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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혁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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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위 장사와 학생탄압에 멍든 대학

대구예술대에 공적 통제를!


고근형┃학생위원장



비리백화점, 아마도 대구예술대학교의 다른 이름일 것이다. 학위 장사를 일으킨 교수는 버젓이 돌아다니고, 대학 당국은 학위 장사가 문제없다면서 도리어 문제를 지적한 교수를 해고한다. 그런가 하면 학교 측이 마음에 안 드는 교수를 비방해 내쫓고, 총장 면담을 요구한 학생들을 고발하고 징계한다. 그곳이 지금 대구예술대학교다.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한 12개 대학 총학생회와 예술대학 학생회들이 지난 8일 대구예술대 사태 해결을 촉구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끊이지 않는 사학의 부패. 지금 당장 공적 통제를 도입해야 함을 대구예술대는 보여주고 있다.



학위 장사도 모자라 내부고발자 탄압


사태의 시작은 대구예술대 시각디자인과 학위 장사 사건이었다. 경과를 보자. 2014년, 한 학생이 대구예술대 시각디자인과에 편입했다. 그 학생이 2016년에 졸업할 때까지 그를 봤다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 학생은 당시 시각디자인과 학과장 교수의 인척이었다. 수업에 출석하지 않았으나 학점을 주었고, 학과장이 졸업작품 심사요지서를 조작해 학위를 수여했다. 명백한 범죄, 학위 장사다.


보다 못한 같은 과의 한덕환 교수가 지난해 학위 장사를 폭로했다. 그러나 학과장 교수와 대학 당국은 오히려 한덕환 교수를 압박했다. 대학 당국의 압박에 시달리며 괴로워하던 한덕환 교수는 같은 해 12월 교정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반면 학위 장사의 주범인 학과장은 6개월의 휴직 기간을 가진 뒤, 2019년 2학기 강단에 복귀했다. 참다못한 대구예술대 구성원들은 지난 2월 학위 장사 사건을 경찰에 고발했다. 사태를 조사한 경북 칠곡경찰서는 ‘수업을 듣지 않았지만 학점을 줬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학위 장사 관련자 15인을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 경찰 조사 결과 범죄사실이 드러난 셈이다. 그런데도 대학 당국은 문제가 없다고 발뺌하고 있다.


비리를 폭로한 교수를 탄압하고, 오히려 비리를 저지른 교수를 비호하는 대학. 학생들은 이런 상황에서 도저히 학과장 교수의 수업을 들을 수가 없었다. 학생들은 문제 해결을 위해 지난해부터 총장 면담과 사태 해결을 요구했으나 모두 거절당했다. 오히려 총장은 시위에 참여한 학생들을 무더기 고발하고 징계위원회에 회부했다.


탄압의 표적은 학생들만이 아니었다. 교수사회 역시 지난해부터 학위 장사를 규탄하는 시위에 참여했고, 그중 2명의 교수가 이듬해 재임용에서 탈락했다. 교원인사위원회에서 결격사유가 없다고 판단해 재임용을 승인했으나, 재단이 직접 관리하는 이사회에서 시위 참가 교수들에 한해서만 재임용 탈락을 결정했다. 탈락 사유는 ‘개인정보’를 이유로 공개하지 않았으며, 심지어 재임용 탈락 당사자에게도 고지하지 않고 있다. 학교의 비위를 규탄하는 시위에 참여했다고 구성원을 내쫓는 공간, 이곳이 지금의 대구예술대학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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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대구예술대 총학생회]



무법지대가 된 사학, 공적 통제가 절실하다


대구예술대 비리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대학 당국은 실용음악과 1시간짜리 수업을 40분으로 단축시킨 전례가 있다. 문제는 학생들과 한 마디 상의도 없었고, 수업 단축 과정에서 등록금은 한 푼도 깎이지 않았다는 점이다. 등록금은 그대로고, 강사 월급만 줄었으니 학교가 부당이득을 챙긴 셈이다. 학생들의 격렬한 항의 끝에 대학 당국이 사과하긴 했으나, 제대로 된 보상 방안을 내놓지 않아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요컨대, 대구예술대는 지금 무법천지가 되어버렸다. 재단과 보직교수의 마음대로 비리와 범죄를 저지르고, 저항하는 구성원을 탄압해도 괜찮은 곳이다. 대구예술대 학생 한 명이 너무 화가 나서 지난달 교육부에 탄원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교육부에서 돌아온 답변은 ‘학교 내 사안을 결정할 권한은 재단’에 있으니 교육부가 할 일이 없다는 식이었다. 사립대 재단을 통제할 수 있는 장치가 없다는 사실을 교육부가 인증한 셈이다.


학생들은 오늘도 대학 당국에 맞서 사태 해결을 위한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재단이 최고 권력을 갖는 한, 학생들만의 힘으로 사태를 해결할 수는 없다. 학교 구성원의 민주적 통제가 필요한 이유다. 그런데 재단이 사립대에서 최고 권력을 갖는 근거는, 바로 재단이 학교의 소유권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대학을 민주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재단의 학교 소유권을 박탈하고 공공적으로 대학을 소유, 운영해야 한다. 사학의 국공립화, 대학의 민주화는 분리될 수 없는 요구라는 뜻이다.


문제는 정부의 태도다. 앞서 언급한 대구예술대 학생 탄원서에 대한 답변에서도 드러나듯, 교육부는 사학 문제에 ‘방관’으로 입장을 정리한 모양새다. 정권 출범 당시 약속했던 ‘고등교육 공공성 강화’나 ‘공영형 사립대’* 사업은 기재부에서 ‘예산 낭비’라는 이유로 취소했다. 이러니 사학 국공립화는커녕, 개별 사학의 적폐조차 처리하지 못하는 것이다. 결국 남은 건 또 대학 구성원과 시민들의 몫이다. 사학비리를 단호히 청산하는 것을 넘어, 사학 국공립화를 요구하는 운동을 만들어야 할 이유다.



* 사학 교비의 절반을 정부가 지원하는 대신, 이사회 인사의 과반을 정부가 추천하는 공익이사로 편성해 운영하는 대학을 말한다. 문재인 정부 100대 국정과제 중 하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