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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혁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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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사태 한복판에서 던지는 질문

사회주의가 어때서?


김태연┃대표



코로나 사태와 함께 떠오른 사회주의 논쟁


코로나19 확진자가 증가하고 마스크 부족과 매점매석이 횡행하는 등 문제가 커지자, 정부가 공적 마스크 공급과 5부제 실시 등으로 수급에 개입했다. 그러자 보수언론들은 ‘사회주의 국가 배급제(<세계일보>, <아주경제>)’, ‘사회주의식 땜질 처방(<한국경제>)’, ‘최악의 사회주의(<MBN>)’, ‘문재인 사회주의(<동아일보>)’ 운운하며 일제히 공격했다. 이들은 마스크 부족의 원인이 마치 사회주의 정책 때문인 것으로 호도했다. <한국경제>처럼 재벌을 노골적으로 대변하는 언론은 기업들에게 유인책을 줄 것을 주문함으로써 그들의 속내를 숨기지 못했다. 정부의 공적 마스크 수급정책에 대한 이런 ‘사회주의’ 낙인찍기 공격은 과거에 무상의료나 무상교육 등 보편적 복지정책, 부동산 투기 억제를 위한 토지공개념 정책 등에 대해서도 나타난 바 있다.


그러나 이번에는 이런 공격에 대응하는 다른 목소리도 들리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문재인 정권 방어에 열심인 유시민이 ‘현 상황에서 배급제(5부제) 말고 다른 대안이 없다’고 주장했고, 요즘 그와 다투고 있는 진중권은 ‘마스크 5부제는 시장실패에 따른 사회주의적 국가개입’이라고 했다. 정부 관계자로서는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이 3월 6일 언론 인터뷰에서 마스크 공적 수급정책과 관련하여 ‘사회주의 계획경제가 왜 성공하기 어려웠는지 절감한다’고 했다.


보수언론의 ‘사회주의’ 공격에 대응하는 범여권 관계자들의 입장을 요약하면, 자본주의 시장원리로는 마스크 수급 문제를 해결할 수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국가가 개입하여 사회주의적 방식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이들이 사회주의를 옹호하는 것은 결코 아니지만, 마스크 공적 수급정책에 사회주의적 성격이 내포되어 있음을 부정하지 못하며, 그 원인으로 자본주의 시장원리의 한계를 지목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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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인정할 건 인정해야


코로나 사태에서 자본주의 시장원리를 그대로 적용하면 어떻게 되겠는가? 자본주의는 이윤을 위해 돌아가는 구조다. 이윤을 위한 행동은 그대로 선이 되는 사회다. 기업이 이윤을 위해 가격을 올리든, 가격을 더 올리기 위해 생산량을 조절하고 재고를 쌓든, 자본주의 시장원리 하에서는 문제 될 게 없다.


그러나 코로나 사태와 같은 위기 국면에서, 사회 구성원들의 생명과 안전이 위협받는 상황에서, 이윤 중심의 자본주의 시장원리는 선이 아니라 악이다. 자본주의적 가치와 방식이 아니라, 사회주의적 가치와 방식이 선이다.


수년 전 메르스 사태에서도 한국사회는 비슷한 경험을 한 바 있다. 메르스 사태 이전에 한국의 의료부문은 영리화‧시장화 등 신자유주의 공격을 받았다. 공공병원의 보루인 지방의료원이 폐쇄되기까지 했다. 하지만 메르스 사태가 터지자, 전염병 확산을 막을 수 있는 음압병실을 갖춘 곳은 삼성의료원 등 이윤 중심의 민간 대형병원이 아니라 지방의료원임이 드러났다. 의료부문에서 사회주의 가치와 방식의 진가가 확인된 것이다.


자본주의 원리가 판치는 한국사회에서도 사회주의적 원리와 방식이 곳곳에서 작동하고 있다. 다만 안타까운 것은 그러한 사회주의적 원리와 방식이 자본주의 구조의 보조적 수단에 머무르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이제 한국사회에서도 인정할 건 인정하고 가자. 사회주의적 원리와 해법은 악이 아니라 선이다.



사회주의적 원리와 방식이 필요한 게 코로나 사태뿐인가


문재인 정권의 마스크 5부제가 시행된 날인 3월 9일, 한국마사회 문중원 열사 장례식이 거행되었다. 열사의 운구행렬이 부산에 도착하자 마사회는 합의를 번복하는 인면수심의 야만성을 다시 한번 드러냈다. 문중원 열사가 목숨을 잃은 부산경마장은 ‘선진경마’라는 이름의 자본주의 시장논리로 7명의 비정규노동자를 죽인 곳이다. 코로나 사태가 국민의 목숨과 건강을 위협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한국마사회 사태는 노동자들을 연이어 죽음으로 몰아가고 있다. 노동자 죽이는 이윤 중심의 ‘선진경마’를 폐기하고, 공공성에 근거한 명실상부 공공기관으로 재편해야 한다. 이것이 비정규노동자들을 죽음으로 몰아가고 있는 마사회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사회주의적 원리와 방식이다.


어디 그뿐인가? 하루에 7명, 한 해에 2천 명 이상의 노동자들이 일하다 죽어가고 있다. 이런 상황은 코로나 사태보다 훨씬 더 심각한 사태다. 자본의 이윤을 위한 외주화와 비정규직화가 이 사태의 핵심 원인이다. 이윤을 위한 자본주의 경쟁원리 하에서는 근본적 해법을 찾을 수 없다. 위험의 외주화 금지와 정규직화는 자본주의적 가치와 방식이 아닌 사회주의적 가치와 방식에 의해서만 해결할 수 있다. 사회주의 대중화를 시작하는 사회변혁노동자당은 3월 4일 성명을 통해 “마스크 사회주의”의 정당성을 주장한 바 있다. 이제 세상의 진정한 진보를 원한다면, 함께 소리 내자.


사회주의가 어때서? Why Not Socialis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