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변혁정치

> 변혁정치

주거문제 답은

건물주가 아닌 국가에 있다

청년학생 기숙사 확충으로 공공주거 운동을 시작하자

 

고근형학생위원회



  63-기획_토지공개념과 청년주거권운동.jpg


토지공개념을 둘러싼 논란이 뜨겁다. 정부와 여당은 경제적 불평등을 개선하기 위한 것이라며 토지공개념을 헌법에 명시해야 한다고 개헌안을 발의했다. 반면 보수야당은 토지공개념은 사회주의에서나 있을 수 있는 일이라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사유재산제를 침해하는 토지공개념을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개헌안이 국회를 통과할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토지공개념이 다시 등장했음은 한국사회의 열악한 주거권 문제가 곪아터졌음을 의미하는 것 아닐까.

 

물주 위에 건물주넘을 수 있을까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공공성과 합리적 사용을 위해 필요한 경우에 한해 특별한 제한을 가하거나 의무를 부과하는 것을 뜻한다. 기본적으로 국가가 공공복리를 위해 소유를 규제할 수 있다는 것일 뿐, 토지의 사적소유권을 부정하는 개념은 아니다. 따라서 토지공개념을 두고 사회주의식 개념이니 하는 우익적 공격은 전혀 타당하지 않다. 오히려 중요한 것은 민주당이 토지공개념을 들고 나오게 된 배경에는 한국의 열악한 주거권 문제가 있다는 사실이다. 주거가 권리가 아닌 상품이 된 지 이미 오래지 않은가.

토지와 주택을 소유한 자들은 세입자들로부터 지대를 마음껏 뽑아낼 수 있는 권리를 갖는다. 동시에 주거라는 상품은 투기의 수단으로 전락해 값이 폭등하고 있다. 소수의 독점자본과 투기세력이 땅을 독차지하는 동안, 대다수의 노동자민중은 몸 누일 공간을 찾아 전월세나 사글세를 전전하는 것이 현실이다. 전체 인구 중 고작 10%가 국내 토지 면적의 97%를 점유하고 있는 반면, 90%의 민중들은 나머지 3%의 땅을 나누어 쓰는 형국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공공복리를 위해 토지 사용에 제한을 두는 것 자체는 당연한 대책이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의 주거정책은 지주와 건물주의 소유권을 넘지 못해 한계에 봉착하고 있다. 가령 지난해 1129일 발표된 <주거복지로드맵>은 공공주택 공급을 통한 주거문제 해결을 제시하고 있다. 5년간 공적주택 100만 호 공급이라는 야심찬 계획이 담겨 있으나, 서민들에게 해결책이 될지는 미지수다. 실제 100만 호 중 20만호는 박근혜 정부의 기업형 임대주택(뉴스테이)를 전환한 것으로, 정부가 기업형 임대업자에게 세제 혜택을 퍼주어 임대료를 5%가량 인하하겠다는 정책이다. 그 외에도 임대업자에게 임차한 주택을 정부가 세입자에게 임대하는 방식(17만 호) 등 지주와 건물주의 이익을 보장하는 방식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공공임대주택이더라도 임대업자가 돈을 받고 세입자가 돈을 내는 구조는 변치 않는 것이다. 서민들에게 호주머니를 열라는 것인데, 이를 위한 대책으로 서민들에게 주택대출의 조건을 완화하거나 이자율을 낮추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결국, 지주와 건물주의 토지소유권을 문제 삼지 못한다면 주거문제는 서민들의 각자도생으로 해결할 수밖에 없다.

 

청년주거부터 국가책임으로, 모든 민중의 주거권을 보장하라

그러므로 문재인식 접근이 대안이 될 수 없음은 자명하다. 답은 국가가 모든 인민의 주거를 해결해야 한다는 원칙을 인정하는 것이며, 필요하다면 토지 소유로 발생하는 권리들도 박탈할 수 있음을 확인하는 것이다. 물론 문재인은 이미 주거복지로드맵과 토지공개념을 통해 현 정부의 방식이 그것이 아님을 밝혔다. 남은 것은 운동을 통해 국가책임이라는 대안을 사회적으로 각인시키는 것이다. 모든 인간이 주거권의 당사자이기 때문에 모든 계층이 주거운동의 주체가 될 수 있으며, 여기서는 특히 청년학생 주거운동을 출발점으로 제기하고자 한다. 주거문제 중에서도 특히 청년학생의 열악한 주거 현실은 누누이 지적됐던 문제이다. 대학생의 경우 기숙사 수용률이 15% 조차 되지 않는 대학이 전체의 31.2%에 달한다. 국가나 대학이 책임져야 할 문제를 대학생들 개개인에게 떠넘긴 것이다. 갈 곳 없는 대학생들은 비싼 월세를 감당하거나, 최저주거기준도 맞추지 못하는 방으로 들어가야만 한다. 서울만 해도 최저주거기준 미달 청년 1인가구는 2015년 기준 37.2%. 말하자면 서울에 사는 자취생 가운데 40%가량이 최소한의 인간다운 생활조차 불가능한 공간에서 생활하고 있는 것이다.

청년학생의 주거문제부터 국가책임을 요구하자. 각 대학의 모든 기숙사를 무상으로 제공하라고 요구하자. 또한 기숙사에 수용되지 못하는 13만 명에 대한 주거문제 해결을 위해, 국가가 책임지고 기숙사 13만 호를 확충해야 한다. 이는 또한 대학생 문제이기 때문에 조직적 학생운동을 통한 주거운동의 출발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국가가 청년주거를 외면하고 있는 사이, 비영리공동체주택 등의 모델을 이미 청년들 스스로 개발하고 있다. 이들 청년주체들과의 토론을 통해 주거의 국가책임을 명확히 제기하는 활동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청년기숙사 확충을 시작으로 모든 민중의 주거권을 보장할 수 있도록 공공주택의 획기적 공급을 요구하자. 주거는 상품이 아니라 권리임을, 민중의 주거권을 박탈하는 토지의 사적소유는 정당하지 않음을, 국가가 모든 민중의 주거를 책임져야 함을 분명히 하는 요구와 투쟁을 만들어나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