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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혁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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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학내 식당 요금 인상,

학생과 노동자 이간질하려는 꼼수다

대학 당국이 학내 식당 직영화하라!


제리┃학생위원회



파업 핑계로 요금 인상


지난 2월, 서울대학교 학과별 단톡방에 총학생회 설문조사가 올라왔다. 현재 서울대 학내 식당을 운영하는 “생활협동조합(생협)”의 500원 요금 인상과 ‘천원의 식사’ 점심 메뉴 폐지(서울대 학내 식당은 그간 학생들에게 싼값에 식사를 제공한다는 취지로 ‘천원의 식사’를 운영해왔다) 중 어느 것을 선택하겠냐는 것이었다.


그간 2,500~3,500원 선이었던 식당 요금을 인상하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생협은 ‘인건비 상승과 영업 적자’를 이유로 들고 있다. 작년 가을, 저임금과 열악한 노동환경에 시달리던 학내 식당 노동자들을 비롯한 생협 노동자들이 30년 만에 파업투쟁에 나서면서 △기본급과 명절휴가비 인상 △임금체계 개선 △휴게 시간 보장 등의 성과를 거뒀는데, 이로 인해 인건비가 상승해 경영에 부담을 준다는 것이다.


파업 이후 생협 사측은 서비스를 계속 축소했다. 배식량과 운영시간을 줄였고, 일부 식당은 아예 석식 운영을 중단하기도 했다. 그때마다 식당에 붙은 안내문에는 노골적으로 ‘파업 이후의 인건비 상승’을 탓하는 내용이 들어있었다. 학생과 노동자들이 서로 충돌하게 만들려는 시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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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년 파업 결의대회. [사진: 전국대학노동조합]



책임은 생협에게, 이익은 본부에게


생협 노동자들은 학교 운영에 필수적인 구성원인 만큼, 당연히 충분한 대가를 받아야 한다. 문제는 그 비용을 생협에 떠넘긴 대학 본부다. 식당 운영은 학교 구성원에게 필수적인 요소이므로 본부가 책임져야 한다. 식당 운영을 맡은 노동자들의 인건비가 상승했다면, 이는 본부가 책임져야 할 일이다.


그러나 서울대 본부는 운영 책임을 생협에 떠넘기고 이익만 챙겨가고 있다. 학생들은 생협의 서비스 축소와 가격 인상 시도를 본부가 책임지라고 요구했지만, 본부는 ‘별도 법인’이라는 이유로 거부해왔다. 현재 생협은 본부가 노동자들을 간접 고용하고 있는 자회사나 다름없다.


생협은 식당 운영에서는 적자를 보지만, 서울대 기념품 판매로 흑자를 남기고 있다. 생협이 ‘밑 빠진 독’은 아닌 셈이다. 그러나 현행법상 생협은 영리사업을 할 수 없어, 연간 수억 원의 수익을 본부에 기부금(2016년 22.4억 원, 2017년 6.4억 원, 2018년 4.9억 원) 형태로 넘기고 있다. 이뿐 아니다. 법인화 이후 서울대 본부는 타 국립대의 경우 생협에게 면제해주는 시설임대료(연 4.7억 원)까지 받아 가고, 2000년 이후로는 공공요금(연 5.2억 원) 지원도 중단했다. 본부는 생협으로부터 이익을 거둬가면서 생협의 운영 책임은 외면하고 있다. 식당 요금 인상 논란에 앞서, 본부의 책임을 먼저 물어야 할 이유다.


심지어 대학 본부는 외주화를 확대하면서 생협 경영 악화에 일조하고 있다. 생협의 매출은 근 5년간 4억 원가량 줄었고, 이는 2010년 법인화 이후 더 심해졌다. 새로 입점하는 식당은 대부분 외부업체고, 최근에는 생협 직영매장까지 외주화를 추진하고 있다. 대학 본부의 이런 경영방침은 앞으로도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월 본부의 “생협 경영진단”에 따르면, 적자 확대가 예견되므로 △다향만당(학내 전통찻집) 폐점 △직영 식당 외주화 및 식대 인상 △직영 매점의 외부 편의점 대체 등이 제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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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년 파업 당시 노동자들의 노동환경. [사진: 전국대학노동조합]



민주주의 없는 협동조합


서울대 생협의 또 다른 문제는 민주적 의사결정마저 유명무실하다는 점이다. 법에 따르면 생협의 이사장과 임원은 총회나 대의원총회에서 선출해야 한다. 그러나 서울대 생협은 총회 의결 없이 대학 본부의 교육부총장을 당연직 이사장으로 두고 있다. 부이사장(학생처장 당연직), 집행 이사, 교수 이사 등 임원진도 총회 의결을 거치지 않았다. 학생 이사마저 전임자의 인맥과 활동비 인센티브로 겨우 이어지는 상황이다.


이런 관행이 유지된 탓에 생협 사측은 이번에도 별 문제의식 없이 3월 5일에 이사회를 소집해 식당 요금 인상안을 다루려 했다. 이에 생협의 학생 이사와 대의원들이 법원에 가처분신청을 제기했다. 이제나마 그간의 관행에 제동을 건 것은 작년 생협 노동자들의 투쟁을 계기로 학생사회가 생협 운영에 관심과 참여를 조직한 결과다. 그러나 사측은 끝내 3월 19일 이사회를 강행했고, 식당 요금 인상안은 상정하지 않았으나 생협 매점의 외주화 방안을 논의했다.



생협의 본부 직영화를 요구한다


식당 요금 인상과 외주화에 맞선 학생들의 요구는 생협의 본부 직영화다. 학생들에게 학내식당은 필수 요소이며, 서울대의 경우 주변 번화가와 떨어져 있어 학내의존도가 높다. 외주화가 지속될 경우 학내 물가는 인상될 것이다. 직영화로 생협 노동자들의 처우개선도 가능하다. 현재 서울대에서 생협의 위상은 사실상 식당과 매점 운영을 대리하는 자회사에 불과하며, 본부는 고용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생협 운영의 민주화도 필요하다. 본부의 일방적인 행정을 막기 위해 학생들이 대학 구성원이자 운영 주체로 참여할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


생협 직영화 투쟁은 학생의 권리와 노동자들의 직고용, 그리고 대학의 민주적 운영을 요구하는 운동이다. 그렇기에 ‘학생 소비자’만의 운동이 아니라, 서울대 학내 노동자를 비롯해 타 대학의 구성원들과도 함께 확대해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