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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혁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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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동맹을 없애야 한반도 평화가 온다 

 

장혜경경기

 


612일 역사상 최초로 북미정상회담이 열렸다. 이로써 70여 년 지속된 북미 적대관계의 청산과 한반도 평화의 가능성이 열리는 새로운 정세가 조성되었다. 서로 핵전쟁으로 위협하면서 극한 대립을 벌였던 작년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이다. 북미정상회담의 성사까지는 우여곡절이 있었다. 볼턴의 리비아식 북핵 해법에 대한 북한의 강력한 반발과 트럼프의 정상회담 취소 소동을 거치며, 북미정상회담이 성사된 것이다


북미정상회담 개최, 그 배경은?

북미 간 힘겨루기라 할 수 있는 우여곡절을 겪으면서도 북미정상회담이 성사된 배경은 무엇일까? 북한과 미국 정부의 이해관계가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우선 북한은 미 본토까지 도달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능력 확보를 통해, 핵과 미사일을 바탕으로 대미관계 개선의 힘을 확보했다는 판단을 했다고 볼 수 있다. 이 힘을 기반으로 인민경제 향상이라는 절박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미관계 개선을 통한 국제적 고립상황을 타개하려는 것이다. 미국의 북에 대한 체제안정이 보장된다면 적극적으로 비핵화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이는 420[노동당전원회의]의 결정사항 - ·경제병진노선 폐기 및 사회주의 경제건설 총력집중, 핵과 ICBM 시험 중지와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 에서 잘 드러난다.

대북 화해정책을 펴는 문재인 정부의 집권이라는 한국 상황도 북한은 고려했을 것이다. 자유주의 정권의 집권은 통남통미通南通美의 조건을 형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4·27 남북정상회담이나 북미정상회담 성사가 위기에 처했을 때 이뤄진 28 깜짝 남북정상회담이 6·12 북미정상회담으로 가는 가교 역할을 한 점이 이를 잘 보여준다.

미국은 어떤가? 미국에게 북핵문제는 딜레마다. 그간 미국 정부는 북핵문제 해결을 의도적으로 방치해 이를 한반도 및 동북아의 패권 유지의 구실로 적극 활용해 왔다. 그러나 이는 북한의 핵무장을 불러와, 핵무기 비확산이라는 미국의 핵패권 정책과 정면충돌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여기에 북한이 미 본토에 이르는 사정거리를 가진 ICBM 개발에까지 이르면서, 미국 정부에게 북핵문제 해결은 발등에 떨어진 불이 되었다.

미국 주류 지배세력의 입장에서 볼 때 이단아인 트럼프의 정치스타일, 북핵문제 해결을 통해 재선을 노리는 트럼프의 정치적 계산이 북미정상회담 성사에 큰 영향을 미쳤지만, 이같은 미국의 근본적인 딜레마를 같이 볼 필요가 있다.

 

북미정상 합의 내용, 무엇을 말하는가?

이제 북미정상회담의 합의내용을 살펴보자. 북미정상회담에서 발표된 [공동성명]4항으로 구성되어 있다. “1. 미국과 북한 간의 새로운 관계를 수립, 2. 한반도의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평화체제를 구축, 3. 판문점 선언을 재확인과 북한의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약속, 4. 전쟁포로, 전쟁실종자들의 유해 수습 약속이다. 여기에 공동성명에 적시된 사항들의 완전하고 신속한 이행 및 후속 협상의 이른 시일 내 개최 약속이 들어 있다.

이를 놓고 미국 내 주류세력과 한국 내 보수세력은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가 합의문에 명시되지 않았다고 비판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철저히 미국 중심의 패권적 시각이다. 왜냐하면 미국이 원하는 CVID도 빠졌지만, 북한이 원하는 북미관계 개선과 체제안정 보장의 구체적 내용도 빠져 있다. 게다가 CVID는 패전국에게나 요구할 만한 가혹한 것이다. 미국이 원하는 비핵화는 물질적이고 불가역적인 것이 될 수 있지만, 북한이 원하는 체제안전 보장은 의지적이고 문서적인 성격을 갖고 있어 언제든 가역적인 될 수 있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이는 북미협상이 기울어진 운동장에서의 협상이라는 것을 의미하며, 이런 상황에서 CVID 명시는 북한에게 백기항복을 요구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오히려 이번 합의는 북미관계 개선과 한반도 평화체제 형성을 위한 첫 단추를 꿰었다고 볼 수 있다. 공동성명 전문에 있는 트럼프 대통령은 안전 보장을 제공하기로 약속했고, 김정은 위원장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향한 흔들리지 않는 확고한 약속을 재확인이라는 문장에서 이는 잘 드러나는 바, 북한이 요구하는 안정 보장과 미국이 원하는 비핵화에 대한 포괄적인 내용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특히 주목해서 볼 것은 공동성명 항목의 순서 배열이다. 공동성명은 북미간의 새로운 관계 수립과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이라는 1,2항 이후에 완전한 비핵화를 3항으로 배치했다. 이는 북한의 선 비핵화가 북미관계 개선의 시발이 아니라, 북미관계 개선과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속에서 북핵문제 해결을 추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선 비핵화 - 후 관계개선이라는 미국의 패권적 프레임에 일단 제동이 걸린 셈이며, 북핵문제 해결은 단계적, 동시적 방향 아래 추진될 수밖에 없음을 확인한 것이다.

회담 이후 후속 조치들이 이어지고 있는 것도 긍정적 신호다. 북한은 첫 이행조치로 미군 유해 송환을 시작했다. 공동성명에 명시되지는 않았지만, 북한은 미사일엔진시헙장 폐쇄 약속도 했다 한다. 미국 역시 정상회담 성과 이행 차원에서 8월로 예정된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합군사훈련과 한미해병대 연합훈련을 중단하기로 했다. 이는 현 국면이 북핵문제 해결의 입구로 얘기되었던 쌍중단(북의 핵미사일 시험 중지와 한미연합군사훈련 중지) 국면에 들어섰음을 의미한다.

이후 정세 추이는 북미정상 간 이뤄진 비핵화와 안정 보장에 대한 포괄적 합의가 얼마나 구체적인 합의에 이르고 실질적 이행으로 추진되느냐에 달려 있을 것이다. 북미정상회담 성사까지와 같이 많은 우여곡절이 있겠지만, 그 이행 시간은 그리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재선을 위해 미 정부는 비핵화에 대한 가시적 성과 시점을 트럼프 임기 만료시점인 2020년으로 설정하고 있고, 북한도 트럼프 임기 내에 최대의 성과를 내려 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우리의 과제는?

북미정상회담 직후 트럼프는 한미 양국이 그동안 방어적인 군사훈련이라고 강변했던 한미연합군사훈련의 실체가 바로 워게임임을 실토했다. 그리고 대화국면 유지를 위해 UFG를 중단하기로 했다. 이는 무엇을 말해주는가? 바로 비핵화 및 한반도 평화와 한미동맹은 병존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한미 양국은 UFG를 중단한다고 했지만, 이것만으로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핵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를 중단해도 미국은 괌이나 일본 기지에서 30분이면 핵무기를 한반도로 가져올 수 있다. 또 통상적인 한미연합훈련을 계속 이어갈 것이다. 즉 미국의 남한에 대한 핵우산까지 제거하는 온전한 의미의 한반도 비핵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한반도에 평화는 올 수 없다.

역시 주한미군의 한반도 주둔이 계속되는 한 온전한 한반도 평화는 올 수 없다. 미 의회는 주한미군의 병력을 22000명으로 제한하고, 그 이하로 병력을 감축하고자 할 때는 미 의회의 동의를 얻도록 하는 ‘2019 회계년도 미국방수권법'을 통과시켰다. 주한미군 문제가 북미협상의 대상이 되지 않도록 선제조치를 취해, 주한미군을 지렛대로 한 한미동맹 및 대동북아 패권전략을 계속 유지하겠다는 의지다.

그런데 북미 적대관계, 남북 적대관계가 해소되면 주한미군은 존재할 필요가 없다. 대북억제를 명분으로 한 한미동맹이 유지될 필요가 없다. 따라서 우리는 북핵 폐기를 넘어 미국의 핵우산까지 없애는 한반도의 완전비핵화, 사드 배치 철회, 주한미군 철수를 포함한 한미동맹 폐기투쟁에 나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