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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혁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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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호 사회변혁노동자당 2020.03.16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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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러스 자본주의


일주일 전, 오랜만에 친구와 맥주 한 잔을 마시다가 밤늦게 헤어질 때쯤, 미국 중앙은행(연방준비제도, Fed)이 긴급회의를 열어 금리를 2단계(0.5%p)나 낮췄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정례회의도 아닌 긴급회의에서 금리를 낮춘 건 2008년 경제위기 이후 처음이라고. 더군다나 통상 0.25%p씩 조정하는 기준금리를 한 번에 2단계나 떨어뜨렸다. 코로나19가 유럽과 미국에까지 상륙하고 경기 침체가 현실화하니, 어지간히 급했던 모양이다.


금리가 내려가면 그만큼 돈이 풀리고 기업의 자금 융통도 쉬워지니, 대개는 주식시장에 호재로 작용하기 마련. 친구와 헤어지면서 ‘내일 아침이면 주가가 또 급등하겠구나, 돈 있는 놈들은 좋겠다’고 푸념하며 집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웬걸, 다음 날 아침 일어나보니 미국 주식시장 3대 지수가 일제히 2%대 후반의 급락세를 보이며 떨어져 있었다. 이건 시작에 불과했다. 며칠 뒤에는 7% 이상의 폭락장이 연출되며 일시적 거래 정지 조치까지 발동됐다. 이후 매일 급락과 급등이 반복되고 있다.


이제 금융시장에서는 ‘지금의 하락세가 코로나19로 인한 일시적 위기인가, 아니면 새로운 구조적 위기 국면의 시작인가’를 두고 불안 속에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수많은 사람에게 고통과 재난을 짊어지우는 이 자본주의에 균열이 다시 드러난 지금, 방역 현장부터 금융시장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국가 개입’을 호출한다. 이 무능한 체제는 재난 앞에서 또다시 손실을 사회로 떠넘기려 한다. 바이러스는 반드시 박멸해야 하지만, 없애야 할 건 바이러스만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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