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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혁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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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 사내유보금 환수 - 노동자기금 - 국가책임 기본 일자리

세 축을 하나로 묶어,

대중적인 재벌체제 청산 

투쟁으로 나아간다


김태연┃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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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금속노동자]



이재용을 집행유예로 풀어준 2심 재판부의 주장이 대법원에서 모두 뒤집어졌다. 재벌체제 청산 투쟁이 다시 한걸음 진전될 계기가 마련되었고, 삼성재벌 총수 이재용이 재구속을 피하기 어렵게 되었다. 그렇다 해도 아직 안심할 수는 없기 때문에 투쟁의 고삐를 바짝 죄어야 한다. 이재용 재구속을 계기로 삼성재벌 총수일족의 경영권을 박탈하고 범죄수익을 환수하는 투쟁으로 발전해 나가야 할 것이다.


그런데 재벌체제 청산 투쟁의 또 한 축인 재벌 사내유보금 환수 투쟁은 어떤가? 2018년 75조 원 증가에 이어 2019년에도 30대 재벌 사내유보금은 전년보다 67조 원이나 늘어나 총액이 950조 원에 이른다. 이런 상황인데도 재벌들은 경제가 어렵다면서 최저임금 인상과 주52시간제에 대해 공격을 퍼붓고 있다. 국정농단으로 해체 운운하던 전경련까지 나서서 주52시간제 공격에 열을 올리고 있다. 노동자들이 재벌 사내유보금 문제를 제기하며 맞대응을 하고 있으나, ‘재벌 곳간을 털자’는 추상적 구호에 머무르고 있다. 재벌사내유보금 환수 투쟁의 진전을 위한 구체적 방안이 필요하다.



재벌 사내유보금 환수 대중화를 위한 

입법 투쟁을 준비한다


재벌 사내유보금 환수 투쟁이 구체적 요구에 입각한 대중투쟁으로 발전하지 못하고 있는 가장 큰 원인은 환수의 실현 가능성 때문이다. 노동자 정부 수립 등으로 세상이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는 이상 무슨 수로 재벌 사내유보금을 환수한다는 말인가? 주장이 옳지만 가능하지 않다면 대중투쟁이 만들어지지 않는 법이니만큼, 이 의문에 대한 해법이 필요하다. 운동의 대중화를 위해 사회변혁노동자당은 재벌 사내유보금 환수를 위한 입법안을 준비하고, 민주노총 - 민중공동행동과 함께 재벌체제 청산을 위한 대중적 입법 투쟁을 추진하고 있다.


원래 국내에는 재벌 사내유보금을 세금으로 환수하는 제도가 있었으나, IMF를 계기로 기업규제완화 차원에서 2001년에 폐지되어 버렸다. 그때의 사내유보금에 대한 과세는 비상장 기업을 대상으로 하여 배당촉진이 주목적이었고, 초기의 25% 세율도 인하되는 등 한계가 많은 것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제도가 폐지되자마자 사내유보금은 급증하기 시작했다. 사내유보금의 규모만 늘어난 것이 아니라, 매출액 대비 사내유보금 비율도 2000년 24%에서 2016년 62%로 급증했다.


재벌 사내유보금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자 정부는 2014년 말에 세법을 개정하여 사내유보금에 대해 2017년 말까지 한시적으로 10% 법인세를 부과하는 이른바 ‘기업소득환류세’를 신설했다. 이 법은 애초에 노동자의 소득을 늘리기보다는 배당을 늘리는 것을 목적으로 했기 때문에 재벌기업들의 배당금을 늘리는 결과를 초래했다. 2016년 투자:임금:배당의 면세 가중치를 1:1:1에서 1:1.5:0.5로 변경하는 법개정을 했지만, 여전히 배당으로 빠져나갈 소지가 있었다. 2017년에 기업소득환류세의 시한이 종료되자 2018년 조세특례제한법에 투자상생협력촉진세를 신설했다. 공제대상에서 배당과 토지 투자를 제외하는 진전이 있었으나, 이 법은 2020년까지만 한시적으로 적용된다.


이런 상황에서 사회변혁노동자당은 ‘재벌 사내유보금 환수를 통한 노동조건 개선 촉진을 위한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입안하여 민중공동행동과 입법 투쟁을 준비하고 있다. 조세특례제한법의 투자상생협력촉진세가 2020년 말에 만료됨에 따라 2021년부터 재벌 사내유보금 환수를 통한 노동조건개선촉진세를 시행하자는 안이다. 비상장회사는 물론이고 상장회사도 과세대상이다. 투자상생협력촉진세에 비해 자기자본금 300억 원 이상 기업 또는 공시대상 기업집단(자산 5조 원 이상 대기업집단, 대략 60대 재벌기업)으로 확대했다.



재벌 사내유보금을 세금으로 환수하여 

노동자기금을 설치한다


변혁당이 제안한 입법안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재벌 사내유보금에 대한 세금을 목적세로 하여 노동자기금의 재원으로 충당하자는 부분이다. 재벌 사내유보금은 노동자들을 착취하여 쌓은 것이다. IMF 외환위기 이후 가계소득 분배율이 8% 정도 감소(1997년 69.3% → 2014년 61.9%)한 반면, 기업소득 분배율은 8% 정도 증가했다(1997년 16.7% → 2014년 25.1%). 노동자들에게 돌아갈 몫이 기업의 몫으로 돌아갔고, 그 대부분이 재벌 사내유보금으로 축적되었다. 따라서 재벌 사내유보금을 목적세로 환수하여 노동자들의 노동조건을 개선하는 데 사용해야 한다.


이를 위해 변혁당은 ‘노동자기금에 관한 법률’안을 제출하여 민중공동행동과 함께 투쟁을 준비하고 있다. 노동자기금은 청년실업 해소, 비정규직 정규직화, 장애인고용 확대, 최저임금인상, 그 외 노동조건 향상을 위해 국가 및 사회적으로 할 수 있는 사업지원을 목적으로 한다. 재원은 재벌 사내유보금에 대한 세금과 다른 법률에 의거하여 정부가 출연하는 예산으로 충당된다. 정부와 노동자대표로 노동자기금 운영위원회를 구성하여 기금을 운영, 관리하도록 하자는 안이다.



노동자기금으로 

‘국가책임 기본일자리’ 정책을 현실화한다


재벌 사내유보금에 대한 세금을 재원으로 설치하는 노동자기금이 가장 중요한 목적으로 삼는 사업은 ‘국가책임 기본일자리’ 정책이다. 현재 한국 사회 최대의 문제는 고용 문제다. 그중에서도 청년실업과 비정규직 문제가 중요하다. 이 문제는 절대로 자본주의의 원리와 방식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이다. 이윤원리와 시장방식이 초래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변혁당은 이 문제의 해법으로 국가책임 기본일자리 정책을 제안한다. 이는 생소한 것도 아니다. 이미 미국 등에서 자본주의 시장방식에 맞선 사회주의적 해법으로 제출된 바 있다. 문재인 정부는 청년실업의 해법으로 더욱더 자본주의 시장 논리에 경도되고 있다. 기업규제를 해소하여 재벌기업들의 투자환경을 조성하고, 그 결과 청년 일자리를 확대한다는 것이다. 케케묵은 낙수효과론이 재탕되고 있다.


청년실업과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문제는 국가와 사회의 책임으로 해결해야 한다. 이를 위해 국가책임 기본일자리 정책이 실시되어야 한다. 문제는 재원인데, 그 재원은 바로 수백조 원의 재벌 사내유보금이다. 일단 재벌사내유보금을 세금으로 환수하고, 엉뚱한 곳에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청년 일자리, 장애인 일자리, 녹색 일자리, 사회서비스 일자리, 돌봄 일자리 등 국가책임 기본일자리를 마련하는 데 사용해야 한다.


국가책임 기본일자리가 허접해서는 안 된다. 이들 기본일자리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 정규직화해야 하고, 최저임금을 현실화해야 한다. 그 비용을 노동자기금이 충당하도록 재벌 사내유보금을 세금으로 환수해야 한다.



문제는 운동 주체의 확대다


사회변혁노동자당은 이제부터 재벌 사내유보금 환수, 노동자기금 설치, 국가책임 기본일자리 구축이라는 세 가지 축을 하나로 결합한 운동을 대중적으로 펼쳐나갈 준비를 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이것을 자기의 요구로 삼아 운동을 펼쳐 나가는 대중적 투쟁 주체를 형성하는 것이다. 고용절벽에 막혀 좌절하고, 지배세력 자제들의 불공정 특혜에 분노하고, 보수화의 유혹에 놓여 있는 청년 학생들이 국가책임 기본일자리 정책과 이를 위한 노동자기금 설치의 투쟁 주체로 설 것을 기대한다.


국가가 책임져야 할 사회서비스 부문이 민간위탁되었고, 이 부문의 재공영화 투쟁이 준비되고 있다. 민간위탁으로 내몰린 업무는 국가가 책임져야 할 사회서비스이므로, 당연히 재공영화해야 하고 이 부문의 일자리는 국가책임 기본일자리로 자리매김해야 한다. 따라서 민간위탁 사업체의 비정규 노동자들이 이 운동의 주체로 설 수 있을 것이다. 돌봄노동 역시 마찬가지다. 노무현 정권 시절 국가가 책임져야 할 돌봄서비스를 민간에게 하청주는 정책을 시행한 결과가 지금의 돌봄노동 현실이다. 현재 시작되고 있는 사회서비스원이 또 하나의 자회사 구조로 전락해서는 안 된다. 돌봄서비스는 국가가 책임지는 사회서비스로, 돌봄노동은 국가책임 기본일자리로 자리매김해야 한다. 따라서 돌봄노동자들도 재벌 사내유보금 환수-노동자기금-국가책임 기본일자리 투쟁의 주체로 나설 수 있을 것이다.


국가와 자본이 만든 비정규 노동시장과 불평등구조의 책임을 전가받고 있는 재벌 대기업 산하 정규직 노동자들은 어떻게 할 것인가? 자신이 속한 재벌 대기업의 사내유보금을 사회적으로 환수하여 노동자기금을 설치하고 그 기금으로 비정규직 정규직화와 최저임금 인상을 진전시키는 투쟁의 주체로 나서야 할 것이다. 이와 같은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요구로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연대를 진전시켜 낼 수 있을 것이다. 대기업 정규직 노동자의 양보론 같은 사이비 사회연대가 아닌 진정한 계급적 연대를 진전시킬 수 있을 것이다.


변혁당의 이러한 구상과 준비는 민주노총, 민중공동행동이 함께하는 재벌체제 청산을 위한 대중적 입법청원 운동과 같은 입법쟁취 투쟁으로 시작될 것이다. 금년 전국노동자대회와 민중총궐기 투쟁을 전후하여 대중적인 운동으로 발전해 나갈 것이다. 2020년 총선과 2022년 대선으로 이어지는 정치투쟁에서 재벌체제 청산 투쟁의 핵심고리로 역할할 것이며, 대중투쟁으로 발전해 나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