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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혁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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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주거정책,

건설·지대자본과 투쟁없이는

공공주거도 없다

 

백종성집행위원장

 

 


문재인 정부는 지난 1년간 많은 토지주거 대책을 발표했다. 2017619주택시장의 안정적 관리를 위한 선별적맞춤형 대응방안’, 82실수요 보호와 단기투기수요 억제를 통한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 95‘82대책 후속 조치’, 1024가계부채 종합대책’, 1129주거복지로드맵이 그것이다.

이중 정부 주거대책을 집약한 것이 공공주택 100만 호 공급과 수요자 지원 확대를 내세운 주거복지로드맵이다. 정부가 밝힌 주거대책 방향은 공급자 중심의 획일적 지원에서 수요자 중심의 종합적 지원과 사회통합형 주거정책으로의 패러다임 전환이다. 이는 생애단계별소득수준별 수요자 맞춤형 지원 무주택 서민실수요자를 위한 주택 공급 확대 임대차 시장의 투명성과 안정성 강화를 주 내용으로 한다.

주거복지로드맵은 공공주택 ‘100만 호공급을 내세우고 있다. 이는 공공임대 65만 호(=13만 호씩 5년간), 공적지원 임대주택 20만 호(=5년간 4만호씩), 공공분양 15만 호 등 향후 5년간 100만 호(20만 호)로 구성된다. 연 평균 주택공급량이 40~50만 호 수준임을 고려할 때, 정부 말대로 공공주택이 연간 20만 호씩 실제로 공급될 경우, 이는 민중의 주거안정에 일정한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며, 우리가 이를 부정할 이유는 없다. 그러나 실상은 외견과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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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상은 초라하다

첫째, ‘공공지원주택100만 호 중 20만 호를 구성한다. 이는 박근혜 정부가 추진한 기업형 임대주택, 즉 뉴스테이를 토대로 한다. 기업형 임대주택은 임대주택 공급이라는 외양을 쓴 건설자본 지원책일 뿐이었다. 민중이 모은 주택청약저축과 국민주택채권, 즉 공공자금으로 건설회사의 사업비를 조성하고, 건설회사에 국가가 조성한 택지를 우선 제공하며, 각종 세제감면과 용적률 혜택까지 지원한다. 민중이 조성한 세금을 건설자본의 이윤으로 돌려온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뉴스테이의 공공성을 강화하여 연간 4만 호의 공공지원주택을 공급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임대료 규제도 주변시세의 90%~95%로 하지 않는 것과 다름없으며, 입주자격도 무주택자에게 우선 공급하는 수준에 그친다. 결국 뉴스테이가 공공지원주택으로 이름만 바뀌었을 뿐이다.

둘째, ‘공공분양100만 호 중 15만 호를 차지한다. 이는 주택분양 사업의 주체가 국가라는 것일 뿐, 어차피 주택을 구매할 여력이 있는 계층을 위한 정책일 뿐이라는 점에서 애초 공공주거대책이 아니다. ‘공공임대’ 65만 호의 구성 역시 문제다. 공공임대 중 주거안정 취지에 맞게 새롭게 공급되는 장기임대주택28만 호에 불과하다. 나머지 37만 호는 공공임대주택을 분양주택으로 전환하거나(7만 호), 민간임대주택을 매입해 정부가 임대하거나(13만 호), 민간임대주택을 정부가 빌려 정부가 다시 임대하는 방식(17만 호)이다.

결국 20만 호는 기업형 임대주택(뉴스테이), 7만 호는 임대의 분양 전환, 15만 호는 신규 분양으로서 정부가 공언한 공급 중 절반가량에 해당하는 42만 호가 공적 주택과는 확실히 거리가 멀다. 장기임대주택 28만 호, 기업형임대주택분양전환임대신규분양 도합 42만 호, 그렇다면 나머지 30만 호는 어떻게 볼 것인가. 민간주택을 정부가 매입해 임대하거나 민간임대주택을 정부가 빌려 다시 세입자에게 빌려준다는 정책이 새로운 공공주택 공급이 아니라는 점에서 한계는 있으나, 민간임대업자에 비해 세입자 권리를 보장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지 않은가? 문제는 이 정책이 소위 도시재생 뉴딜사업과 연계된다는 것이다. 정부는 도시재생뉴딜사업에 10조 원의 공공자금을 투입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이는 노후화한 기존 주택을 공공기관이 주도하여 공동으로 정비하거나, 매입하거나, 장기 임차하여 수선한 다음 공공임대주택으로 활용한다는 방식이다. 문제는 이것이 문재인 정부 판본의 뉴타운 정책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68개 도시재생 뉴딜 사업지를 선정한데 이어 20188월말까지 100개 사업지를 추가 선정한다. 재건축초과이윤을 환수하는 조치 없이, 이는 새로운 건설자본 부양책일 뿐이다.

 

공급측면 공공성 부족을 대출확대로 메우려 한다

공급측면에서의 공공성 부족과 쌍을 이루는 것이 대출확대 정책이다. 대책은 대부분 이자율 인하, 대출금 확대 등 쉬운 대출에 맞추어져 있다. , 문재인 정부 주거정책은 공급측면에서의 미약함을 대출완화 정책을 강조해 가리려 한다. 2018년 주택도시기금 운용계획만 보더라도 주택공급 투입 비용은 33천억 원인 반면, 민간주택시장 활성화를 위한 저리융자비용은 5배가 넘는 169천억 원이나 된다. 이쯤이면 세금으로 건설자본을 부양하는 뉴스테이 존치는 전 정부에서 저질러놓았으므로 어쩔 수 없는 게 아니라는 점이 명백해진다.

정부주도 주택 공급정책과 대출완화책에 담긴 시장주의와 마찬가지로, 정부 주거방안에는 기업형 임대주택 민간 임대시장 규제 방안이 없다. 정부는 민간임대시장 규제 방안을 201712월에 발표한다고 했지만, 아직까지 무소식이다. 또한 민간 임대시장 규제책인 계약갱신 청구권, 전월세 상한제를 2020년 이후에 도입한다는 입장에서 드러나듯 민간임대시장 규제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 정부는 집값을 잡겠다면서도 보유세 인상조차 실현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며, 2017년 말 단계적 인상 의사를 밝혔음에도 그 시점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정부에게는 건설자본과 싸울 근본적 의지가 없다.

건설자본지대자본과 싸우겠다는 의지는 없다. 대신, 이들의 이윤을 보장하면서도 민중이 더 쉽게 빚을 낼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 정부 정책의 요지다. 물론 이런 정책이 당장 전세자금 부족에 시달리는 민중 일부에게 숨통을 틔워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미봉책은 문제 해결로 결코 나아갈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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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 사다리가 필요 없는 사회를 향해

2016년 기준 주택보급률은 전국 평균 102.6%. , 한국 주택 수는 한국 가구 수보다 많다. 그런데도 민중은 주거불안에 떤다. 이 모순의 해결은 비주거용 주택소유 통제 이외에는 없다. 토지주택보유에서 나오는 불로소득을 사회로 환수해야 한다. 방법이 없지도 않다. 문제는 토지주거문제는 결국 계급과 계급의 투쟁이라는 점이다. 제도적으로도 이미 방법은 있다. 보유세 강화, 분양원가 공개, 재건축초과이윤 환수제 등 건설지대자본의 불로소득을 통제하고 억제할 방법이 아니라, 이를 현실화할 힘이 없을 뿐이다. 힘이 없다면 만들어야 한다.

통상 쓰이는 주거 사다리라는 표현은, 우리가 모두 월세전세주택소유로 이어지는 사다리를 타야만 안정적 주거생활을 할 수 있다고 전제한다. 또한, 그 사다리를 타지 않는 한, 주거불안에 처할 수밖에 없는 한국 민중의 현실을 드러낸다. 그러나 공공 주거대책의 본질은 사다리를 보다 더 쉽게 올라가게 하는 것이 아니다. 공공 주거정책의 본질은 주거 사다리가 필요 없는 사회를 만드는 것, 그 누구도 주거 불안으로 떨지 않는 기반을 구축하는 것이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