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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혁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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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제로시대,

노동자들의 단결된 투쟁으로

철도에서 앞당기고 싶습니다

말뿐인 철도 공공성 회복, 정규직 전환 절차 졸속 추진부터 멈춰야

 

   

# 지난해 512, 취임 사흘 만에 첫 외부일정으로 대통령은 인천공항공사 비정규직 노동자를 만났고, 그 자리에서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시대를 열겠다고 선언했다. 그로부터 1년이 지났다. 대통령이 약속한 공공부문 정규직화는 전환심의 대상에서조차 배제되는 노동자들이 부지기수로 늘어나고, 정규직 전환이 무기계약직 또는 자회사 고용으로 둔갑하는 등 제대로 된 정규직 전환과는 거리가 동떨어진 양상으로 진행되고 있다. 정부 가이드라인에 따라 1단계 전환 대상자인 철도노조 비정규직 노동자들도 정부와 철도공사의 이같은 생색내기 정규직 전환에 반발하며 최근 서울역에서 무기한 항의농성에 돌입했다. 코레일네트웍스지부의 서재유 지부장을 <변혁정치>가 만났다.

 


Q 지난 417일부터 철도 외주업무 환원, 철도 본연업무 및 생명안전업무 직접고용요구를 내걸고 서울역에서 농성에 돌입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우선, 요구안의 의미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듣고 싶습니다.

A 촛불혁명으로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512일 대통령이 인천공항에 직접 찾아가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시대를 선언하고, 연이어 그해 720일에는 정부 가이드라인까지 발표하는 등 일련의 과정들이 있었습니다. 아시다시피 대통령 취임 직후 첫 외부 일정이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한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시대선언이었는데요, 당시 대통령의 행보는 노동자들에게 굉장히 큰 희망과 기대를 안겨줬죠. 그런데, 우리 사회의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만들었다는 가이드라인의 취지가 정말 무색하게도, 철도공사는 어떻게 하면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덜 사용할까만 골몰하고 있습니다. 정부 가이드라인의 기본 취지가 노사전문가협의회를 통해 당사자들이 결정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지 않습니까? 실제로는 당사자의 의견이 반영되기는커녕, 전문가 위원들이나 철도공사 측이 가이드라인을 핑계 대면서 정규직 전환 규모를 축소하려고만 하고 있어요. 가이드라인에서 간접고용노동자들에 대해 실제 사용자가 직접고용한다는 원칙을 분명히 세우지 않았기 때문에 벌어지는 문제겠죠. 여기서 무너진 철도 공공성을 어떻게 회복하느냐가 최대 관건인 만큼, 철도 외주업무 환원과 철도 본연업무에 대한 직접고용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저희는 판단하고 있습니다.

 

협소하고 자의적인 철도공사의 정규직 전환 기준

Q 얼마 전 정규직 전환 노사전문가협의회 본교섭이 재개되었는데요, 철도공사는 9천여 명에 달하는 철도공사 간접고용 노동자들 가운데 1,411명에 대한 직접고용 방침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공사 측이 밝힌 직접고용 규모는 대체 어떤 기준에 따라 산출된 것인가요?

A 철도공사가 내부적으로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철도에 종사하는 간접고용노동자 수가 98백여 명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사실은 1만 명이 넘어요. 왜냐하면, 철도공사가 98백 명으로 추산한 근거에는 공사에서 용역위탁 계약 형태로 일하고 있는 간접고용 노동자들 외에 사실상 철도공사의 목적에 따라 자회사가 고용하는 비정규직이 누락돼 있거든요. 저희 코레일네트웍스만 보더라도 공사의 필요에 따라서 지금 수행하고 있는 업무가 주차, KTX특송, 연계교통(셔틀버스) 등이 있고, 코레일관광개발의 경우에는 관광안내를 하는 직원들이 있습니다. 이런 노동자들은 공사가 자의적으로 선정한 98백 명에 포함되지 않은 거죠.

이렇게 자의적으로 전환대상을 선정한 것도 문제지만, 생명안전업무를 지나치게 협소하게 규정하고 있다는 점도 큰 문제에요. , 정부 가이드라인은 생명안전업무에 대한 직접고용을 명시하고 있는데, 공사는 이걸 생명안전업무직접고용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하고 있어요. 그러면서, 생명안전업무에서 열차 균열이나 부식을 방지하는 도장‧세척 업무를 제외하고, 생명안전업무라고 해도 열차정비를 담당하는 자회사(코레일테크) 노동자들은 그 대상에서 제외하거나, 우회적인 방식으로 전환하겠다고 합니다. 지금 철도 노사전문가협의회 실무협의기구는 청소경비분과와 운수분과, 기술분과로 나뉘어 있는데요, 공사 측은 기술분과에 속한 코레일테크 자회사 노동자들에 대해서는 소위 기능조정을 통해서 일부만 선별하는 방식으로 직접고용 절차를 밟겠다는 겁니다. 결국, 이 모든 게 말해주는 것은 공사가 서로 유기적으로 연계된 철도 업무를 임의적으로 구분해서 전환 대상을 축소하기에 급급하다는 현실입니다.

 

Q 그러면, 철도공사의 코레일네트웍스와 코레일관광개발 등 자회사들이 직접고용 대상에서 제외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A 말씀하신대로 철도공사에서 자회사 가운데 아예 거명하지도 않은 곳도 있습니다. 직접고용 전환 대상으로 전혀 포함되지 않은 대표적인 자회사가 바로 코레일유통인데요. 그러면, 코레일유통에는 비정규직이 없느냐? 그렇지 않습니다. 농성장 걸개현수막 중에도 코레일유통은 최저임금을 보장하라는 구호가 있어요. 이 곳은 노동자들을 개인사업자 형태로 전환해버린 경우가 많습니다. 예컨대, 코레일유통에서 운영하는 스토리웨이StoryWay라는 역사 내 편의점은 수익이 나는 곳만 자회사 정규직과 아르바이트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고, 수익이 신통찮은 곳은 위탁계약을 통해 개인사업자로 근무하는 형태에요. 그로 인해 생기는 저임금장시간 노동 문제도 심각하지만, 이렇게 노동자로 인정조차 받지 못해서 노동조합은 엄두도 내지 못하는 상황도 정말 잘못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철도공사가 직접고용 대상에서 왜 자회사들을 제외했을까요? 앞서 말씀드렸듯이 공사는 자기들이 자의적으로 정한 생명안전 기준에 맞지 않기 때문이라고 주장합니다. 사실 이건 표면적인 논리일 뿐이고, 실질적으로는 여타 공공기관이나 민간사업장에 미칠 파급효과 때문이라고 저는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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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계약직, 자회사 고용도 정규직이다?

Q 철도공사의 자의적인 정규직화 전환 대상 선정도 문제이지만, 정부의 가이드라인 자체도 문제가 크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여기에 대해서도 의견을 부탁드립니다.

A 정부 가이드라인은 일단 기본적인 지침이지만, 그 지침이 금과옥조가 아니라 방향이 있는 거잖아요. 우리 사회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화를 통해서 다른 민간 영역에도 동일한 파급효과를 일으키기 위한 것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정부 가이드라인은 무기계약직도 정규직이라고 못 박고 있어요. 정규직이란 명칭도 실은 법률상 용어가 아니죠. 다만, 현실적으로 그 구분점은 동종업무에서 상대적인 처우 불균형이 발생하기 때문에,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가르잖아요. 그러면, 분명히 처우가 다른 정규직과 무기계약직이 존재한다면, 무기계약직은 비정규직이죠. 또 하나, 가이드라인에서 파견용역 노동자들의 정규직 전환 방식으로 자회사를 제시하면서, 자회사를 정규직 전환 대상에서 제외한 문제가 있어요. 이건 기본적으로 해석의 문제라고 봐야죠. 정부는 민간위탁업체를 자회사로 전환하면, 외주업체로 이전되는 관리비 등의 예산이 줄어서 자회사 노동자들의 삶의 질 개선에 쓰일 수 있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실상은 브랜드 사용료, KTX사당~광명 간 셔틀버스 운행이나 카셰어링서비스(유카YOUCAR사업) 등 불확실한 신규사업에 대한 재정부담까지 모회사(철도공사)가 자회사에 온통 떠넘기는 구조거든요. 그럼 자회사들은 이걸 메꾸려고 자회사 노동자들에게 더 많은 비용을 전가하는 게 현실입니다.

두 번째로는, 사용자 측과 노동자가 비정규직 문제에 있어서 노사전문가협의회를 통해서든 어떤 형태로든 합의를 낼 수 있잖아요. 그게 정말로 비정규직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가려면, 노사 간 협의가 원만하게 흘러갈 수 있도록 (정부가) 협의체에 어느 정도 자율권을 부여해야 하는데 상급기관이 오히려 협의를 일정한 수준으로 통제하는 듯한 느낌을 받을 때가 많습니다. 그렇다면, 기획재정부든 고용노동부든 중앙행정기관에서 가이드라인의 기본 방향에 입각해서 비정규직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겠다는 신호만 있다면 지금처럼 수박겉핥기 식의 정규직 전환 논의에서 훨씬 진전될 수 있겠죠.

 

Q 자회사 소속 노동자들의 노동조건은 어떤가요? 구체적인 상황을 듣고 싶습니다.

A 일반적으로 공기업의 자회사라고 하면 최소한 어느 정도 임금을 받고 복지도 꽤 괜찮을 거라고 생각하기 마련인데, 코레일네트웍스 사례를 보면 공공기관 자회사의 민낯이 그대로 드러납니다. 철도공사의 자회사 노동자들은 자회사라는 이유로 정부가 정한 용역근로자 보호지침상의 시중노임단가 적용도 받지 못해서 최저임금을 기준으로 임금을 지급받고 있어요. 저기 (서울역 서부 매표소) 매표 창구에서 근무하는 코레일네트웍스 역무원 기본급도 최저임금이에요. 하루 보통 9시간 씩 근무하고 시간외수당이 발생해서, 또 야간에도 근무해서 간신히 최저임금을 면하는 실정입니다. 그나마 서울역은 4,400매인데, 천안역의 경우에는 한 달에 7,700매를 팔아야만 수당이 주어지는 구조에요. 그렇기 때문에, 방광염에 걸려도 저 자리에 앉아서 매표 업무를 해야만 하는 상황입니다. 이렇게 철도공사에 인력파견형 자회사들이 난립하면서, 최저임금만 지급하고 중간착취를 하면서 최소한의 쉴 권리조차 앗아가고 있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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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과 갈등 부추기는 정부, 자본에 맞서 함께 싸워야

Q 외주업무 환원요구를 둘러싼 철도 현장의 갈등도 적지 않다고 들었습니다. 특히 간접고용 노동자들의 정규직화를 반대하는 주된 근거로 사회적 형평성이나 기존 정규직의 임금 및 복지 축소를 제기하고 있는데요.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A 저는 정부와 자본이 비정규직을 만들었을 때 노동자를 갈라치기하려는 의도가 처음부터 있었다고 봐요. 과거에 신분제 사회가 있었듯, 비정규직 제도를 현대판 노예제로 활용하고 싶었던 사람들이 지금도 있는 것이죠. 특히, 우리 사회에서 비상식으로 간주됐던 많은 것들이 IMF 경제위기 이후 상식으로 통용되기 시작한 것 아닌가 싶어요. 예컨대, 상시지속업무에 비정규직을 사용하는 일이 당연시되고, 비정규직 임금도 정규직에 비해 낮아야 한다는 인식들이 어느 순간 상식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잖아요. IMF 이전을 돌아보면, 고용이 불안정한 사람에게는 더 많은 임금을 지급하는 것이 상식이었잖아요. 정부 역시도 무엇이 상식에 부합하는지 모르지 않더군요. 2012년 총대선 전에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에 당시 민주당은 비정규직이 정규직보다 임금을 더 받는 사회를 만들겠다고 답했더라고요. 그들도 이미 알고 있더라는 겁니다. 고용 불안에 따른 책임을 기업에게 직접 묻는다면, 솔직히 어떤 사용자들이 함부로 비정규직을 쓰겠어요? 그런데 지금은 비정규직에 임금을 적게 줘도 되고, 노동권을 착취하기에 너무 좋은 구조잖아요. 그런 문제를 양산하게 된 구조 자체에 우리 노동자들이 문제제기하고 같이 싸워야 하는데, 저마다의 노동의 가치와 노력에 우선순위를 매기고 상대적 박탈감을 자극하는 저쪽의 논리에 휩쓸리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저는 이것 하나만 정규직 노동자들이 기억했으면 좋겠어요. 그 상대적 박탈감, 차별과 배제를 현장에서 늘 감내해야 했던 이들이 바로 비정규직이었다는 것을 말입니다. 이 장벽을 뛰어넘으려면, 정규직과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서로 연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언젠가 이 장벽을 허물고 나면, 다시는 비정규직 관련해서 누가 먼저 들어왔고 내가 더 노력했고 이런 줄세우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우리 노동자들이 현장에서 좀 더 사람답게 살 수 있을까를 얘기할 수 있지 않나, 생각해봅니다.

 

상시지속업무-진짜사용자-정규직 직접고용

Q 한편으로는, 공공기관의 인건비 총액을 제한하는 기획재정부의 총액인건비 제도, 공공기관 경영평가 지침, 공공기관 인력 정원 문제 등 온전한 정규직화를 가로막는 현실의 장벽들도 존재하고 있습니다. 끝으로, 이에 맞서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고민이 있으시다면 이야기해주십시오.

A 총액인건비라는 것과 공공기관의 인력정원, 경영평가지침을 차근차근 살펴보면, 먼저 인력정원이라는 것은 어떻게 설정하는지부터 짚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당연히 필요인력을 책정해야겠죠. 이명박 같은 민간기업 CEO 출신 대통령을 비롯해서 소위 까라면 까는병영식 통제와 비용절감 논리에 익숙한 사고방식을 가진 인사들이 총액인건비제를 들여온 것인데, 이런 제도가 끼친 해악이 한둘이 아닙니다. 작년 12월 행정안전부에서 발표한 조사자료가 있는데요, 전국 574개 역사에 대한 안전감찰 결과를 발표한 거죠. 그 자료에 따르면, 한 역에 조당 최소 5명이 있어야 대구지하철참사 같은 만일의 응급사태에 대처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자회사는 2명 이상을 쓸 수 없는 게 현실이거든요. 철도공사라고 해서 사정이 크게 나은 것도 아니예요. 사회복무요원을 필요 인력으로 메꾸고 있고, 그래도 부족 인력이 발생하면 기존 인력들을 쥐어짜는 거죠. 행정안전부에서 조사한 자료가 버젓이 나와있는데도, 현실은 최소한 5명이 해야 할 일을 고작 2, 3명에게 시키고 있는 겁니다. 안전을 위한 최소한의 필요 인력이 5명이라면 그 기준에 맞춰서 정원을 산정하는 것이 맞는 거죠. 그 정원 산정에 맞춰서 인건비도 책정되는 것이 당연하고요. 상식적으로 하면 되는 거예요. 상황이 이런데도 여전히 총액인건비로 묶어놓고 있고, 과거에 철도 민영화하려고 만들어놓은 경영평가지침을 그대로 두고 있다면, 이게 말이 되나요?

최근에도 자회사에 인건비 책정 현실화해야 한다고 요구하면, 그들은 계속 기재부 지침 핑계를 대요. 사례를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철도노동자들은 정규직, 비정규직을 막론하고 인력 부족과 저임금 문제를 공통적으로 겪고 있습니다. 그러면, 이 제도들에 대해서 정말로 손봐야죠. 그리고 그 방안은 철도노조를 비롯한 공공기관 노동자 전체의 공동투쟁이 아닐까 싶습니다.

우리는 진짜 사용자직접’ ‘정규직으로 고용해야 할 의무가 있는 사회에 있고, 그렇게 만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노동자들이 단결해서 상시지속업무() 진짜사용자() 정규직(으로) 직접고용꼭 쟁취했으면 좋겠습니다.

저희가 농성 중인 이 곳 서울역을 흔히 철도의 심장이라고 부릅니다. 이 심장부에서 저희가 외치는 이야기들에 대해 귀 기울여주시고 함께 연대해주시길 소망합니다. 함께 승리합시다.

 

인터뷰=임용현기관지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