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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혁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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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호 사회변혁노동자당 2020.07.30 13:10

<코로나19, 자본주의와 거리두기> 

강좌를 듣고


박철준┃공무원노조 해고자



지난 6월 24일, 사회변혁노동자당 인천시당에서 개최한 <코로나19, 자본주의와 거리두기> 강연에 참석했다. 코로나19가 전지구적으로 확산한 지 반년 가까이 지난 지금, 우리의 삶도 예전과는 다르게 많은 변화가 생겨났다. 평상시엔 아프지 않으면 쓰지 않던 마스크가 동이 나서 국가가 배급형식으로 판매했고, 긴급재난지원금을 아무런 조건 없이 전 국민에게 나눠줬다. 한편 실업자와 무급휴직자가 쏟아져 나왔고, 학교가 오랫동안 문을 닫았다. 작은 바이러스 하나가 우리 삶을 변화시키고 있는 만큼, 코로나19를 주제로 한 강좌, 특히나 “자본주의와 거리두기”라는 제목이 나를 끌어당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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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없이는 유지도 못 하는 자본주의


강좌는 크게 세 가지 주제로 진행됐다. 첫 번째는 ‘이른바 코로나19 위기의 성격이 무엇인지’를 밝히는 것이었다. 연사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창궐이 자본주의 생태파괴의 직접적 결과물이라는 점, 따라서 자본주의를 넘어서지 않으면 코로나19와 같은 인수공통 감영볌의 주기적 창궐을 막을 수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더불어 코로나19는 경제위기의 기폭제 역할을 했을 뿐, 이미 한국경제를 포함한 세계경제는 팬데믹 이전부터 뿌리 깊은 기저질환(저성장과 부채에 의존한 생존)을 갖고 있었고, 바이러스를 물리친다고 해도 자본주의의 이 기저질환은 극복할 수 없음을 강조했다. 더욱이 코로나19 사태를 맞아 한국을 포함한 각국 정부가 전례 없는 통화-재정정책을 펼치면서 일부 기업에 대한 국유화 조치까지 단행하고 있는데, 이는 자본주의 경제가 국가의 개입 없이는 유지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음을 보여준다고 했다.


두 번째 주제는 한국 자본과 정권의 코로나19 대책에 대한 비판이었는데, 요지는 다음과 같았다. 자본과 정권은 IMF 외환위기 때나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 같이 재난을 기회로 자본의 이익을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면서 노동자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 무급휴직이나 구조조정을 받아들이라고 강요하며 밀어붙이는 것이다. 가령 전경련은 ‘주 52시간 근로 예외 확대’나 ‘탄력 근로제 단위 기간 연장’ 등을 정부에 건의하며 한목소리로 대폭적인 규제완화 조치와 기업 지원 확대를 촉구했다.


이에 정부도 무려 220조 원 가량을 기업에 지원하며 화답했다. 그러나 전 국민 긴급재난지원금은 겨우 13조 원에 불과했으며, 외국에서 시행하는 해고 금지조치도 시행하지 않았다. ‘한국판 뉴딜’이라는 것도 결국 ‘재벌을 위한 뉴딜’일 뿐, 노동권 보장도 기후위기 극복대책도 없다. 결국 국민 세금으로 자본(재벌) 퍼주기에 나선 것이 정부의 ‘코로나19 위기 극복대책’이다.


게다가 정부는 노사정 합의에 민주노총을 불러들여 노동자의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 실제 강좌 내용대로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선제적 임금 양보를 내세우며 자본과 정권에 힘을 실어줬고, 비정규직을 양산했던 정권과 자본에 면죄부를 주며 오물을 뒤집어썼다. 다 쓰러져가는 자본주의에 활로를 열어주기 위한 역할을 민주노총 위원장이 맡아야 한단 말인가?



코로나 이후의 세상: 자본주의를 넘어서야


세 번째 주제는 작금의 위기에 대한 노동자민중의 대응방향이었다. 강좌는 노동자들이 당당하게 ‘손실의 사회화와 이익의 사유화’에 맞서 한국사회 변혁의 주체로 거듭나야 한다고 말했다. 나도 이에 동감한다. 왜 매번 경제위기가 오면 ‘위기 극복’이라는 미명하에 노동자와 서민이 희생돼야 하는가? 이에 맞서 민주노총은 비정규직을 포함한 모든 노동자의 해고 금지와 함께 모든 노동자에 대한 휴업수당 지급, 고용보험 미가입자의 실업부조, 상병수당 즉각 도입, 자영업자‧문화예술인‧일용노동자에 대한 충분한 생계지원금 지급 등을 요구해야 한다. 이를 위해 자본이 아닌 민중을 위한 확장 재정은 물론이고 가진 자들이 위기의 책임을 지도록 하기 위해 재벌의 사내유보금 환수, 부동산 불로소득 환수, 국방비 대폭 삭감 등을 요구하며 투쟁해야 한다는 연사의 주장에 동의한다.


코로나19 이후의 세상은 확실히 달라져야 한다. 자본주의의 생태 파괴로 발생한 코로나19가 우리 삶의 전반을 다시 되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됐다면, 이제 우리는 인간적이고 함께 잘 살 수 있는 사회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 자본주의 위기는 심화하고 있다. 이제 자본주의 너머의 세상을 꿈꿔야 하고, 자본주의 이후의 세상은 보다 인간적인 삶을 보장하는 사회여야 한다. 한국의 방역시스템이 전 세계적으로 칭찬받는다고 하지만, 한국 정부는 자본과 손잡고 노동자를 착취하기 위해 혈안이 돼 있다. 질병관리본부의 투명한 정보 공유가 전염병 확산을 막는 역할을 수행했다면, 우리는 자본의 이윤활동에 대한 투명한 정보 공유와 더불어 기업 이익을 사회적으로 배분하자고 요구하며 전체 노동자민중의 위기를 극복할 방안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노동자를 짓밟고 무한 착취하는 자본의 태도는 바뀌지 않는다. 그렇다면 노동자들이 뭉쳐서 경제활동의 결과를 기업(자본)이 전유하는 게 아니라, 노동자를 비롯한 전체 사회구성원의 인간다운 삶을 위해 쓰도록 주장해야 한다. 이번 강의를 통해 이런 생각을 곱씹으며, 다시 한번 나의 활동을 되돌아볼 계기가 되어서 감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