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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회사에 일단 원서 내고 

월급 확인하고 일할지 말지 결정하라?

노동자의 진짜 직업세계를 보여주는 한국잡월드 노동자들의 투쟁

 

권미정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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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공공운수노조(늘푸른소나무)]  



109, 생활임금쟁취! 비정규직 정규직화쟁취!를 위한 한국잡월드 노동자들의 천막농성 84일째가 됐다. 공공운수노조 경기지역본부장 동지의 단식투쟁은 12일차다. 공공운수노조 경기지역지부 한국잡월드분회는 41일 노조를 결성하고, 점심시간을 쪼개서 중식집회를 하고 일주일에 하루 쉬는 날인 월요일에는 청와대 앞 집회를 하고, 뜨거운 햇빛이 무서운 여름날에 결의대회, 연대집회를 진행했다. 그리고 천막농성을 시작했고 97일과 8일에 파업 찬반투표를 진행하여 94.3% 찬성으로 전면투쟁을 선포했다.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의 본질

노동부 산하기관인 한국잡월드가 보이는 행태는 정부가 선언한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정책의 본질을 보게 했다. 1차 노사전(노조-사용자-전문가)협의회에서부터 사측은 자회사만을 말했다. 920일 진행된 11차 노사전협의회에서 사측은 자회사 전환을 위한 채용일정 계획을 제출했다. 임금체계, 복지, 근무조건 등은 없었다. 그리고 자회사 법인등기를 하고나서 105일 진행된 노사전협의회에서는 일단 자회사 지원하고 맘에 안 들면 그때 가서 선택하라고 말도 안 되는 얘기만 했다.

이후, 7개의 용역업체가 계약체결 시점이 달라서 계약기간이 만료되는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컨설팅업체 설명회가 진행됐다. 임금이 얼마냐고 물어보는 노동자들에게 지금은 시뮬레이션을 해야 하니 정확하게 모른다며 원서를 내고 본인 월급을 보고 나서 결정하라고 했다 한다. 일단 자회사로 가고 나중에 조건을 보고 일할지 말지를 결정하라는 것이다. 한국잡월드로서는 자회사로 보내면 끝이라는 의미이고, 계약기간이 끝난 노동자들에게 묻지도 말고 그냥 자회사로 가라는 말이다. 정부의 비정규직 제로 정책은 이런 것이었다.

용역계약으로 유지해왔던 일이 타당한 것이었는지는 검토할 필요도 없는 상황이다. 한국잡월드에는 52명의 정규직이 있지만 체험관 강사를 비롯한 338명의 간접고용노동자들이 없으면 한국잡월드는 운영이 불가능하다. 용역계약은 이제 지속할 수 없다는 것은 명확하니 자회사라고 이름과 형식만 바꾸겠다는 것이다. 비정규직 제로가 아니라 변형된 비정규직이 계속 확대되고 있다. 비정규직의 노동조건은 전혀 달라지지 않았는데 이름만 바뀐 채, 비정규직이 아니라고 우기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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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세계의 감춰진 비정규직 드러내는 투쟁

2012년 개원한 한국잡월드는 소속외 인력이라는 용역회사 노동자들을 중심으로 인력을 운용해왔다. 338명의 노동자들은 7개 용역회사 소속으로 있고, 업체별로 시설, 주차, 경비와 청소, 전산, 고객센터, 체험관업무로 나눠져 있다. 개원 이래 7년 동안 노동자들은 업체의 변경과 무관하게 매번 재계약을 했다. 한국잡월드에 노동조합이 2개 있었지만 모두 정규직만 가입할 수 있는 곳이어서(얼마 전 한 군데는 해산)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노동조합은 남의 것이었다. 그러다가 정권이 바뀌고 공공부문에 변화의 바람이 분다고 느꼈지만, 변화는 노동자들이 만들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체험관강사들은 노동조합을 만들었고 투쟁을 전개하고 있다.

청소년체험관 게임개발회사 체험실 강사에게 초등학생이 게임개발회사에도 비정규직이 있나요?”라는 질문을 한 적이 있다고 한다. 노동자들은 투쟁으로 대답하고 있다. 공공기관이 장사를 할 게 아니라 공공직업관으로 제대로 기능하게 해서 앞으로 비정규직이 없는 세상을 만들자고.

최근 사측은 청소년의 건강한 노동과 권리에 대한 교육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해 청소년 노동인권교육을 진행한다고 이벤트를 하고 있다. 사측의 행태를 보면, 그들이 생각하는 노동권은 도대체 무엇일지 궁금하다.

한국잡월드분회는 사내 집회를 계속하고 있고 사측은 업무방해가처분신청을 냈지만 기각되었다. 918일 분회의 첫 파업을 진행하고 928비정규직 철폐 총력투쟁대회 파업출정식을 통해 공공운수노조 경기본부장의 단식이 시작되었다. 조합원들도 하루 동조단식을 하면서 매일 출퇴근 집회, 점심시간 단식집회, 게릴라파업, 수요일에는 집중집회를 하고 있고, 방문한 학부모의 제안으로 현장에 자회사 반대 서명대도 설치했다.

변혁당 경기도당도 한국잡월드분회 투쟁을 지지하며 함께하고 있다. 투쟁선포 기자회견에, 천막농성투쟁에, 투쟁결의 연대집회도, 투쟁승리 문화제에도 도당은 함께했다.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전환의 제대로 된 모습을 보여주자고, 이길 수밖에 없는 그 투쟁에 함께하겠다고 발언했다.

천막농성 지지방문, 단식농성연대, 투쟁 지지현수막을 통해 도당의 책임 있는 연대를 실천하고 있고 지지피켓을 만들어서 함께 들려고 한다. 한국잡월드분회가 지치지 않고 지금처럼 투쟁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함께할 것이다. ‘비정규직 제로정책의 허구를 깨고 진짜 노동권을 찾아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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