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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혁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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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호 사회변혁노동자당 2019.12.18 19:46

생태 문제에 대한 

맑스주의적 접근과 인식


강동진┃사회운동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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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맑스주의는 계급투쟁의 이론으로 불린다. 즉, 생태 문제와는 관련이 없는 이론으로 간주된다. 나아가 ‘자연을 인간이 지배하는 영역으로 바라본다’는 인간 중심적 철학으로 오해되기도 한다. 그런데 맑스는 <자본> 1권에서 다음과 같이 언급한다. “자본주의적 생산은… 인간과 지구 사이의 신진대사 상호 작용을 방해한다. 자연스럽고 자발적인 방식으로 시작된 물질대사를 둘러싼 환경을 파괴한다.” 맑스의 생태 사상은 기후 위기와 자본주의 체제 모두를 극복하고자 하는 우리에게 다시금 돌아봐야 할 이정표다.


이번에는 맑스주의 관점에서 생태 문제를 다뤄온 학자 존 벨라미 포스터가 지난 2015년에 발표한 에세이 “맑스주의와 생태학”을 요약‧번역해 소개해본다. 이 글은 공개돼 있으며, 온라인 홈페이지(https://greattransition.org/publication/marxism-and-ecology)에서도 영어 원문으로 볼 수 있다.




맑스주의와 생태적 전환을 연결하는 것은 얼핏 각자 고유한 역사와 논리를 가진 완전히 다른 두 가지 운동과 담론을 이어보려는 시도처럼 보일 수도 있다. 하나는 주로 계급 관계와 관련이 있고, 다른 하나는 인간과 환경 사이의 관계에 초점을 맞춘다는 것이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사회주의는 생태학적 사고와 실천의 발전에 영향을 주었고, 생태학은 사회주의적 사고와 실천에 정보를 제공했다. 19세기 이후 둘 사이의 관계는 복잡하고 상호의존적이며 변증법적이었다.


맑스는 노동을 “사람이 자신의 행동을 통해 자신과 자연 사이의 신진대사를 중재, 조절 및 통제”하는 방법으로 정의했으며, 인간의 생산은 “자연의 보편적 신진대사” 범위 내에서 전개되었다고 보았다.


그런데 자본주의가 발달하면서 산업화된 농업으로 인한 토양 대사의 균열이 일어났고, 음식이나 섬유질에 포함된 질소, 인, 칼륨과 같은 필수 토양 영양소는 인구 밀도가 높은 도시로 이동한 뒤 폐기물로 버려졌다. 맑스는 이러한 토양의 손실이 도시의 오염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그렇기에 맑스는 자본주의를 넘기 위한 기본으로서 인간과 자연 사이의 신진대사에 대한 합리적인 규제의 필요성을 강조했고, 사회주의에 대해 생태학적 용어로 정의하기도 했다. “생산자들의 연합으로서 사회화된 인간은 자연의 인간 신진대사를 합리적인 방식으로 지배한다. 에너지 소비를 최소화하면서, 인간 본성에 가장 합당하고 적절한 조건으로 이를 달성한다.”라는 언급이 그것이다. 맑스에게 지구와 땅은 “인류세대의 재생산을 위해 빼앗아서는 안 될 조건”이었다. 이러한 인식은 <자본> 1권에서의 아래와 같은 언명으로 이어진다.


“하나의 사회 전체, 국가, 혹은 동시대에 존재하는 모든 사회를 다 합한다고 해도, 그들이 지구의 소유자가 될 수는 없다. 그들은 그저 점유자이자 수혜자일 뿐이며, 가족의 수장으로서 다음 세대에게 개선된 상태로 물려줘야 한다.”

그러나 맑스의 생태학적 관점과 사상은 발전적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거의 잊히거나, 소련의 리센코주의 등 기술주의적 낙관론과 결합한 독단주의적 사상으로 왜곡되는 역사를 밟기도 했다. 다른 한편으로는 자연과학적 발전을 등한시하고 ‘반과학적인’ 막대 구부리기 속에서 생태 문제와 ‘과학’을 부당하게 대립시키는 사고도 맑스주의 흐름의 한 갈래로 생겨나기도 했다.


21세기에 들어서면서 맑스의 사상에 대한 근본적인 생태학적 재평가가 이루어지고 있다. 맑스는 ‘사회적 신진대사’, 즉 노동과 생산의 과정은 필연적으로 더 큰 자연의 신진대사로부터 에너지와 자원을 끌어낸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자연을 ‘극복해야 할 장벽’ 정도로만 여기는 자본주의적 생산의 적대성은 인류 존재의 생태적 기반을 파괴하는데, 이 파괴적인 메커니즘의 핵심동력이 바로 자본의 이윤축적이라는 것이다. 자본은 자연을 ‘무료 선물’로 간주하고 생태의 파괴를 ‘외부 효과’로 취급하기에, 자본주의적 생산의 메커니즘은 생태파괴를 방지하지 못한다는 인식에까지 이른다. 그리하여 오늘날 기후 비상사태는 “지구적 생태 균열”이라고 불리며, 이는 끝없는 자본 축적이 지구적 차원에서 일으킨 ‘자연과 인간관계의 붕괴와 불안정화’를 가리킨다.


‘지구적 생태 균열’이라는 개념은 이를 극복할 전략의 문제로 이어진다. ‘지구적 생태 균열’의 극복은 끝없는 성장과 축적을 추구하는 자본주의와 양립할 수 없으며, 질적으로 거대한 전환을 통해 ‘능력에 따라 일하고, 필요에 따라 분배한다’는 맑스의 사회주의적 관점과 결합해야 한다. 자본 축적의 동학에서 벗어나, 필요의 원리에 기초하여 집단적 요구를 충족시키는 시스템으로의 이행은 자본축적 체제에서는 불가능하다. 따라서 생태적으로 지속할 수 있고 실질적 평등을 누리는 사회를 위해서는 생태적이면서 사회적인 혁명이 필요하다.


이를 위한 1단계 전략으로 석탄화력발전과 화석연료를 금지하고, 태양열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이 이루어져야 한다. 2단계로는, 새로운 사회적 신진대사인 생태사회주의ecosocialism 국면을 열어나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