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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혁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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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괄적차별금지법이 필요한 이유

 

김지원사회운동위원회


  

한국에도 차별금지법이 존재하고 있기는 하다. 차별은 차별금지사유와 분리될 수 없는데, 현재 인권위법은 차별금지사유로 19가지를 열거하고 있다. 성별, 종교, 장애, 나이, 사회적 신분, 출신 지역, 출신 국가, 출신 민족, 용모 등 신체조건, 기혼·미혼·별거·이혼·사별·재혼·사실혼 등 혼인 여부, 임신 또는 출산, 가족형태 또는 가족상황, 인종, 피부색, 사상 또는 정치적 의견, 형의 효력이 실효된 전과, 성적 지향, 학력, 병력이 그것이다. 이처럼 상세하게 차별금지사유를 열거하는 경우는 보기 드물다고 한다. 그만큼 한국사회에서 차별이 다양한 영역에서 매우 흔하게 이루어지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그래서 국가인권위원회법을 일반적차별금지법이라 부르기도 한다.

아울러 장애를 이유로 하여 장애인을 차별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장애인 차별금지 및 권리구제에 관한 법률(2007년 제정. 장애인차별금지법), 기존의 고령자고용촉진법에 고용상 연령차별금지를 내용으로 하는 규정들이 삽입되는 형태로 2008년에 제정된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연령차별금지법), 고용상 성차별을 금지하고 있는 남녀고용평등 및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2007남녀고용평등법에서 개정) 등의 개별적차별금지법이 존재한다.

이렇게 일반적’, ‘개별적차별금지법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왜 포괄적차별금지법 제정이 필요할까?

 

포괄적차별금지법이어야 하나

먼저 일반적차별금지법이라 할 수 있는 국가인권위원회법에서 인권위의 권한은 상당히 포괄적이지만 법적 구속력이 없는 권고의 결정만을 할 수 있어 권고를 받은 상대방의 자발적 이행이 확보되지 않는다면 유명무실해질 가능성이 있다. 그렇다고 해서 인권위 권고에 강제력을 부여하는 것은 인권위가 또 하나의 권력기관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적절하지 않을 수 있다. 인권위법은 인권위의 조직과 권한을 규율하는 법률의 형식을 채택하고 있기 때문에 차별의 구제와 시정을 꾀하는 본격적인 차별금지법으로 기능하지 못한다, 또한 전형적인 차별의 유형인 괴롭힘이 포함되어 있지 않다. 최근 한국에서 특별히 문제가 되고 있는 혐오표현hate speech 역시 특정한 소수자 집단을 향해 가해지는 경멸적이고 모욕적인 표현을 문제 삼는 것으로서 괴롭힘에 해당한다. ‘차별의 지시나 조장 또는 보복행위에 대한 규정을 두고 있지 않은 한계도 지니고 있다.

둘째, ‘개별적차별금지법으로는 다루기 힘든 경우 때문이다. 지난 호 <변혁정치> “‘괴롭힘복합차별에 대하여라는 글에서 사람은 하나의 정체성이 아니라 복합적이고 다층적인 정체성을 가지고 있으며, 따라서 차별의 원인도 단면적이지 않고, 다양한 정체성이 교차하며 복합적인 성격을 지닌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어떤 사람이든 차별이 복합적으로 작용될 수 있다는 생각과 관점을 가지고 한 사람의 정체성이나 차별의 경험을 특정하지 않고 전체적으로 이해하기 위한 노력이 요구된다고 할 수 있으며, ‘복합차별이란 규정이 필요한 이유이다.

셋째, 개별적 차별금지법들의 체계도 통일되어 있지 않다. 차별 시정 기구가 혼재되어 있고, 각 법률마다 차별 시정 절차에도 차이가 있다, 차별의 피해자는 차별 시정 기구에 차별의 피해자는 차별 시정 기구에 진정함으로써 구제를 받을 수 있는데, 현재 한국에서 차별 시정 기구는 인권위의 권고가 법적 구속력이 없기 때문에 행정기관에 시정명령권을 부여하고 있다. 따라서 개별적 차별금지법마다 별도의 시정명령권을 부여하고 있다. 장애인 차별의 경우에는 법무부장관, 연령차별의 경우에는 고용노동부장관, 고용상 성차별금지법은 노동자 중에서 위촉된 명예고용평등감독관 등이 시정명령권을 갖는다. 차별 시정 기구와 절차를 통합하여 전문성을 부여할 필요가 있다.

넷째, 현재의 국제적인 추세는 하나의 일반적 차별금지법으로 차별금지입법을 통합시켜가고 있다는 점이다. 하나의 사례를 들면, 영국은 그동안 연령, , 장애 등에 대한 차별금지법을 각각 제정하고, 각각의 차별 시정 기구를 두었다. 그러다가 2010평등법이 제정되면서 흩어져 있던 차별금지법들과 차별 시정 기구들이 단일한 평등법과 차별 시정 기구로 통합되었다.

 

모두가 평등한 세상을 향해

현재 100여개 단체가 참여하고 있는 차별금지법제정연대는 포괄적인 일반법으로서의 차별금지법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 차별금지법 제정연대는 성별, 장애, 병력, 나이, 언어, 출신국가, 출신민족, 인종, 피부색, 출신지역, 용모 등 신체조건, 혼인여부, 임신 또는 출산, 가족형태 및 가족상황, 종교, 사상 또는 정치적 의견, 전과, 성적지향, 성별정체성, 학력, 고용 형태, 사회적 신분 등의 차별 사유를 차별금지법에 담고자 한다. 또한, 차별유형도 직접차별, 간접차별, 괴롭힘, 복합차별, 광고행위 등으로 보다 세분화하면서 동시에 현실의 차별 사례에 더 적합한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