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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혁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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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는 이사회가, 피해는 학생들이?

대학파탄 주범

비리범죄 사학재단 퇴진을 명한다


근형학생위원회

 


대학기본역량진단평가 후폭풍이 매섭다. 교육부에서 지난여름 시행한 대학기본역량진단평가 결과로 수십 개의 대학이 신입생 정원 감축과 재정지원제한 등 고강도 구조조정을 받게 되었다. 이런 식의 대학평가가 정당한지도 따져볼 문제지만, 발등에는 더 급한 불이 떨어졌다. 일부 대학은 사학재단과 이사회가 비리, 범죄행위를 저질렀다는 이유 때문에 구조조정의 대상이 된 것이다. 더욱 황당한 것은 그 비위행위를 고발하고 규탄한 주체가 바로 학생과 구성원들임에도 불구, 그것이 부메랑이 되어 학생들만 피해를 받게 된다는 점이다. 정작 비리사학 재단과 이사회를 퇴출하는 법안은 국회에 꽁꽁 발이 묶여 있는, 그야말로 황당무계한 사태다.

 

처벌은 범죄자에게! 퇴출 대상은 학생 아닌 이사회!

가령 수원대의 사례를 보자. 지난해 교육부는 수원대 학교법인의 111억 원에 달하는 회계부정 및 비리 책임을 물어 총장과 이사진의 중징계를 요구했으나, 이인수 전 총장만 사퇴했을 뿐 주요 이사진은 여전히 그대로다. 이들의 비리 탓에 수원대는 교육부의 대학기본역량진단 평가에서 역량강화대학으로 지정됐다. 역량강화대학은 학생 10%를 감축하는 구조조정 대상 대학을 의미하며, 미 이행시 재정지원이 제한된다. 하지만 비리 이사진의 퇴진을 누구보다 끈질기게 요구했던 주체는 정작 수원대 학생들이었다. 대학운영 파탄의 주범인 이사회를 처벌해야 마땅한데, 가장 먼저 이사회 퇴진을 얘기한 학생들이 대신 처벌받는 셈이다.

대학기본역량진단평가에서만 드러나는 사례는 아니다. 부산외대 역시 2019년 입학정원 감축과 국고지원금 환수 처분을 받았다. 부산외대 학생들이 뭔가 잘못한 것일까? 전혀 아니다. 부산외대 캠퍼스 이전 시 재단이 납부하는 전입금을 제때 납부하지 않은 것에 대한 페널티다. 대학 구성원들이 분노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 않은가. 부산외대 교수, 학생, 노동자들은 교육부 제재를 받기 전까지 재단은 도대체 무엇을 한 것이냐"주먹구구 재단운영 이사회 해체를 촉구하고 나섰다.

매우 정당한 요구다. 처벌은 잘못한 사람이 받아야한다. 사학재단 이사진의 방만함과 추악한 비리범죄 때문에 대학이 망가진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심지어 2018년 현재는 대학기본역량진단 평가에 이사진의 비리범죄가 반영, 대학 폐교나 구조조정의 명분이 되고 있다. 물론 이런 대학기본역량진단평가가 올바른 것은 아니나, 비리사학의 범죄행위에 대한 단죄는 반드시 필요하다. 구조조정의 칼날은 학생과 노동자가 아닌 대학파탄의 주범, 범죄비리의 주범인 재단과 이사회를 향해야 한다. 그렇기에 수원대, 부산외대, 평택대 등 학생들은 추악하고 무능력한 이사회에 맞서 투쟁하고 있다.

 

도처에서 들리는 비리이사 퇴진’, 대학가에 새로운 파장을 던지자

이렇듯 비리범죄 이사의 퇴진이 정당한 요구일진데, 수원대, 평택대, 부산외대 그 어떤 대학에서도 범죄 이사들이 알아서 퇴진하지는 않는다. 이 뻔뻔함의 정체는 무엇인가. 재단이 자신의 소유물에 불과하기에 가능한 것이다. 자기 소유의 재단이니까, 자기 소유의 대학이니까 범죄를 저지르든 비리를 저지르든 제멋대로 대학을 망쳐도 된다는 셈이다. 한국에서 사적 소유가 작동하는 방식이 이렇다. 전 국민의 공적 기구인 대학을, 학생들의 인생을 망쳐놓고도 자기 소유의 재단과 대학이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 개별 대학 학생들의 비리 재단 퇴진 투쟁은 사적 소유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면 해결책은 무엇인가. 대학이 이사진의 재산이라는 관념이 얼마나 터무니없는가를 드러내야 한다. 사립유치원이 원장의 소유물임에도 불구, 유치원 비리가 전국적 문제가 된 순간 시민들은 유치원에 대한 공적 통제가 필요함을 깨달았다. 사학문제 역시 마찬가지다. 캠퍼스 담장을 넘어 비리재단 퇴진투쟁을 전국적 문제로 확장시키자. 학생들의 등록금으로도 모자라 꾸준히 국고보조금을 빨아먹으면서도 그 돈을 사유화하는 비리 사학재단의 퇴진문제, 이제 전국적 흐름을 만들고 정부 차원의 해결을 요구하자. 대학 내 비리범죄 이사를 퇴진시키고, 국회에 묶여있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도 통과시켜야 한다.

무엇보다, 대학에 대한 공적 통제를 회복해야 한다. 매년 10조에 달하는 국고를 비리와 범죄로 얼룩진, 구성원의 일상을 짓밟는 사학재단에 맡겨야 할 이유는 어디에도 없다. 범죄자들의 죄를 단죄하고, 그들의 범죄자산을 환수하고, 나아가 대학 자체를 국유화해야 한다. 사립유치원의 국공유화가 답이듯, 전체 대학의 80%를 차지하는 사립대학도 국유화만이 답이다. 국유화와 사회적 통제만이 비리 이사의 횡포를 예방하고 민주적인 대학을 만들 수 있다. 비리 이사 퇴진투쟁에 힘을 보태고, 대학 국공유화 문제로 이끌어내도록 하자. 지금 대학가에 필요한 새 바람은 사립대학의 국공유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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