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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혁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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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의 연대로, 

현장과 지역의 환류로 

전선을 만들자!


백종성┃조직·투쟁연대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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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개악이 온다


조국 법무부장관 임명을 둘러싼 지배 블록 내 이전투구가 모든 이슈를 덮고 있다. 그러나 10월 2일부터 21일까지 국정감사 일정이 마무리된 이후, 11월~12월에는 본격적인 노동법 개악안 처리가 예상되고 있다. 수없이 지적되었듯 문재인 정부는 ‘노조 아님’ 공문 철회로 손쉽게 해결할 수 있는 전교조의 법외노조 상태조차 그대로 둔 채 노동기본권 개악을 추진하는 바, 정기국회에는 △단체협약 유효기간 3년으로 연장 △생산시설 점거 쟁의행위 금지를 포함해 10여 개가 넘는 노동개악안이 상정되어 있다. 지금까지 특수고용노동자 단결권, 전교조 법외노조 철회, 공무원 복직특별법 제정, 현대․기아차와 한국지엠 불법파견 철폐 등 산적한 현안 중 그 어느 것 하나 해결되지 않았다. ‘ILO 100주년’이 무색하게, 추진되는 것은 노동개악 뿐인 셈이다.


자본을 위한 규제 완화 역시 추진되고 있다. 지난 9월 26일 정부·여당은 “일본 수출 규제 대응 상황점검 및 대책위원회” 3차 회의에서 “소재·부품·장비 산업경쟁력 강화 특별조치법”을 민주당 당론으로 결정하고, 하반기 정기국회에서 통과시킨다는 방침을 결정했다. 정부․여당의 규제 완화 조치는 일본의 수출 규제와 관련해 소재·부품·장비 기업 규제 완화, 환경·입지·예비타당성조사 등에서 특례 신설, 화학물질등록평가법(화평법), 화학물질관리법(화관법), 산언안전보건법(산안법)상 화학물질 인허가·심사 기간 단축 등 유해물질 규제 완화를 포함한다. 조국 임명을 둘러싼 쟁투가 어떤 귀결을 맞이하건 간에, 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은 노동개악에는 아무런 이견이 없다.


재벌 편에 선 정권은, 더 이상 집권 초기의 ‘친 노동’ 행세조차 하지 않는다. 지난 9월 25일, 민주당은 집권 이후 처음으로 전경련을 찾았다. ‘주요 기업 현안 간담회’라는 이름이 붙은 이 날 자리에는 삼성·현대차·SK·LG·롯데·GS·한화 등 14개 재벌 대기업 경연진이 참석했고, 전경련은 정책과제로 △법인세 부담완화로 투자 활력 제고 △상속세 완화, 가업상속공제 실효성 확보 △경영권 보호장치 도입 △단결권 강화 신중 추진 △탄력근로·선택근로 기간연장 △최저임금 인상 속도 조절 △대기업집단 규제폐지 등 공정거래법 개정 △화학물질 규제 완화 △규제 비용 총량제 법제화 △국감 증인 최소화 △경제활성화법 추진 등을 주문했다. 이날 참석한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 이원욱은 “문재인 정부가 모든 대기업 노조의 편이나 민주노총의 편이 돼 일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라고 재벌의 민원에 답했다.



비정규직 노동자가 나서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노동개악을 지속해 왔다. 2018년 이후 휴일 노동 중복할증 폐지, 노동시간 특례업종 제도 유지에 이어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 확대,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 등이 이루어졌다. 신산업 육성이란 명목으로 ‘지역특구에 관한 규제특례법’, ‘산업융합 촉진법’, ‘정보통신 진흥 및 융합활성화 특별법’ 등 규제 완화 3법 역시 2018년 통과시켰다. 연이은 노동개악과 친 재벌 규제 완화를 통해 정권 스스로 노동운동 일부의 기대를 무너뜨린 만큼, 정부와 협조를 내건 세력의 목소리는 작을 수밖에 없다. 싸우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민주노총은 하반기 4대 투쟁과제로 △노동기본권 쟁취·노동개악 저지 △비정규직 철폐 △사회안전망·공공성 확대 △재벌체제 개혁을 내걸고 10월 말~11월 초 비정규직 총파업, 11월 말 사회적 총파업을 상정했다. 11월 30일에는 민중대회 역시 예정되어 있다. 아직 총파업의 구체적 준비가 미흡한 상황임은 부정할 수 없다. 특히, 상대적으로 조직력이 높은 사업장 노동자들의 경우 노동개악에 대한 관심이 낮고, 이는 하반기 총파업 총력투쟁을 조직해 가는 데 어려움으로 작용하고 있다. 2019년 이후 전교조-공무원노조의 노동기본권 쟁취 투쟁이 확산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 역시, 노동기본권 쟁취 전선 형성에 제약조건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톨게이트 노동자들을 필두로 한 비정규 노동자들이 투쟁의 전면에 나서고 있다. 9월 23일 김천 도로공사 본사에서 열린 민주노총 대의원대회가 농성장 침탈 시 총파업, 톨게이트 노동자 연대기금 모금을 결정한 것은 정부와 도로공사에 맞선 아래로부터의 굳건한 투쟁이 정부에 대한 공분을 불러일으키며 전선을 형성하고 있다는 점을 드러낸다. 톨게이트 노동자들을 직접 고용하라는 8월 29일 대법원 판결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도로공사는 요금수납업무 자회사 이관을 강행하고 있고, 톨게이트 노동자들 역시 직접고용 정규직 전환 투쟁을 멈추지 않고 있는 만큼 정부와 정면승부는 불가피하다.


10월 17일 총파업을 예정한 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교육공무직본부·학교비정규직노조·여성노조) 역시 투쟁에 나서고 있다. 그 중심요구는 기본급 인상과 ‘공정임금제’, 즉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 임금을 9급 공무원의 80% 수준으로 보장하라는 것이다.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4월부터 교육부 및 17개 시․도 교육청과 임금교섭을 진행했고, 그 과정에서 7월 3일 총파업에 나서기도 했다. 그러나 하지만 정부와 교육 당국은 사실상 임금동결·삭감안인 기본급 1.8% 인상안을 고집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임금인상 요구가 받아들여질 경우 정부가 추진 중인 직무급제가 교육 현장에서 무력화되기 때문이다. 정부는 <2019년 경제정책방향>에서 직무급제로의 임금체계 개편을 명시하고 공공부문에서 선도적으로 도입하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힌 바 있다. 공공부문 노동자들의 저항을 고려해 노사합의를 전제로 하고, 그 추진 속도를 조절하고 있을 뿐이다. 이 역시 정부와 한판 대결이 불가피한 사안이다.


현대·기아차 비정규직 노동자 투쟁 역시 마찬가지다. 10월 1일, 현대․기아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직접고용 명령 정정과 노동부 장관 면담(불법파견 노동자 전원에 대한 직접고용 전환)을 요구하며 다시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점거에 돌입했다. 고용노동부가 대법원이 불법파견이라고 인정한 불법파견 노동자 1,670명 중 절반인 860명에게만 직접고용 명령을 내렸기 때문이다.


한국지엠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한 달 넘게 해고자 복직과 불법파견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며 정문 고공농성을 지속하고 있다. 정부는 2018년 무려 8천억 원을 한국지엠에 구조조정 비용으로 지원했지만, 한국지엠이 자행한 불법적 비정규직 양산에 대해서는 어떤 강제조치도 없이 묵묵부답이기 때문이다. 노동자들이 싸우지 않을 수가 없다.



재벌 편에 선 정부에 맞서,

노동개악 저지·비정규직 철폐·재벌체제 청산 기치로!


하반기 투쟁은 아래로부터 시작되고 있다. 중요한 것은 이 절박한 투쟁들을 정부와 자본에 맞선 하나의 전선으로 묶어 세우는 것이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절박한 투쟁으로부터 전체 전선 형성의 전망을 만들어야 한다.


‘재벌 편에 선 정부, 스스로 불법파견 비정규직 양산하며 시정조차 하지 않는 정부’에 맞선 정치 투쟁의 기치로 투쟁을 모아야 한다. 단결권 박탈의 가장 큰 피해자이자 노동기본권 쟁취 투쟁의 중요 주체인 전교조와 공무원노조는 생색내기식 노동조합 합법화와 대폭적 노동개악을 거래하려는 정부의 시도에 단호히 반대해야 한다. 대사업장 정규직 노동조합 역시 ‘단체협약으로 방어할 수 있다’는 사고에서 벗어나 투쟁에 나서야 한다. 당장, 대사업장 노동조합에서도 단체협상으로 국가 차원의 노동개악을 막아본 적은 없다. 멀게는 정리해고제와 근로자파견제가 그러했고, 가깝게는 타임오프제와 임금피크제 등이 그러했다.


10월 말 비정규 총파업, 11월 말 사회적 총파업과 11월 30일 민중대회를 앞둔 지금이다. 비정규 노동자들에 대한 연대로부터 조직노동자들을 묶어 세워야 한다. 하반기 노동개악 쟁점에 대한 교육과 선전은 물론, 각종 규제 완화와 재벌의 민원처리자로 전락한 정부에 맞선 사회적 투쟁이 이루어져야 한다. 민중공동행동은 ‘재벌체제 청산 입법 과제’를 제출하고 있으며, 이는 재벌의 착취, 비정규직 양산과 노동탄압, 불법적 세습 등 재벌체제 전반에 관한 투쟁과제를 포괄하고 있다. 재벌체제 청산을 위한 사회적 입법발의 운동이 지역에서 구체적 형태로 이루어져야 한다. 노동과 사회의, 현장과 지역의 환류를 통해 하반기 싸움을 준비하자. 노동개악 저지, 비정규직 철폐, 재벌체제 청산이 그 기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