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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혁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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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호 사회변혁노동자당 2019.10.02 16:32

민간 에너지 재벌,

주민 건강과 환경을 팔아 이윤 챙긴다


홍미희┃충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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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청주시가 SK하이닉스 LNG 발전소 건립 문제로 지역사회와 갈등을 빚고 있다. 청주시는 청주 테크노폴리스(이하 ‘청주 TP’) 3차 산업단지를 조성하고 있는데, 청주 TP가 자리 잡은 흥덕구는 이미 크고 작은 공장과 소각시설, 주거공간이 밀집한 지역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 3월 청주 TP 3차 부지에 자체 전력공급만을 위한 LNG 발전소 건립계획을 발표했다.


청주시는 흥덕구 강서2동 일원에 민·관 합동개발 방식으로 청주 TP 사업을 추진 중이다. 청주 TP 사업은 초기 175만 9186.9㎡ 규모로 조성될 예정이었으나, 현재 사업 규모가 2배 이상 커져 379만 6903.5㎡의 면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생산시설을 포함한 산업시설용지 규모는 2배, 주거용지도 3배 가까이 늘어났다.


처음 계획보다 사업 규모가 커진 이유는 청주시가 SK하이닉스의 투자 규모를 맞추기 위해 산업용지를 확대했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는 청주 TP 3차 부지에 15조 5천억 원을 투자해 2025년까지 반도체공장(M15)을 건설하기로 했다. 입주부지와 행정절차 문제에 대해 청주시는 SK하이닉스의 요구를 거의 그대로 수용했다. 지난 2월 청주 TP 3차 사업이 확정 고시되었는데, 그 직후인 3월에 SK하이닉스는 청주 TP 3차 부지 안에 585MW 규모의 대용량 LNG 발전소 건설 계획서를 산업자원부에 제출했다. 산업자원부는 이를 지체 없이 승인했다.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SK 뜻대로


청주 TP 3차 부지에 대한 산업자원부의 승인 전까지만 해도 산업단지 안에 LNG 발전소 건립 논의는 없었다. 청주 TP 3차 부지가 확정되고 SK하이닉스가 LNG 발전소 건설계획을 발표한 3월부터 논의가 시작되었다. LNG 발전소는 12월에 착공할 예정이다. SK하이닉스는 발전소 건립에 필요한 주민 의견 수렴부터 환경영향평가를 비롯한 행정절차를 단 9개월 만에 일사천리로 끝낸다는 계획이다. 보통 환경영향평가에만 1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는 것을 감안하면, 형식적이고 졸속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크다.


SK하이닉스는 공장증설에 따른 전력수요 증가와 안정적인 전력수급을 위해서 발전소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최근 언론을 통해 공개된 SK하이닉스 청주공장 전력사용량을 살펴보면, 한전과 SK하이닉스의 전력계약량은 2018년 기준 1,170MW다. 그런데 1·2·3·4공장에서 사용한 전력은 445MW로, 계약량의 50%도 사용하지 못했다. 2020년 풀가동을 하더라도 필요한 전력은 534MW 정도로 예상하고 있어, SK하이닉스 전력은 부족한 상태가 아니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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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NG, 과연 ‘친환경’인가


한국에서 LNG 발전을 시작한 지 10여 년이 흘렀지만, 환경성이나 안전성에 대한 정보는 부족하다. 최근에서야 LNG 발전에 대한 유해성이나 위험성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고 있다. LNG 발전소를 가동하는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유해물질이 배출되고 대기에 영향을 미치는 지에 대해서는 서로 다른 주장이 난무한다. 한국동서발전이 운영하는 일산 LNG 발전소는 지난 10년 동안 노란 연기문제로 지속적인 민원이 제기됐다. 한국동서발전은 2017년 원인조사를 진행했고 결과 보고서를 작성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보고서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LNG 발전소의 가스터빈 불완전연소과정에서 일산화탄소가 환경부 허용 기준치의 40배가 넘게 검출되었고, 초미세먼지의 원인인 미연탄화수소도 최대 7,000ppm까지 측정돼 유해성 논란이 일고 있다. 일산 LNG발전소의 유해물질 다량 배출과 관련해 정부는 실태조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지만 실행계획은 나오지 않고 있다. LNG는 친환경 이미지 덕분에 안전규제도 느슨하고, 문제가 발생해도 규제방안은 미미한 상태다.


2017년 말 발표된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보면, 정부는 석탄화력발전소 6기를 LNG 발전소로 전환하기로 했다. 나아가 “제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는 석탄화력발전을 LNG 발전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담을 예정이다.



민간 에너지 재벌만 이득


정부의 LNG 발전 확대 정책에 따라 GS, SK, 포스코 등 민간기업도 LNG 발전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국의 LNG 발전소는 2018년 기준 175기가 가동 중이다. 그중 발전공기업이 100기, 민간기업이 75기를 운영하고 있지만, 발전용량은 발전공기업이 1,490만 2,911kW, 민간기업이 1,556만 2,516kW로 민간기업이 소유한 발전소 용량이 더 크다. 에너지 재벌기업 중 SK의 자회사인 SK E&S는 미국산 셰일가스 직도입을 위해 민간기업 최초로 LNG 수송선을 직접 건조하며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SK E&S는 LNG 개발-운송-발전(소비)까지 기업 자체적인 인프라를 구축하며 LNG 사업의 각 단계에서 이윤을 창출하고 있다.


그동안 포스코, GS, SK는 전력산업을 통해 발전공기업보다 많은 수익성을 보장받으며 에너지 재벌로 성장해왔다. 에너지 생산과 산업의 발전은 환경파괴와 비례한다. 그렇기에 사고가 나면 사후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아니라 생산과정에서부터 환경문제가 함께 검토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에너지의 생산문제를 이윤을 위한 생산인 민간에 떠맡기는 것이 아니라 공공적으로 관리하고 통제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 피해는 자연과 인간 모두에게 돌아갈 뿐이다. 충북에서 노동자․시민들이 LNG 발전소 건설 반대 운동에 나서고 있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