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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혁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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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기업 노동자들의 빼앗긴 9년,

반드시 돌려놓을 것이다


최지순┃충북(금속노조 대전충북지부 유성기업 영동지회 법규부장)



이제는 기억하는 사람이 많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3년 전 촛불이 막 타오르기 시작할 무렵, 유성기업 노동자들은 경찰의 방해 속에 기어이 청와대 코앞까지 가는 길을 열어냈다. 겨울 추위가 다가오려던 즈음이었고, 우리는 상복을 입은 채 아스팔트 바닥에 몸을 던졌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 길은 광장을 메운 수백만의 사람이 마음껏 오갈 수 있는 통로가 됐다.


그로부터 또 시간이 좀 더 지나, 청와대의 주인이 바뀌었다. 그리고 2019년 지금, 우리는 3년 전 바로 그 길 위에서, 그때와 같은 상복을 입고, 진절머리 나도록 바뀌지 않은 현실 속에 여전히 똑같은 요구를 부르짖으며, 다시 바닥에 몸을 던지게 됐다. 달라진 게 있다면, 이번엔 추위 대신에 장마와 폭염이 악다구니를 부린다는 것 정도다. 하긴, 3년이 대수일까. 우리의 외침은 9년째, 똑같다. 나의 노동조합, 우리 노동조합, 그 민주노조를 지키려다 동료를 잃고 9년을 싸워야 하는 징글맞은 나라도 여전히, 똑같다.



노조파괴 9년, 이제 끝내자


지난 2018년, 우리는 3개월간 전면파업을 진행하며 노조파괴에 종지부를 찍고자 했다. 하지만, 현장에서 노조파괴를 진두지휘하던 임원에게 울분을 참을 수 없어 상해를 입힌 사건으로 인해 그 염원은 잠시 뒤로 밀려나게 됐다.


하지만 이후로도 사측은 노조파괴 범죄에 대한 일말의 반성조차 없었다. 노사 교섭이 열리기도 했지만, 사측은 2011년부터 그랬듯 오직 민주노조를 깨는 데 골몰할 뿐 전혀 변하지 않았다.


유성기업 유시영 회장은 현재 대전지법 천안지원에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 위반(배임 등 혐의)’으로 재판을 받고 있다. 노조파괴 공작에 들어가는 비용을 회사 자금으로 지출한 것 때문이다. 최근에는 검찰이 ‘징역 3년 6월’을 구형하기도 했다. 그런데도 유시영은 죄를 뉘우치기는커녕, ‘자신의 죄를 봐달라’는 식으로 일관했다. 9년의 노조파괴 범죄를 저지른 유시영에게, 재판정에서조차 반성의 기색은 찾아볼 수 없었다.


그렇기에 더 이상 가만히 있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 조합원들 역시 우려를 갖고 있으면서도 이번 상경 투쟁에 결합했다. 노사 양측만으로는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겠다는 생각도 들거니와, 유성기업 노조파괴는 과거 청와대-노동부-검찰-경찰과 더불어 원청인 현대자동차까지 개입한 범죄이기에, 우리는 이번에 다시 청와대로 향한 것이다.


무더운 날씨임에도, 10km 가까운 거리임에도, 구질구질한 빗속임에도, 빗물로 가득 찬 곳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오체투지로 광화문을 지나 청와대 앞까지 달려갔다. 그렇게 해서라도, 유성기업 노조파괴가 단순한 노사 문제가 아님을 알리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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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충남노동자뉴스 '길']



노동자 죽이는 언론, 그리고 유성기업의 ‘괴롭히기’


우리가 두들겨 맞으면서 싸울 동안 눈길조차 주지 않던 보수언론은, 2018년 전면파업 당시 발생한 사건을 빌미로 한순간에 달려들어 유성지회 노동자들을 폭력집단으로 몰았다. 기사 제목은 실제와 다르게 너무나 자극적이었고, 사실이 아닌 내용까지 보도하는 행태는 노골적인 ‘노동자 때리기’였다. 우리는 사실을 왜곡하거나 사측 입장으로만 악의적으로 기사를 내보내는 언론에 대해 언론중재위원회를 통해서 바로잡는 방식으로 대응하기도 했다.


잠시 주춤하던 보수언론은 최근 우리가 상경 투쟁을 진행하자 또다시 악의적으로 자극적인 제목과 전혀 사실이 아닌 내용으로 왜곡된 기사들을 내보내고 있다. 유성지회의 투쟁이 왜 벌어지는지 찾아보려 하지도 않고, 단순히 ‘치료를 위한 휴가를 얻기 위해’ 파업하는 것처럼 사실을 왜곡한다. 유성기업 노동자들의 심각한 정신건강 악화는 사측의 노조파괴 때문이라는 게 이미 드러났고, 이 문제에 관해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와 고용노동부의 행정명령조차 유성기업 사측이 무시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보수언론은 이런 사실을 철저히 외면했다.


심지어 ‘노조의 파업 때문에 유성기업 경영이 어려워졌다’는 보도도 나왔는데, 오히려 현장에는 막대한 설비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회사는 관리직원들만 채용하면서 어용들을 이용해 생산을 지속하고 있다. 게다가 유성기업은 자동차 부품사인 만큼, 자동차 산업 전반의 상황을 고려해야 하는데 이런 것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없이 ‘모든 잘못은 노조 탓’으로 돌리며 노조파괴에 맞서 싸우는 노동자들을 그저 악의적으로 비난하기 바쁘다.


사측은 여기서 만족하지 않고 유성기업 노조파괴를 다루는 언론들에 대해 무작위로 ‘반론 청구’를 진행하고 있다. 심지어 사측을 편들며 작성된 기사조차 ‘반론 청구’ 대상에 포함시킨 어처구니없는 경우도 있었다. 자본의 입맛에 맞는 기사를 쓰지 않으면 끝까지 괴롭히겠다는 이 행태는 유성기업 노동자들이 당하고 있는 노조파괴와 다를 게 없다.


유성기업 노동자들을 장장 9년간 분노와 고통으로 몰아넣었던 장본인은 여전히 자신의 죄를 뉘우치지 않고 있다. 우리는 그 뉘우침 없는 범죄자를 반드시 단죄할 것이다. 지금까지 유성기업 노동자들이 고통 속에서 보냈던 그 시간을 반드시 돌려놓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