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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혁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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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호 사회변혁노동자당 2020.10.15 18:53

군대, 

‘공정성’을 넘어 

민주적 통제로


이선준┃기관지위원회



최근 몇 주간 법무장관 아들의 병역 문제가 뜨거운 이슈로 떠올랐다. ‘부모의 기득권에 힘입어 편하게 군 복무를 마쳤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공정성을 훼손했다’는 분노 여론이 일었다. ‘다들 힘들게 군 생활 하는데, 왜 권력을 가진 너희만 이렇게 편하게 하느냐’는 것이다. 그런데, ‘대체 군대가 왜 인권이 짓밟히는 곳이어야 하는가’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제기가 필요한 것 아닐까?


주변에 군 복무 중이거나 전역한 친구가 많은데, 이들이 아직 입대하지 않은 필자에게 항상 하는 말이 있다. “넌 최대한 빼라.” “안 갈 수 있으면 가지 마라.” 입대를 권유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고, 오히려 ‘입대하지 않는 편이 좋다’는 말만 한다. 이들은 군대에서 자신의 권리가 침해당하는 경험을 했고, 기본적인 것조차 보장되지 않는 데 불만을 표한다. 한 친구는 “훈련이 힘든 건 그렇다 쳐도, 전혀 쓸데없는 데서 힘들게 한다”고 말했다. 다른 친구는 이번 정부 들어 군인 월급을 인상해서 좋을 줄 알았는데, 오히려 “월급이 올랐으니 이제 일부 생필품은 보급 대신 PX에서 알아서 사서 쓰라”고 해서 어이가 없었다고 한다. 한 친구는 훈련 중 팔에 부상을 입었는데, 입원을 허락해주지 않아 대충 처치만 하고 병가 없이 복무를 계속했다.


“왜 하는지 모르겠다.” 군 복무 중인 친구에게 하루에도 몇 번씩 들을 수 있는 말이다. 이렇듯 군 복무는 힘들지만, 효용을 느끼는 이는 드물다. 게다가 훈련 과정에서 안전을 보장받지 못하고, 권위주의적이고 관료적인 구조에서 병사의 권리는 무시된다. ‘병사는 인간이 아니’라는 자조는 관료적 규칙과 비용 논리를 인권보다 우선하는 현실을 보여준다.


또한, 자본가나 정치인의 자식 혹은 본인 스스로가 석연찮은 이유로 병역에서 빠지는 사례를 우리는 누차 목격하기도 했다. 결국 노동계급(의 자식들)이 복무하며 지배계급의 이익을 수호하는 것 아닐까. 군에 대한 ‘문민 통제’라는 형식상의 원칙은, 민중에게 통제되지 않는 지배계급에 의한 통제로 나타나고 있다. 이는 국가가 지배계급의 것으로 남아있는 한, 지배계급이 민중의 통제로부터 자유로운 한, 해결될 수 없는 문제다.


그렇다면, 사회주의 사회에서 군대는 어떻게 될까? 물론 사회주의 사회가 되더라도 외부로부터의 방위 등을 위한 조직이 필요할 것이다. 또한, 이는 새로운 세상을 다시 뒤엎기 위해 덤벼들 반혁명 세력과의 싸움을 위해서도 필요하다. 그러나 자본주의에서의 군대와 가장 큰 차이점이 있다면, 바로 ‘노동계급이 주체가 되고 노동자민중이 통제하는 군대’라는 것이다. 노동자민중의 민주적 정치조직이 군을 통제함으로써, 병사는 자신이 복무할 군에 대해, 그리고 자신의 권리에 대해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 그때 비로소 군 인권 문제도 해결될 것이다. 지배계급과 그들의 국가기구가 아니라 노동자민중의 민주적 통제와 계획에 따라 운영되는 사회주의적 병사조직에서, 특권도 부조리도 그 설 곳을 잃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