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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혁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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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곳에 재벌의 횡포가 있다
조씨 일가 퇴진을 외치며 투쟁에 나선 인하대학교

 

허성실학생위원장




지난 4, 대한항공 조씨 일가의 전횡이 드러나며 많은 민중이 분노했다. 노동자민중을 착취하는 것도 모자라 비상식적인 인권탄압을 자행한 조씨 일가의 범죄가 낱낱이 밝혀졌다. 그 중에서도 단연 주목을 받은 것은 인하대학교에 대한 불법적 개입이었다. 정석인하학원의 이사장을 맡고 있는 조양호를 비롯하여, 조씨 일가가 인하대학교 이사회를 독점하고 각종 비리를 저지른 것이 드러난 것이다.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의 인하대 부정 편입 의혹, 조씨 일가의 독점적 이사회 참여를 비롯하여 불법적 총장 선임은 인하대학교 구성원의 큰 반발을 샀고, 현재 대학 구성원들은 <한진그룹 갑질·족벌 경영 청산과 인하대 정상화를 위한 대책위원회>를 구성하며 조양호 이사장과 조원태 이사 퇴진, 조씨 일가의 이사회 참여 불가를 요구하고 있다.

 

대한항공-인하대, 재벌이 대학에 침입한 근원적 요인과 병폐

어떻게 대한항공의 갑질 경영이 인하대까지 침투하게 된 것일까? 현재 재벌의 대학 운영 참여와 독점은 너무 당연한 현상으로 여겨지고 있다. 이미 널리 알려진 삼성-성균관대, 두산-중앙대 등 재벌이 이사회에 개입하고 있지 않은 곳을 찾기 어려울 정도이다. 심지어 대학들이 발 벗고 나서 기업 후원을 찾아다니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재벌의 대학 운영은 많은 병폐를 낳고 있다. 최근 인하대학교에서는 대학발전기금으로 조양호 이사장이 회장으로 있던 한진해운의 채권을 130억을 들여 매입한 사실이 밝혀졌다. 또한 학내 상업시설, 인하대병원 주차장 관리와 지하 매장 임대, 리모델링 등 일감 몰아주기를 통해 대학과 병원 등 비영리 법인에서 발생하는 수익 상당 부분을 조 회장 일가가 차지하고 있다. 이처럼 투여한 자본에 대한 이윤을 창출하는 데 혈안이 된 재벌 이사회들은 한국 사회 대학 교육을 멍들게 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횡포는 대학교육의 성격을 분명히 드러내기도 한다. 교육과 같은 공공영역이 점차 사유화됨에 따라 대학도 자본의 재편에 발맞춰 성격과 존재 이유를 바꿔갔다. 그 결과, 대학은 소수의 엘리트 교육기관에서 보편적 교육기관으로 성격이 전환되었다. 이는 교육을 위한 비용을 지불하는 자본을 위해 대학은 자본축적에 필요한 노동력과 기술의 재생산을 담당하게 되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로써 산업에 필요한 경영, 공학, 과학기술 등이 대학의 핵심 커리큘럼으로 배치되고, 경영기술과 과학기술의 연구를 활성화하기 위한 산학협력이 화두가 되었다. 이처럼 대학의 발전은 재벌이 독점하고 있는 지금의 체제를 강고히 하는 과정이었다. 재벌은 대학 설립을 통해 사회에 기여하겠다는 허울 좋은 취지가 아닌, 이윤을 추구하고 자본의 입맛에 맞는 노동계급을 안정적으로 재생산하기 위한 방안으로써 대학을 활용하고 있다.

 

대한항공 조씨 일가의 이사회 장악·횡포, 더 이상 용납할 수 없다

특히나 인하대에서는 대학 재정에 3%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한진 자본이 인하대를 마음껏 주무를 수 있는 구조이다. 이는 대학을 운영하는 데 있어 대학의 소유권이 제1요소로 여겨지는 독점적 이사회의 구조 하에서 가능한 일이다. 심지어 한 번 사학재단을 설립하면 몇 대에 걸쳐 그 소유권을 유지한다. 이런 구조에서 조씨 일가는 130억 채권부터, 학내 상업시설 임대료까지 한진 자본이 이윤을 낼 수 있는 모든 것에 개입하여 이윤을 창출하였다. 그 과정에서 권리를 박탈당하고 착취당하는 것은 대학의 구성원이다. 예컨대, 인하대는 70%가 넘는 등록금 수익으로 대학을 운영하고 있음에도 조씨 일족이 대학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는 이유로 총장 선출부터, 상업 시설 교체까지 대학 운영 전반을 좌지우지하고 있다. 특히 권력의 외부에 놓여있는 학생과 비정규직 노동자에게 이윤을 갈취하여 조씨 일가의 수입 창출원 상아탑을 완성시켰다. 대학을 설립하는 데 있어 3%의 지분을 갖고 있다고 해서 조씨 일가가 그만한 권한을 가질 정당성은 어디에도 없다. 이제는 착취당하고 있는 대학구성원이 함께 모여 이를 통제하고, 조씨 일가의 횡포를 단죄해야한다.

 

대학의 국공유화, 재벌 체제 청산 투쟁이 만나는 지점

한 사회는 누가 생산을 통제하고 있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재벌이 통제하고 있는 이 나라의 모든 영역은 재벌의 손아귀를 벗어나기 어렵다. 대학 또한 마찬가지이다. 그렇기 때문에 인하대 구성원들이 이사회 개편과 대학국공유화의 전 단계인 종합형 사립대학으로의 전환을 요구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대학을 소유할 수 있는 현재의 구조를 바꾸어 대학을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는 주장이자, 노동자민중을 착취하고 비리범죄를 일삼은 조씨 일가의 어떠한 운영·개입도 허용할 수 없다는 요구이기 때문이다. 또한 인하대 구성원들은 조씨 일가 퇴진을 위한 촛불집회에 대한항공 노동자들과 함께 참여하며 활발한 연대활동도 벌이고 있다.
이번 인하대학교 사태를 통해 한국사회 대학의 모순적 구조가 적나라하게 드러났을 뿐만 아니라, 재벌이 이 사회를 어떻게 움켜쥐고 있는지도 확인되었다. 우리는 더 이상 조씨 일가의 횡포를 용납할 수 없다. 곳곳에 재벌의 횡포가 있다면, 우리는 곳곳에서 투쟁을 만들어낼 것이다. 조씨 일가의 횡포에 맞서 싸우고 있는 대한항공 노동자, 이사회의 문제를 지적하며 대학의 소유구조 개편을 요구하는 인하대 구성원들의 투쟁에 함께 연대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