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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혁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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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과 비리로 가득한 민간위탁,

바로 당신의 세금으로 

벌어지고 있습니다


양성영┃민주일반연맹 민주연합노조 부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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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2019년) 전주시 민간위탁 폐기를 요구하며 투쟁하는 노동자들. [사진: 민주노총 전북지역본부]



지난 9월 4일, ‘유령 직원’을 내세워 인건비 등의 명목으로 2억 원을 허위 지급받는 등 각종 비리행위로 점철된 전주시 생활폐기물 수집‧운반 민간위탁 대행업체 “토우”의 실질적 책임자가 업무상 횡령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이에 앞서 전주시는 8월 21일 “토우”와의 민간위탁 계약을 해지한 바 있다. 물론 이는 전주시의 행정이 ‘정상적’이어서가 아니었다(오히려 시 당국은 ‘뒷북 행정’이라는 비판에 직면했다). 부당해고를 비롯한 각종 노조탄압에도 굴하지 않고 당당히 맞섰던 민주연합노조 전북지부 조합원들의 끈질긴 투쟁으로 얻어낸 성과였다. 지난 4일 전북지방노동위원회는 민주연합노조 조합원 6명에 대한 해고가 부당하다는 판결을 내렸다.


“토우”는 지자체 공공업무의 민간위탁이 어떤 폐단을 낳는지 아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례다. 이 업체는 그간 시 보조금으로 수백억 원을 가져가면서 숱한 부정과 비리를 저질러왔다. 가령, 지난 2019년에도 드러난바, 시에서 지급하는 보조금의 기준인 민간위탁 원가를 산정하는 용역회사(“전북도시경영연구원”)는 “토우”와 주소지도 동일했고 임원도 중복된 곳이었다. 즉, 업체가 ‘셀프용역’으로 제멋대로 원가를 책정해 시로부터 돈을 받아 가고 있던 것이다. 게다가 “토우”의 책임자 중 한 명은 전주시 고위공무원 출신이었다.


이 모든 게 1년 전 이미 폭로됐지만, 전주시는 별다른 대처도 내놓지 않았다. 최근 사후적으로 시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경영진 보험료를 보조금에서 지출했을 뿐만 아니라 업체 대표 가족들까지 이사로 이름을 올려 급여를 횡령했다. 엄연한 공적 자금인 시 보조금은 그야말로 민간위탁업체 기업주와 경영진에게 ‘돈 마음껏 가져가라’는 격으로 줄줄 새는 바가지였다. KBS 보도에 따르면, 민간위탁이 시작된 2008년부터 9년간은 아예 용역비 지출 내역 자료조차 제대로 남아 있지 않았다.


반면, “토우”의 비리를 고발했던 노동자들은 도리어 그간 피해를 당했다. 민주노조를 결성했다는 이유로 보복성 해고를 당했고, 조합원들에 대한 불법 촬영 등 감시와 사찰도 벌어졌다. 사측의 협박에 못 이겨 노조를 탈퇴한 조합원도 있었고, 저항한 이들은 징계나 정직, 해고에 직면했다. 심지어 업체 대표 개인의 집수리에 노동자들이 동원되기도 했다.



재공영화를 향한 싸움의 닻


이런 불법과 비리행위가 전주시, 혹은 “토우”라는 개별 업체만의 ‘특이한 문제’는 아니다. 지자체 민간위탁 대행업체 사장 대부분이 지역 공무원 출신 혹은 지방 토호 정치세력 관련자들로 구성된 것은 우연이 아니다. 이들의 긴밀한 결탁은 이미 공공연한 사실이다. IMF 위기 이후 이른바 ‘작은 정부’를 표방하며 ‘비용 절감’이라는 명목으로 공공부문을 민영화한 결과, 오히려 직접고용보다 더 큰 비용이 투입‧낭비되고 있다는 사실 역시 이제 많은 이들이 알고 있다. 지자체 민간위탁에서 발생하는 비리 사건은 끊이지 않고 터진다.


그런데도 (재)공영화는 생각만큼 빠르게 진척되지 않고 있다. 결국 이를 쟁취할 수 있는 민간위탁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 즉 우리의 투쟁전선에 힘이 실리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비용 전체를 100% 세금으로 충당하는 공공부문에서, 특히 위탁업체 기업주와 경영진이 낭비하는 비용을 얼마든지 감축할 수 있는 민간위탁 부문에서야말로 시급히 재공영화 투쟁을 선도적으로 건설해야 한다.


민주노총 민주일반연맹은 전체 조합원이 비정규직이다. 그중에서도 생활폐기물 수집‧운반 등을 담당하는 환경미화 노동자는 3,000여 명이 조직돼 있으며, 이 노동자들과 함께 민간위탁 재공영화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투쟁 기조로는 △첫째, 공공부문 민간위탁을 확대한 민주당이 결자해지 할 것 △둘째, 똑같은 업무의 노동자를 ‘공무직’과 ‘민간위탁’ 비정규직으로 나누는 고용형태를 철폐할 것 △셋째, 공공부문 상시지속업무 민간위탁을 폐기하고 국가가 직접고용할 것 등의 요구를 세웠다. 이 요구를 담아 현재 전북 전주, 전남 목포‧나주, 경기 의정부‧안산‧포천, 강원 철원, 충북 음성, 경남 통영‧양산‧밀양, 인천 등 전국 곳곳에서 민주일반연맹 조합원들이 1인 시위부터 집회까지 현장 상황에 맞게 투쟁을 펼치고 있다.



민간위탁에서 자유로운 지역은 없다


민주노조의 투쟁력이 일정하게 담보된 일부 지자체에서는 민간위탁을 폐기하겠다며 ‘시설관리공단으로의 재편’ 논의도 나온다. 하지만 시설관리공단 역시 사실상 위탁으로, 민간위탁과 큰 차이가 있는 건 아니다. 지자체는 매년 예산편성만 끝나면 오히려 모든 책임에서 자유로워지고, 민간위탁 재공영화의 애초 취지와는 멀어진다. 현재 지자체 공무직 정규직 노동자(대부분 한국노총 소속)들이 시설관리공단으로 편재하려는 시도에 함께 맞서 싸워야 하지만, 어용노조가 장악하고 있는 현장에서 입장이 다른 부분도 큰 장애물로 작동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소수의 민주일반연맹 조합원들이 어렵게 먼저 시작한 민간위탁 재공영화 투쟁에 민주노조운동진영은 물론 시민사회가 함께 투쟁주체로 서야 한다. 이 싸움은 환경미화 노동자들의 직접고용 쟁취 투쟁임과 동시에, 공공부문 전체의 재공영화를 위한 투쟁 승리의 첫 사례를 만들 수 있는 계기이며, 비정규직 철폐를 위한 투쟁이기 때문이다. 지자체 공공업무가 광범하게 시장에 내맡겨진 이 나라에서, 민간위탁으로 몸살을 앓지 않는 곳은 거의 없다. 일상의 민영화인 민간위탁을 다시 공영화하기 위해, 전국 곳곳에서 함께 전선을 구축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