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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혁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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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호 사회변혁노동자당 2019.12.18 18:37

‘김진표 해프닝’


황은권┃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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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혐오 세력이 거리를 활보하며 부끄럼 없이 소수자에 대한 혐오를 공개적으로 드러낸 적이 있었던가? 정말 바야흐로 차별과 혐오의 시대다. 거리에는 소수자를 혐오하는 현수막이 버젓이 걸려 있고, 광장은 혐오 선동 세력이 점령해 시민들을 위협한다. 지역 주민의 인권보장과 증진을 목적으로 하는 지방자치단체 인권기본조례 제정도 이러한 혐오 선동 세력과 반동성애 진영의 타깃이 되어 줄줄이 무산되는 형국이다. 올해도 충남 인권조례 폐지, 부천의 문화다양성조례 무산, 수원시 인권조례 중단 등 인권과 평등의 가치를 담고자 했던 수많은 조례가 좌초되었다. 이들은 이러한 조례가 ‘동성애를 조장하는 위법·위헌적인 나쁜 조례’라며 온갖 방법을 동원해 무산시키고 있다. 지난 12월 10일은 세계인권선언의 날 71주년이었지만, 한국 사회에서 차별과 혐오의 폭력은 날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지난 12월 1일은 ‘세계 HIV/에이즈의 날’이었다. 이날의 취지는 에이즈 감염인과 성 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혐오를 바꿔내자는 것이다. 그러나 사회 곳곳에서는 성 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혐오가 오히려 더 심해지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제도 정치권이 앞장서서 이를 조장하고 있다. “자라나는 청소년들이 항문성교로 에이즈에 감염되는데 그걸 조장하는 게 동성애(바른미래당 국회의원 이동섭)”라거나, “보건당국은 동성 간 성 접촉이 에이즈의 주된 감염경로임을 국민에게 알려야 한다(김준명 한국에이즈예방재단 이사장)”는 식이다. 이렇듯 성 소수자에 대한 잘못된 편견과 혐오 표현이 국회에서 서슴없이 나오고 있다. 급기야 지난 11월 21일 국회의원 44명은 <국가인권위원회법>에서 ‘성적 지향에 따른 차별 금지’ 조항을 삭제하고 성별을 이분법으로 한정하는 개악안을 발의했다.



김진표를 총리 후보로 올린 발상 자체부터 문제다


이 와중에 문재인 정부는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김진표를 차기 국무총리 후보군에 올렸다. 김진표는 친기업 경제 관료 출신으로 노무현 정부 첫 경제부총리를 역임하면서 법인세 인하 등 친재벌‧기업 중심의 정책을 편 핵심 인사다. 그러면서 노동조합에 대해서는 모든 경제문제의 원인이자 “손봐야 하는” 존재로 규정했다. 교육인적자원부 장관 시절에는 국‧공립대 등록금을 사립대 수준으로 올리자고 주장했고, 야당 시절에는 ‘남한에도 전술핵을 배치해야 한다’고 했다. 특정 종교 편향도 김진표를 따라다니는 단골 수식어다. 종교인에 대한 과세 문제가 등장할 때마다 이를 가로막으며 특정 종교의 바람막이 역할을 충실히 해왔다.


이런 사람이 국무총리 후보로 떠오른 것도 문제거니와, 김진표는 끊임없이 사회적 소수자들에 대한 혐오와 차별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며 혐오 정치를 선동해온 인물이기도 하다.


작년 8월 국회에서 열린 ‘한국 교계 긴급현안 국회 보고회’에서 김진표는 이렇게 주장했다. “사법 재판에서 동성애 동성혼을 인정하는 판례가 나오는 것이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그런 것들이 쌓여 대법원 확정판결로 굳어지면 정말 우려했던 결과가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법조계와 대화하는 방법도 필요하다.” 성 소수자에 대한 김진표의 인식 수준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발언이었다.


김진표의 성 소수자 혐오‧차별 발언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동성애, 동성혼을 허용하는 법률이 제정되지 않도록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을 약속드린다”, “교계는 하나님의 창조 정신에 따라 출산 장려와 낙태 반대, 동성애·동성혼 허용 반대 운동을 벌여야 한다”, “차별금지법은 동성애와 동성결혼을 반대할 자유를 탄압하는 법이기 때문에 절대 반대한다” 등등.


소수자 혐오와 차별에 앞장선 그를 총리 후보로 거론한 것 자체가 문재인 정부의 반평등, 반인권 행보를 노골적으로 드러낸다. 또한 소수자 인권을 이 정부가 어떻게 보고 있는지를 분명히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문재인 정부의 침묵, 누구를 북돋나


문재인 정부는 지금까지 차별금지법 제정과 소수자 인권에 관해 ‘사회적 합의’ 운운하며 침묵해왔다. 대통령은 얼마 전 열었던 ‘국민과의 대화’에서도 “(성 소수자) 차별에는 원론적으로 반대하나, 동성혼을 합법화하기에는 아직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다시 한번 유보적 입장을 취했다.


정부가 소수자 인권을 유보하는 동안, 보수세력은 차별과 혐오를 앞장서 키우고 있다. 특히 반동성애 정서가 강한 한국 사회에서 동성애 혐오를 이용해 자신들의 이익을 관철하려고 하는 시도가 지속적으로 벌어진다.


이제 차별과 혐오를 재생산하는 고리를 끊어야 한다. 후퇴하는 평등과 인권을 지키기 위해서 포괄적 차별금지법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 김진표가 총리 후보 물망에 오르자 많은 인권‧노동‧시민사회 단체와 진보정당이 입을 모아 반대했고, 그 분위기를 의식했는지 김진표가 자진해서 총리직을 고사했다고 한다. 이렇듯 우리의 저항과 목소리가 평등한 세상으로 나가는 우리의 무기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차별과 혐오의 정치를 넘어 평등과 인권의 정치, 그리고 이를 위한 차별금지법 제정의 목소리를 한데 모아 더 크게 외치자. 우리는 이제 이 지긋지긋한 차별과 혐오의 시대에 종말을 선언하겠노라고, 그리고 이제 평등 세상을 함께 만들어가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