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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혁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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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급적 단결 기치로

아래로부터 투쟁을 건설하자

- 양보와 희생 강요하는 사측에 질질 끌려다녀서는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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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먼저 본인 소개 부탁드릴께요

A 저는 사회변혁노동자당 인천시당 한국지엠분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규은이라고 합니다. 제가 1989년도에 입사를 했으니 대우자동차 시절부터 부평공장에서 근무한 게 햇수로는 벌써 30년째네요. (현장) 활동 초반에는 조합원 신분으로 노조가 주최하는 집회에 참가하는 정도였다가, 2001년 정리해고 철회와 해외매각 반대 투쟁을 경험하면서 본격적으로 노동운동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구조조정 계획 발표 후 바짝 얼어붙은 현장

Q 지난달 13일 사측이 군산공장 폐쇄를 발표한 이후 전 공장에서 구조조정이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현재 부평공장 현장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A 작년 1016일 산업은행의 비토권이 만료되면서 글로벌GM의 한국 철수설이 현장에도 파다했었잖아요. 그런데, 이번에 한국지엠이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하면서 올 것이 왔다는 반응이 일단 큽니다. 아무래도 회사 발표 이후 한국지엠 관련 소식이 연일 언론매체에서 다뤄지고 있기 때문에, 상당수 조합원들은 그 내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상황이죠. 사실 지금 구조조정이 전 공장에 걸쳐서 비정규직 동지들을 집단해고하면서 이미 어느 정도 진척되고 있었는데, 정규직 노동자들은 당장 내 일자리 문제가 아니라는 인식이 그동안 팽배했어요. 그러다보니, 구조조정 투쟁을 치밀하게 준비하지 못한 측면도 분명히 작용하는 것 같고, 최근에는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는데도 현장 분위기는 아직까지 침체된 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Q 사측이 구조조정 의지를 천명함과 동시에 노조에 임단협 요구안을 발송했다고 들었습니다. 이번 임단협에서 사측이 한국지엠 노동자들에게 구체적으로 요구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A 사측이 발송한 교섭 요구 공문의 교섭의제는 각종 임금성 개악을 비롯해서 고용 관련 단협 개악, 복리후생비 전액 삭감 등 전면적인 양보 요구로 알고 있습니다. 최근에 추가적으로 드러난 것은 정비사업소에 대한 부지매각설도 흘러나오고 있는데요, 아직 어떤 사안도 구체적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조건입니다. 회사는 요구안을 찔끔찔끔 흘리고 있는 수준이고, 노조도 안을 공개하지 않아서 깜깜이 교섭으로 흐르고 있기 때문이죠. 앞서 한국지엠 노사가 2017년 임금협약 합의안에서 ‘2018년 임단협 2월 내 조기 마무리를 명문화했었는데, 지금 구조조정이 급물살을 타면서 사측은 이번 임단협에서 양보 교섭을 압박할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Q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온갖 풍문과 협박으로 맴돌던 사측의 구조조정 공세가 아주 구체화된 양상으로 노동자들의 목덜미를 잡아채고 있습니다. 한규은 동지가 근무하는 부서의 구조조정 사례도 자세히 듣고 싶습니다.  

A 제가 근무하고 있는 부서인 조립2부는 지금 2교대를 하고 있는데요. 캡티바(한국지엠이 생산하는 중형SUV 모델)가 올 5월에 완전히 생산 중단할 예정입니다. 이렇게 되면, 부평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는 캡티바는 사실상 단종되고, 대체 모델로 미국에서 생산하는 에퀴녹스를 수입해서 국내시장에 출시한다는 게 한국지엠의 계획이예요. 지금 글로벌GM이 신차 배정을 무기로 한국 정부와 노조를 압박하고 있는데, 현장에서도 이런 압박들이 실제로 존재하는 상황입니다. 실례로, 캡티바 단종을 들먹이면서 조립2부는 이제 1교대 체제로 돌아가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들이 노골적으로 나오기 시작한 거죠. 조립2담당 정규직 노동자 수가 현재 14백 명가량 되는데, 만약 1교대로 전환한다면 이제 반 토막이 나겠죠.

다른 부서의 상황도 가동률에서 편차가 있지만, 본질적인 문제는 같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지금 조립2부의 경우에는 주 3일 근무 체제이고, 엔진부는 그보다 더 심각해서 한 주에 하루이틀 꼴로 조업 중인 상황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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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회 약식집회 등 현장조직들의 공동대응 본격화

Q 결국 사측은 일자리를 볼모로 더 많은 희생과 양보를 얻어내려는 심산으로 보이는군요. 고통분담을 강요하는 사측에 맞서 노조가 배수진의 결의로 투쟁해야 할 상황 같습니다만...  

A 얼마 전 뉴스에서도 보도됐지만, 일단 노조는 222일 임시대대에서 총파업 결정을 유보하고 임단협을 지속하기로 했습니다. ‘군산공장 폐쇄 철회구조조정 저지를 위해 총력투쟁한다는 입장을 일찌감치 내놓긴 했지만, 현장에서 투쟁동력을 어떻게 형성할 것인지에 대한 노조의 복안은 잘 보이지 않는 것 같아요. 안타까운 현실이지만, 우선 투쟁계획을 실물화할 수 있는 실천들이 아래로부터 만들어지는 게 급선무라고 봅니다. 예를 들면, 부평공장 인소싱대응팀에 결합하고 있는 현장조직들과 부평비정규직지회가 공동으로 주1회 약식집회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310일에는 구조조정 관련 제반 상황을 공유하고 투쟁방안을 논의하는 현장토론회도 준비하고 있거든요. 긴박한 국면에 비하면 낮은 수위의 실천일 수도 있지만, 우선 현장을 움직이는 게 중요하다는 판단입니다.

 

Q 비정규직 동지들은 자신들을 겨눈 구조조정의 칼끝이 결국엔 정규직 동지들을 향할 것이라며 정규직-비정규직의 공동투쟁을 이미 오래 전부터 호소해왔습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함께 단결하려면 지금 무엇이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A 사실 비정규직 동지들에 대한 우선해고가 강행되는 과정에서 정규직 노동자들이 함께하는 투쟁을 만들어가지 못했던 게 가장 뼈아픈 지점입니다. 자본이 우리 내부의 약한 고리부터 끊어내려고 활개 칠 때 계급적 단결로 단호하게 맞서지 못한 것을 늦었지만 반성해야 합니다. 군산공장 폐쇄에 이어서 추가 구조조정이 단행될 게 이제는 분명한 상황이기 때문에, 비정규직정규직사무직 가릴 것 없이 똘똘 뭉쳐 싸우는 것 말곤 30만 노동자의 생존을 지켜낼 다른 방도는 없지 않을까요? 그래서, 저희 부평공장 정규직 활동가들은 비정규직 동지들의 수요 집회에 미약하나마 꾸준히 결합하면서 현장 제조직의 참여를 계속 추동 중입니다.

 

GM의 수탈 방조하는 정부에도 책임 물어야

Q 한국지엠 노동자들은 일찍이 2000년대 초반 대우자동차 해외매각, 구조조정에 맞선 투쟁을 경험한 바 있습니다. 당시의 투쟁 경험에서 특별히 상기해야 할 교훈이 있다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A 그때 당시 기억을 더듬어보면, 투쟁하는 조합원들만 계속 투쟁대열에 함께 했었는데, 이게 결과적으로 투쟁에 소극적이었던 조합원들과의 괴리가 더 심화되는 상황을 만들었어요. 상황을 쉽게 예단할 순 없지만, 글로벌GM의 먹튀가 현실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전체노동자들이 한 몸처럼 일사불란하게 대응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할 것 같습니다. 특히, 한국지엠과 정부가 경영실사에 합의하면서 노조의 고통분담을 원칙으로 제시했다고 하는데요. 대우자동차 부도 당시에도 고통분담 이데올로기는 노동자들 숨통을 죄는 올가미로 작용했었습니다. 대우차를 글로벌GM 측에 헐값 매각한 것도 정부였고, 지금 글로벌GM의 강도짓을 방조하고 있는 것 또한 정부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이 정부에 책임을 묻는 투쟁을 한국지엠 노동자들만이 아니라 전체노동자들이 함께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