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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혁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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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날 때까지 결코 끝나지 않은 투쟁!

 

이재헌(갑을오토텍지회)충남

 

 


지난 327, 17년 지회 보충교섭에 대한 조인식이 진행되었다. ‘기본급 인상 및 고용보장확약에 대한 교섭 의제와 경영 정상화 및 노사관계 정상화에 관한 추가 교섭 의제에 대한 노사합의가 이루어진 것이다. 회사는 5년간 어떠한 이유로도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를 하지 않으며, 만약 하게 되면 평균임금 24개월분을 지급해야 한다는 고용보장 확약과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사과문과 재발방지 약속 정도를 제외하면 3년 투쟁의 결과라고 말하기엔 많이 부족하다.

 

노동조합이 지난 3년간 유지해왔던 쟁의권을 내려놓은 이유

합의 이후 많은 이들이 갑을 자본이 더 이상 노조파괴를 하지 않는다고 믿을 수 있는가?”라고 묻는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끝났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왜 부족하다고 말하는 합의로 교섭을 마무리하고 쟁의권을 내려놓았을까?

첫 번째 이유는 어이없지만 자본에 대한 불신과 그로 인한 걱정 때문이었다. 갑을 자본은 노동조합의 쟁의권을 무력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불법대체생산을 했다. 하지만, 노동조합이 굳건히 버티고 있음에도 노조파괴를 포기하지 못하는 아집과 어리석음으로 인해 물량에 대한 통제권을 잃었고, 이는 불법직장폐쇄 철회 이후 9개월이 지나도록 공장을 정상가동하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때문에 노동조합은 물량 회복과 공장 정상화가 되더라도 갑을 자본이 노조파괴를 더 이상 진행시키지 못한다고 판단했다.

두 번째 이유는 고용보장 확약과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사과문 및 재발방지 약속으로 정리해고 등 남은 노조파괴 수단을 더 이상 사용하지 못할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었다. 그동안 노사관계를 파행으로 몰고 가 직장폐쇄를 단행하고, 이를 통해 복수노조를 설립하는 자본의 노조파괴 성공 공식과 노조파괴 용병 채용, 불법대체인력, 불법대체생산, 청산협박 등 온갖 범죄와 협박을 버텨냈고 막아냈다. 노동조합은 이제 자본에게 남은 수단은 정리해고라고 판단했고 이를 고용보장 확약으로 분쇄했기에 갑을 자본에 대한 신뢰와 무관하게 저들이 할 수 있는 것들이 당장은 없다고 판단했다.

되돌아보면 정신없이 지나 온 시간이다. 통상임금 확대 적용을 계기로 임금보다는 노동시간 단축과 고용 확대를 목표로 주간연속2교대제를 교섭 테이블에 올렸고 쟁취했다. 이를 통해 신입사원을 채용했는데 사전모집 된 노조파괴 용병이라는 사실이 밝혀졌고 이들은 무력으로 현장 장악을 시도했다. 그리고 사측에 회유된 다섯 명의 기존 조합원과 함께 제2노조를 설립했다. 이에 노동조합은 갑을 자본의 신종 노조파괴 공작으로 규정하고 침착하게 대응했다. 그리고 노조파괴 용병들의 계획된 테러에 맞서 전면전에 돌입했다. 전 조합원이, 가족들이, 연대하는 동지들이 꼬박 일주일을 제대로 먹지도 씻지도 못하면서 정문에서 싸웠고 노조파괴 용병 채용 취소라는 합의를 만들어 냈다.

전면전이 시작되고 많은 사람들이 노동조합의 투쟁에 우려를 표했다. 노조파괴 용병들의 폭력에 맞선 것이라지만 노동조합의 요구와 방식이 너무 과하지 않느냐는 것이었다. 하지만 노동조합은 물러서지 않았다. 갑을 자본의 불법과 범죄임이 분명했고 이를 지금 바로잡지 못한다면 안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김종중 열사정신 계승과 노조파괴의 완전한 종식을 위해

당시 노동조합은 노조파괴가 완전히 종식된 것이라 보지 않았기에 ‘1차 투쟁의 승리일 뿐이라고 규정했다. 아니나 다를까 곧바로 2차 노조파괴가 시작됐다. 사측은 노사합의 파기, 교섭거부, 징계 등의 현장탄압, 외주용역경비 투입 등으로 노사파행을 조장했다. 이에 투쟁으로 맞서자 기다렸다는 듯 불법대체생산과 직장폐쇄를 준비했다. 이를 파악한 노동조합이 노사합의 위반을 근거로 경비용역 투입 저지로 투쟁전술을 유연하게 가져가자, 이번에는 민형사상 고소고발로 노동조합을 압박했다. 그리고 노동조합이 불법대체인력을 막기 시작하자 불법직장폐쇄가 단행되었다. 9개월이 지났을 때 김종중 열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11개월 만에 우리는 조합원 모두가 함께 현장에 복귀했다.

이런 결과를 만들어 내기까지 수많은 일이 있었다. 외부에서의 협박과 회유, 장기투쟁으로 인한 내부의 흔들림 등 힘든 고비들이 어찌 없었을까? 하지만 싸워야 하는 이유와 목표가 분명했기에 이겨낼 수 있었다. 흔들릴 때마다 조합원들과 함께 고민하고 결정했다. 그리고 그 결정을 가족과, 연대동지들과도 공유했다. 11개월의 불법직장폐쇄 기간 동안 불법대체인력이 아닌 관리직 출입을 허용한다는 10월의 결정, 12월부터 재개된 사측과의 대화, 2월 관리직 전면 출입 허용 등 투쟁의 주요 변곡점마다 함께 소통했고 이유와 목표를 재확인했다. 이런 것들이 그 길었던 투쟁을 모두 함께 할 수 있었던 이유였고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었던 동력이었다.

아직 평가하기에는 이르다고 생각한다. 노조파괴가 끝났다고 단언할 수 없기 때문이고 갑을 자본이 저지른 불법과 범죄에 대한 단죄가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갑을오토텍지회는 5월 중순부터 다시 길에서 투쟁을 시작한다. 고용노동부가 노동조합의 투쟁이 정당하다고 수사결과를 냈음에도 검찰이 사안송치로 이를 백지화시켰다. 갑을 자본은 자신들이 저지른 불법과 범죄로 인해 발생한 경영위기를 임금삭감, 희망퇴직 등의 구조조정으로 관리직 노동자에게 떠넘기고 있으며, 조합원들에게도 같이 책임지자고 하고 있다. 갑을오토텍지회는 지금까지처럼 노동조합의 원칙 아래 조합원들과 함께 투쟁하고 승리를 향해 전진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