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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혁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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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개악, 저임금 노동자는 괜찮다?

실상은 정부조차 인정하는 

저임금 노동자 임금삭감개악 

 

고근형정책선전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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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28, 국회는 최저임금법 개정안을 처리,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와 사측의 뜻에 따른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을 가능케 했다. 기존 지급되는 상여금과 복리후생비를 최저임금에 산입하면 총임금을 올리지 않아도 최저임금을 올렸다는 꼼수를 부릴 수 있다. 게다가 분기, 반기별 지급되던 상여금을 월별로 분할 지급하도록 하는 취업규칙 변경이 과반 노동자의 의견 청취만으로 가능하게 된다. 불과 3년 전 민주당이 박근혜 노동개악이라고 했던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 개악을 이제 민주당 정부가 하는 셈이다. 최저임금 1만원 실현을 약속한 정부 출범 1년여 만에 이루어진 완벽한 배신행위를 우리는 보고 있다.

 

고임금, 잘 사는 노동자만 잡는다?

정부여당의 예상과 달리 최저임금 개악 후폭풍이 거세다. 국민 3명 중 2명이 이번 최저임금 개악에 반대한다는 여론조사가 있는가 하면, 민주당 지지율은 528일 이후 일주일 만에 4.9% 포인트 하락했다. 사태의 심각성을 파악했는지 최저임금 개악 다음날 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고임금 노동자 임금도 인상되는 불합리를 해소하기 위한 것이라고 최저임금법 개정의 취지를 설명했다. 고용노동부 역시 같은 날 보도자료를 내고 이번 최저임금법 개정으로 영향을 받는 노동자는 대기업, 고임금 노동자들이고, 소규모 사업장의 저임금 노동자에게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 밝혔다.

그러나 노동부가 발표한 통계자료만 보더라도 이 주장은 사실이 아님을 알 수 있다. 노동부는 내년 최저임금이 10% 상승한다고 가정하고,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의 영향을 추산했다. 현행대로라면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331.6만 명이 최저임금을 맞추기 위해 임금을 인상해야 하지만, 산입범위가 확대되면 302.5만 명만 임금을 인상하면 된다. , 30만 명의 노동자는 최저임금 인상분을 확대된 산입범위(상여금과 복리후생비)로 대체하여, 별도의 임금인상을 할 필요가 없어지는 셈이다. 30만 명 중 17.1만 명은 30인 미만 사업체 소속이다. 정부와 자본의 주장과 달리 산입범위 확대의 영향을 받는 노동자 절반 이상이 소규모영세사업장 소속 노동자들이다.

소득분위로 이 통계를 따져보더라도 진실은 드러난다.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에 따른 영향을 받는 노동자들 가운데, 소득 5분위 중 하위 2, 3분위 노동자가 16.9만 명으로 역시 절반이 넘는다. 최하위 소득분위(1분위)에 속하는 노동자들 다수가 상여금과 복리후생비 자체를 받지 못한다 하더라도 여전히 4.8만 명은 산입범위 확대의 피해를 입는다. , 소득 1~3분위 연봉 2,500만원 미만 저임금 노동자 중에서도 상여금과 복리후생비를 받는 노동자들은 존재하며, 산입범위 확대 피해자 대다수가 바로 그들이라는 게 핵심이다. 정부여당의 어설픈 해명과 달리, 노동부 통계조차도 최저임금 산입범위의 최대 피해자로 영세사업장저임금 노동자를 지목하고 있다.

 

‘2020년까지 최저임금 1만원공약도 포기, 재벌 민원처리 정부인가

여당의 다른 의원들은 이번 최저임금법 개정을 두고 임금체계 단순화를 위한 조치였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기본급, 상여금, 복리후생비 등 복잡한 임금체계를 정리하고자 최저임금 산입범위에 다 포함시켰다는 말이다. 순전히 임금체계 단순화만이 목적이었다면, 최저임금에 새로 산입된 금액을 반영하여 내년도 최저임금을 대폭 인상해야 앞뒤가 맞다. 그러나 현실은 정반대로 가고 있다. 지난달 31, 문재인이 직접 2020년 최저임금 1만원 달성과 관련하여 속도 조절을 할 수 있다고 입장을 선회했다. 2020년까지 최저임금 1만원 달성을 하지 않아도 그만이라는 것으로 사실상의 공약 폐기다. 비로소 최저임금법 개정의 목적이 단순 임금체계 단순화에 있지 않다는 것이 드러났다. 말로는 노동자 임금을 올려야한다고 하지만, 결국 정부여당의 행보는 모든 노동자의 임금인상을 억제하는 데 있다. 이것이 지금 우리가 마주하는 진실이다.

눈여겨볼 지점이 한 가지 더 있다. 앞서 노동부에서 발표한 자료는 내년도 최저임금이 10% 올랐을 때를 가정하고 최저임금 산입범위 개악의 영향을 계산한 것이다. 그러나 최저임금 인상률이 낮아진다면, 산입범위가 조금만 늘어나도 최저임금을 충족하게 될 것이다. , 최저임금 인상률이 낮아지면 낮아질수록, 산입범위 개악의 영향을 받는 저임금 노동자의 비율은 더욱 높아지게 된다. 이번 최저임금 국면에서 자본 측은 최저임금 인상을 억제하고 산입범위를 확대하는 총공세를 펼치고 있는데, 이 두 화살 모두가 저임금 노동자를 겨냥하고 있는 셈이다.

촛불정부가 어쩌다 이렇게까지 되었을까. 지난해 최저임금이 16% 인상된 이후, 자본과 보수언론은 연일 최저임금 인상의 폐단을 지목하며 산입범위 확대와 최저임금 인상 억제를 주장했다. 전경련과 경총은 대놓고 최저임금 인상과 휴일, 연장근로 임금중복할증이 경영을 어렵게 한다고 논평을 냈다. 그 결과 2월 말, 휴일, 연장노동 임금 중복이 폐기되었고 5월 최저임금 개악이 통과됐다. 더불어 정부는 근로시간 단축에 대한 자본의 요구인 탄력근로제 방안을 논의 중에 있다. 비정규직 제로사회 선언은 공공부문에서 차별과 배제로 얼룩졌으며, 민간부문은 아예 논의조차 되지 않는다. 저임금-장시간-비정규 노동체제는 문재인 정부에서 여전히 유지되고 있으며 이는 재벌체제와 한 몸이다. 노동자민중이 겪는 삶의 문제의 책임을 재벌에게 묻지 못하는 문재인 정부는, 그 책임을 또다시 노동자에게 돌리고 있다.

 

더 이상 이 정부에 지지도, 기대할 것도 없다!

최저임금 인상과 관련한 공격 중 하나는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으로 고용이 악화되었다는 주장이다. 보수언론의 최저임금 인상 반대 논리이며, 김동연 경제부총리나 한국연구개발원도 이 같은 주장을 펴고 있다. 실제로 취업자 수 증가폭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핵심은, 누구에게 책임을 묻느냐는 점이고 그것은 계급적일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고용악화의 책임을 최저임금 인상에 물을 수밖에 없는 이유는, 재벌체제에 그 책임을 물을 의지가 없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최저임금 개악의 본질은 고임금 노동자의 임금을 명목으로 저임금 노동자의 임금을 삭감하여 재벌체제를 사수하는 것이다.

이제 문재인 정부가 노동자의 삶을 챙겨줄 것이라는 환상은 끝이 났다. 재벌 민원이나 듣고 있는 정부에서 우리에게 주어질 몫이란 없다. 정부, 재벌과 사회적 대화를 잘 하면 노동자도 잘 살 수 있을 거라는 기대는 이제 버리자. 저임금 노동 철폐, 비정규직 제로사회를 꿈꾼다면 이제는 정부와 싸우는 것만이 답이다. 당장 최저임금 속도조절운운하는 정부가 내년 최저임금을 어떻게 정할지 뻔하지 않은가? 민주노총이 최저임금 개악 철회를 위한 630일 총력투쟁을 예고한 가운데, 더 이상 빼앗기고 살지 않겠다는 힘을 보여주어야 한다. 정부와 재벌이 떼어주는 몫에 우리의 삶을 가두지 말자. 최저임금 개악 저지, 생활임금 쟁취, 비정규직 철폐, 우리의 투쟁으로 만들어나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