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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호 사회변혁노동자당 2018.11.02 09:28

사람마다 신장의 크기가 다르다

 

박석준한의사(흙살림동일한의원장, 동의과학연구소장)

 


신장은 밖[]을 주관한다. 신장은 장기 중에서도 가장 음적陰的인 장기다. 음은 계절로 치면 겨울에 해당하는 장기다. 무성하던 모든 것을 갈무리해서 간직하고 있는 계절이다. 그런 겨울에 비유되는 신장이 밖을 주관한다는 말은 다소 의외다. 그런데 돌멩이에 끈을 매어 돌리는 경우를 생각해보자. 끈으로 묶은 돌을 돌리면, 돌은 밖으로 나가려 하지만 끈에 묶여 계속 원운동을 할 수밖에 없다. 밖으로 나가려는 돌을 안으로 들어오게 하고 계속 돌게 하는 것은 끈을 잡은 손, 곧 중심이다. 바로 그런 역할을 하는 것이 신장이다.

멀리 가되 중심을 향해 다시 수렴되어야 한다면 구심력이 있어야 한다. 이러한 구심점으로서의 신장의 기능이 잘 발휘되는지 알아보기 위해서는 신장의 기능이 밖으로 드러나는 곳인 귀를 보면 된다. 먼 곳의 소리까지 잘 들을 수 있으면 신장의 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되고 있는 것이다. 한 마디로 귀로 소리를 잘 듣는 것이다. 그래서 신장의 기능이 좋은 사람은 잘 듣는다. 그런데 신장은 뇌의 수(뇌수腦髓)를 주관하며 정지情志에 있어서는 슬기가 나오는 지를 주관한다. 흔히 나이 들어 귀가 먹지 않으면 치매 걸릴 확률이 적다는 말도 그래서 나온 것이다.

총명聰明하다고 할 때, 가장 먼저 드는 조건이 잘 듣는 것이다. 잘 듣는 것은 남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것도 뜻하지만 그러려면 무엇보다도 듣는 기능이 좋아야 한다. 성인聖人이라는 글자에도 귀가 먼저 나온다. 언어는 우연히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직관과 오랜 경험을 통해 얻어진 대상에 대한 본질적 이해를 반영하여 만들어진다.

 

귀를 보면 신장의 위치와 기능을 알 수 있다

신장의 크기와 위치 등을 알아보려면 겉으로 드러난 것을 보면 된다. 얼굴빛이 검고 피부의 무늬가 작고 고운 사람은 신장이 작고, 무늬가 거친 사람은 신장이 크다. 검은 색은 신장이 속한 오행의 수의 색이다. 일반적으로 피부는 폐가 관리하는 것이지만 피부 위에 나 있는 작은 무늬는 신장이 관리한다. <내경>에서는 신장에서 기교奇巧가 나온다고 하였다. 기교는 교묘한 솜씨를 말한다. 짜임새가 아기자기하여 아름다운 느낌을 주는 것이다. 기교가 뛰어난 사람은 정교한 작업을 잘 할 수 있다. 예로 피아니스트나 세공 노동자는 아주 정교한 작업을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살의 무늬도 작고 아름답다


 

쇼팽의 손

 

귀가 높이 달린 사람은 신장도 높이 위치하며, 귀가 뒤쪽 아래로 숨은 사람은 신장이 아래에 위치한다.

귀가 단단한 사람은 신장도 견고하고, 귀가 얇고 단단하지 못한 사람은 신장이 약하다. 귀가 앞쪽으로 협거頰車[아거牙車] 쪽에 잘 달린 사람은 신장이 단정하고, 귀가 한쪽으로 치우쳐 높이 있는 사람은 신장이 한쪽으로 기울어져 있다.

신장이 작으면 오장이 편안하여 나쁜 사기에 잘 상하지 않고 신장이 크면 허리가 잘 아프고 사기에 쉽게 상한다. 신장이 높이 위치하면 등이 아파서 구부리거나 펴기를 잘 못한다. 신이 아래로 처져 있으면 허리와 엉치가 아프거나 호산(狐疝. 대장이 음낭으로 내려왔다 들어갔다 하는 병증)이 생긴다. 신장이 견고하면 허리나 등이 아프지 않고, 신장이 연약하면 소갈[소단消癉]이 잘 생긴다. 신장이 단정하면 신장의 기가 조화되고 편안해서 잘 병들지 않는다. 신장이 한쪽으로 치우쳐 있으면 허리와 엉치가 아프다.

 

협거혈 [출처: 네이버 한의학대사전]

 

신장이 상하는 이유

억지로 무거운 것을 들면 신장을 상한다. 또한 성생활을 지나치게 해도 신장을 상한다. 모두 신장의 힘을 너무 썼기 때문이다.

그런데 흔히 많은 사람들이 간과하고 있는 중요한 이유가 있다. 그것은 땀이 난 채 찬물로 목욕을 해도 신장이 상한다는 것이다. 특히 더운 여름날에는 땀을 흘리고 곧바로 목욕을 하거나 등멱(목물)을 하는 경우가 많다. 어떤 사람은 찬물로 목욕해야 건강하다면서 찬물을 쓰는 경우가 있다. 찬물로 목욕할 때는 땀이 나지 않은 상태여야 한다. 땀이 난다는 것은 땀구멍이 열려 있다는 말이고 땀구멍이 열려 있는데 갑자기 찬물을 접하면 그 찬 기운이 곧바로 신장에 들어간다. 그러므로 땀이 났을 때는 그늘에서 바람을 쏘이지 말고 천천히 땀을 들인 다음 찬물로 목욕해야 한다. 오랫동안 습기가 있는 곳에 앉아 있거나 억지로 물에 들어가 참고 있어도 신장을 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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