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가입

변혁정치

> 변혁정치

KT CP를 아시나요?

 

정연용인천

 


[사진 : KT민주동지회]   


지난 517일 법원은 피고인 KT는 원고인 CP 피해 당사자 중 손해배상 소송에 참여한 조합원 103명에게 515만 원을 지급하라고 화해권고 결정을 했다.
이후 KT민주동지회(KT 내 민주노조 현장조직)CP 명단에 포함된 1,002명 중 소송에 참여하지 않은 나머지 899명에 대해서도 동일한 보상이 필요하다고 제기했다. 결국 KT자본은 나머지 899명에 대해서 법원 결정과 동일한 금액을 지급할 것을 결정했다.

CP란 무엇인가?
지난 2008년 제 10KT 노동조합 선거를 앞두고 당시 민주노조 위원장 후보로 출마한 조태욱 후보(KT 노동인권센터 집행위원이자 해고자) 앞으로 익명의 우편물이 도착하고, 드디어 CP의 실체가 세상에 드러나게 되었다.

CP(C-Player) 일명 부진인력 퇴출 프로그램’. 2006년에 만들어진 민주노조 소속 활동가(민주동지회 회원), 명예퇴직 거부자, 성과 부진자 등 전국적으로 1,002명의 명단을 수합, 자발적(?) 퇴직을 목표로 생소한 업무 부여, 인사고과 최하등급, 비연고지 발령과 부서 내 괴롭힘과 왕따 등의 비인간적 대우와 탄압 프로그램의 존재가 회사의 공식 문서로 확인된 것이다.

이후 피해 조합원들의 폭로, 뒤이어 당시 CP를 기획한 본사 직원과 현장에서 해당 조합원을 퇴출시키기 위해 CP프로그램을 실행한 가해 팀장의 양심선언이 잇따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KT는 관련 사실을 부인하거나 특정 지역과 지사 직원의 일탈 행위로만 치부했다.

그러나 진실을 영원히 감출 수는 없는 법. 이후 관련 소송에 따른 법원 결정으로 CP프로그램의 존재와 그 실행으로 인한 피해가 낱낱이 밝혀졌지만, 회사는 아직까지도 공식 사과를 하지 않고 있다.

 

CP는 계속되고 있다

KT2002년 민영화를 앞두고 상시적 구조조정을 시행했다. 대규모 명예퇴직을 통한 인원감축이 구조조정의 골자였다. 2003년에는 명예퇴직을 거부한 직원들에 대해서 상품판매직이라는 비편제 조직을 만들어 동일 업무의 타 직원들과 업무 교육이나 영업 지원 등을 차별하며 업무부진자를 만들었고 일상적인 감시와 통제를 통해 해당 직원들을 압박했다. 당시 민주동지회는 인권단체와 민주노총 등의 지원 속에 투쟁을 벌여 2004년 해당 조직을 해체시켰으나, 결국 2006년에 또 다시 CP라는 이름의 퇴출프로그램이 등장한 것이다. 이때 현장에서는 특정 직원에 대한 차별은 물론이요, 노골적인 괴롭힘과 탄압이 자행되면서 그들이 관리대상이라는 말들이 돌았다. 해당 직원뿐만 아니라 그를 지켜보는 주변 직원들도 고통스럽기는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이들 역시 회사와 관리자들의 눈 밖에 나는 것이 두려워 회사의 반인권적 행태를 묵인하고 방관하며 또 다른 가해자가 될 수밖에 없었다. KT현장은 극도로 황폐화되기 시작했다.

KT 자본의 공식적인 문서를 통해 퇴출프로그램 운영 사실이 드러나면서 민주동지회는 법적 대응을 포함한 투쟁을 시작하였고, 결국 얼마 전 법원 판결을 통해 CP라는 퇴출프로그램의 실체를 최종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CP 피해 당사자들이 지난 시기 당해왔던 피해와 고통을 치유하고 보상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결과이기는 하나, 일정 수준의 위로금을 받아내는 성과도 거두었다.

그러나 CP의 실체가 폭로된 이후에도 KT 내에서 직원들에 대한 감시와 퇴출 시도가 끝난 것은 아니었다. 2014년에는 박근혜 정권의 낙하산으로 삼성 출신의 황창규 회장이 KT 회장으로 부임하면서 8,304명의 대규모 퇴직을 포함한 구조조정이 실시되었고, 역시나 당시 명퇴 거부자와 민주노조 활동가 등을 CFT(현 업무지원단)라는 신생 조직으로 몰아넣으며 제2CP를 재탄생시킨 것이다.

 

질긴 놈이 승리한다!

이렇듯 자본은 지속적인 이윤 창출을 위한 수단으로 현장에 대한 감시와 통제뿐 아니라 분리와 배제, 고립, 차별이라는 잔인한 학살 무기를 결코 내려놓지 않고 있다.
그러나 민주동지회를 비롯한 민주노조 활동가들 또한 어용노조의 무관심을 넘은 조직적 방해 속에서도 저항을 포기하지 않았다. CP문서가 확인되고 집행된 이명박 정권의 낙하산 이석채 회장, 뒤이어 CFT가 만들어진 박근혜 정권의 낙하산 황창규 회장이라는 반노동의 암흑기를 거치는 동안에도 투쟁을 포기하지 않았기에 작지만 소중한 승리를 일구어 낼 수 있었다. KT현장의 적폐청산 투쟁은 이제 고개 하나를 넘었을 뿐이다. ‘민주노조 건설비정규직 정규직화’, ‘통신공공성 실현이라는 큰 산을 넘기 위해 민주동지회는 앞으로도 이 투쟁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 k2s0o1d6e0s8i2g7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