사회적 영향력을 가진 성폭력 피해 여성의 목소리를 넘어서기 위한 힘이 필요하다.

그 첫 번째로 일터와 대학 등 우리 사회 곳곳에서 성폭력 피해를 당한 피해자들의 미투로 확장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자신의 성폭력 피해를 드러내면 손가락질 받을까봐 두려워하고 있을 피해자들을 지지하고 보호하기 위한 연대의 손을 내밀어야 한다.

성폭력 피해자가 자신의 폭력을 말하기 어렵게 만드는 제도 개선 역시 절실하다. 현행 법 제도는 성폭력 피해자가 사실을 말해도 가해자의 명예를 훼손한 죄로 처벌받을 수 있다. 성폭력 피해자가 하루아침에 피해자에서 피의자로 전락하는 것이 가능한 현실이다. 또한, 성폭력을 신체적 폭력으로 제한해서 해석하는 법제도 역시 변화가 필요하다. 성폭력은 단지 신체적 폭력뿐만 아니라 정신적, 언어적 폭력을 통해서도 개인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고 고통을 가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일상을 보내는 공동체에서 여성을 성적 대상화하고, 자신이 가진 권력과 지위를 이용해 폭력을 서슴지 않는 가해자에 대해서 방관하거나 침묵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더 나아가서는 성폭력을 예방하고 올바로 해결하기 위한 공동체 차원의 고민과 노력도 요구된다. 우리가 일상을 보내는 공동체에서 성폭력 사건 예방을 위한 교육 방안을 고민하고 성폭력 사건 발생 시 올바른 사건 해결을 위해 내규를 만드는 등의 활동은 공동체에서 발생하는 성폭력을 예방하고 사건을 올바르게 해결하는 데 있어서 실마리를 제공할 것이다.

물론, 이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는 여전히 많다. 그러나 더 많은 성폭력 피해자가 용기를 내고 우리가 피해자와 함께 연대하고 성폭력을 은폐시켜왔던 구조와 문화를 바꾸기 위해 투쟁한다면 분명 미투 운동 이전과는 다른 변화를 만들어 낼 것이다. 우리는 이미 한 사람의 용기 있는 행동이 성폭력 피해자는 물론 전 사회적으로 어떠한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지 그 힘을 확인해오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