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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주의가 금기어인 한국사회의 열린 틈을 뚫고

사회주의 운동 

대중화로 나아가자

 

김태연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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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놈 사회주의자다

지난 대선 때 홍준표가 토지공개념, 사회적 경제 등을 근거로 문재인 후보를 사회주의자로 몰아붙였다. 말도 안 되는 소리로 사람 같잖은 홍준표 얘기라서 그런지 모르나, 어쨌든 사회주의 공세가 먹히지는 않았다. 그러나 한국사회는 여전히 사회주의자딱지를 붙이기만 하면 상대를 바로 아웃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회이다. 세계의 다른 나라들에서도 소련과 동구권 사회주의 모델이 실패한 후 진정한 대안체제로서 사회주의는 신뢰를 완전히 회복하고 있지는 못하다. 그러나 사회주의는 선택 가능한 여러 대안들 가운데 하나이며, 한국사회처럼 사회주의가 유독 금기어 취급을 받고 있는 나라도 사실 드물다.

분단과 전쟁으로 인해 사회주의가 금기어가 된 한국에서 사회주의 운동 대중화는 가능할까? 2018년 정치캠프에서 그 가능성을 가늠해 보았다. 한국 사람들은 사회주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621일부터 727일까지 변혁당이 참세상연구소에 의뢰하여 진행한 한국사회의 발전방향과 이념지향에 대한 설문조사에 1,013명이 응답했다. 응답자는 노동자 80%, 학생 15% 등이었다. 노동조합·정당·사회단체 가입 경험이 있는 사람이 70%이며, 응답자의 50%가 노조 간부 경험이 있으므로 표본은 상당히 진보적인 성향의 사람들이라 볼 수 있다. 응답자들의 지지 정당별 분포를 보면 정의당 33%, 민주당 14%, 변혁당 8% 등이다. 보수 성향을 포함한 한국사회 구성원 전체의 생각은 글로벌 리서치 기업인 입소스Ipsos20184(28개국 2만여 명 응답) 조사결과와 변혁당 설문조사의 민주당 지지 응답자의 답변을 근거로 추정했다.

 

자본주의와 사회주의에 대한 생각

변혁당 설문조사 전체 응답자의 70%가 자본주의에 대해 절망적이라고 답했다. 보수 성향을 포함하는 한국사회 전체구성원의 평균적 의식에 가장 근접할 것이라고 판단되는 민주당지지 응답자들의 50%가 한국 자본주의에 대해 절망적이라고 답했다. 즉 한국사회에서 진보는 물론이고 보수 성향 사람들까지도 반자본 의식이 높으므로 대중적 반자본 운동이 가능하다.

그렇다면 매우 높은 반자본 의식이 곧바로 사회주의에 대한 지지로 연결되는가? 조사결과 그렇지는 않았다. 전체 구성원의 70% 이상이 계획경제보다는 시장경제를 선호했다. 사회주의 정치체제의 민주주의에 대한 불신 역시 세계 3위로 높았다.

그렇다면, 한국사회가 어떤 사회로 나아갔으면 좋을지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전체 구성원 70% 이상이 자본주의를 중심으로 운영되는 사회를 선호했다. 아직 한국사회에서 사회주의 대중화의 가능성이 정녕 없다는 말인가? 다행히도 그렇지는 않다. 변혁당 설문조사 응답자의 54%는 사회주의사회 또는 사회주의를 중심으로 하되 자본주의적 방식으로 보완되는 사회를 원했다. 즉 진보 성향 대중들로부터 사회주의 운동 대중화의 가능성이 확인되고 있는 것이다. ‘사회주의가 금기시 되는 사회에 틈이 보인다.

 

내외 정세를 통해 내다본 사회주의 운동 대중화 전망

한국사회의 특수성이 크게 작용하지만, 국제적인 정세 흐름과 무관할 수는 없다. 미시적으로는 복잡한 부침이 있지만, 세계적인 큰 흐름을 보면 20세기 전반 50년은 대공황으로 터진 자본주의 위기를 전쟁으로 넘겼고 전 세계적으로 사회주의 운동이 고양되었다. 반면, 20세기 후반 약 40년간은 전후 자본주의가 부흥한 데 반해 소련과 동구권의 몰락 등 사회주의 운동이 위기에 처했다. 20세기 말부터 21세기 현재까지 30~40년은 자본주의가 다시 위기에 처해 반자본 운동이 거세어지고 있는 시기이다. 세계 사회주의 운동은 소련과 동구권 사회주의 몰락으로 인한 불신과 문제점을 완전히 극복하지 못했지만, 21세기에 들어서서 남미, 남유럽, 미국 등에서 다시 시도되고 있다. 세계 여러 지역에서 전진과 후퇴를 거듭하면서 21세기 사회주의 운동이 전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흐름은 한국사회에도 일정 정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사회주의가 금기어인 미국에서 21세기에 들어 대중적 사회주의 운동이 일어나고 있는 점을 한국 사회주의 운동이 눈 여겨 보아야 할 것이다.

촛불항쟁 이후 보수 정치 세력 내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낡은 반북·반공 이데올로기를 등에 업고 집권해 온 수구보수 세력은 위기에 처했다. 이들은 낙태, 성소수자, 보편적 복지, 난민, 핵 이슈 등을 중심으로 보수의 재편을 꾀할 것이며 한국사회에 보수-진보의 대립구도를 강화해 나갈 것이다. 촛불항쟁 덕분에 다시 집권한 개혁보수 세력은 정치개혁으로 지지를 얻고 있으나, 친재벌 정책으로 급선회하고 있으므로 촛불항쟁 대중의 개혁 요구에 부응하지 못할 것이다. 민주노동당 분열 사태 이후 제도정치권에서 각축하던 진보 정치 세력은 정의당이 옛 민주노동당 지위를 차지했고, 이 변화된 정치 지형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보수 정치 세력과 진보 정치 세력 내의 변화는 사람들로 하여금 한국사회의 정치적 지향을 고민케 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이런 정세에서 사회주의 운동 세력이 자신의 노선을 대중적으로 제출하고 운동을 적극 펼치지 않는다면 변화된 정세에서 한 발 나아갈 수 있는 기회를 상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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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 STOP! 사회주의 YES!

한국사회의 특수성, 대중적 준비 정도 등을 이유로 사회주의를 머나먼 미래로 유보하고 우회할 것이 아니다. 이번 설문조사에서 확인되듯이 한국사회 구성원들은 적자생존과 약육강식의 자본주의적 방식보다는 협동과 공동체적 원리에 기반한 사회주의적 방식에 대한 선호도와 기대가 높다. 이러한 삶의 가치와 방식을 사회체제로서의 사회주의에 대한 신뢰와 동의로 발전시켜야 한다. 그간 투쟁 과정에서 이미 높은 수준의 대중적 요구로 부상되어 있는 공공의료와 공공교육이 지향하는 가치와 방식이 바로 사회주의의 가치와 방식임을 직접적으로 얘기해야 한다. 비정규직 없는 사회, 재벌총수 일족이 아닌 노동자민중이 주인 되는 사회가 바로 사회주의 사회임을 말해야 한다. 설문조사에서 노동자가 재벌대기업의 실질적 주인이라는 의식이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재벌총수 일족의 경영권을 박탈하고 아래로부터의 민주적 통제 의식을 확대할 수 있는 반자본 대안 투쟁의 근거이다.

그저 사회주의를 외친다고 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자본주의에 의한 최대 피해자들인 비정규직 노동자와 미조직 노동자들 속에서 튼튼한 반자본 대중투쟁의 기지를 구축해내야 한다. 청년학생들을 사회주의 운동의 주체로 세워야 한다. 여성과 소수자에 대한 억압과 차별에 맞서는 운동에 사회주의 운동이 어떻게 동행할 것인지 부단히 고민하고 실천으로 나서야 한다. 무한탐욕·환경파괴 자본주의 STOP! 사람·환경 공존하는 사회주의 YES! 사회주의는 적-록이 만나는 우산이 되어야 한다.

대중화를 고민하는 한국 사회주의 운동은 고립포위 국면을 뚫고 우군을 넓히는 방향으로 연대연합전략을 구사해야 한다. 사민주의 운동, 협동조합 운동 등 제반 반자본(비자본) 공동체 지향 운동에 대해 그 한계에 착목하여 주타방으로 치부하기 보다는 사회주의 우군이 될 수 있도록 폭넓고 유연하게 연대해야 할 것이다.

앞으로 3~4년간 공공성과 반재벌을 중심으로 사회주의 의제와 투쟁을 대중화하고, 비정규직 노동자와 미조직 노동자층에 튼튼한 반자본 대중투쟁 기지를 구축하고, 폭넓은 반자본(비자본) 공동체 연대를 구축하는 사업을 중심으로 자본주의 STOP! 사회주의 YES!’ 운동을 대중적으로 전개해 나가자. 이런 기반 위에서 2022년에 사회주의 합법대중정당과 사회주의 대선후보전술을 힘 있게 구사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사회에서 사회주의를 금기어 목록에서 지우고 사회주의 대중화를 위한 2단계 운동을 힘 있게 펼쳐 나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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