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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혁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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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난 이들을 기억하며


그 누구에게도 죽음은 익숙한 일일 수 없지만, 유독 죽음을 잇달아 마주하는 요즘이다. 억울함을 토로하며 비통하게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고 이재학 PD에 관한 기사를 편집하던 도중, 광화문에 차려진 고 문중원 열사의 분향소 천막이 강제 철거되고 있다는 소식과 함께 처절한 현장 사진들이 실시간으로 텔레그램을 울렸다. 그 직전에는 작업 중 추락해 목숨을 잃은 현대중공업 하청노동자에 대해 검찰과 경찰이 유족의 거부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시신을 강제부검하겠다며 병원에 들이닥쳤다. 코로나로 세상이 어지러운 와중에, 정권은 매년 바이러스보다 훨씬 더 많은 사람을 죽음으로 몰아넣고 있는 착취의 일터에 대해서는 입을 닫는다. 심지어는 살인을 또 다른 폭력으로 덮으며 스스로의 잔악무도함을 숨기지 않는다.


또 다른 상실도 연이어 닥쳐왔다. 고 배현호, 진춘환 당원을 떠나보낸 3월 문턱에 닿으려던 순간, 경기도당 신정범 당원이 세상을 등졌다. 집회 장소에서 볼 때마다 카메라를 들고 여기저기 분주하게 사진을 찍으러 돌아다녔던 그가, 불과 며칠 전 회의에서도 얼굴을 마주 보며 이야기를 나눴던 동지가, 이리 황망하게 떠났다. 석 달 전, 신정범 동지는 <변혁정치>에 본인이 노동자대회에서 찍은 한 장의 사진과 함께 짤막한 글을 보내왔다. “지금 국회를 상대로 하는 선언적 집회보다는 현장 속으로, 대중 속으로 들어가 힘 있게 총파업을 조직해야 한다.” 이 지면에 동지가 남긴 마지막 메시지가 됐지만, 그의 짧고도 묵직한 이 말은 모든 순간 우리를 돌아보게 할 것 같다. 떠난 이들을 기억하며, 다시금 삼가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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