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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NG발전소 짓겠다면서 

‘친환경’ 이미지 홍보…


SK가 말한 

‘ESG 경영’의 실체


진영┃충북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를 거치며 에너지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전문가들은 ‘신재생에너지 시대가 열렸다’고 진단하기도 한다. 한국 기업들 역시 너도나도 재생에너지 대열에 합류하는 가운데, 특히 SK그룹은 선진적으로 ‘친환경’ 이미지를 확립해나가고 있다. 하지만 SK그룹의 핵심 계열사이자 반도체 기업인 SK하이닉스의 LNG발전소 건립계획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청주시민은 SK의 얘기들이 그저 기만적으로 느껴질 뿐이다.



‘친환경 경영’이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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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SK그룹이 ‘2050년까지 전력사용량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조달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를 위해 SK그룹 소속 8개 계열사가 한국 최초로 <RE 100>에 가입한다는 얘기까지 덧붙였다. <RE 100>은 ‘재생에너지(Renewable Energy) 100%’의 약자로, 해당 기업이 2050년까지 전력사용량의 100%를 풍력이나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로 조달하겠다는 것을 뜻한다. 기후위기가 심각해지면서 생태 문제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도 커지자, 애플 같은 거대 IT 기업들은 ‘우리 회사에 납품하려면 사용 전력을 100%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라’고 요구하며 <RE 100>을 화두로 띄웠다. SK의 이번 발표는 이러한 세계시장의 변화에 호응한 것이다.


SK그룹은 이번 <RE 100> 가입으로 시장과 사회로부터 '글로벌 최고 수준의 ESG 실천기업'이라는 이미지를 얻었다(‘ESG’ Environment(환경), Social(사회), Governance(지배구조)의 앞글자를 딴 것으로, 기업에서 재무적 요소 이외에도 사회적 가치를 중시하겠다고 표방하는 경영 전략). 유럽연합이 ‘탄소 국경세’(탄소 배출량이 높은 수입제품에 관세 부과) 도입을 검토하는 등 국제사회가 환경 관련 규제를 강화하는 시국에 ‘저탄소‧친환경 경영’이라는 이미지를 선점한 것이다.


충북 청주에도 공장을 두고 있는 SK하이닉스는 앞서 언급했던 애플과 100% 재생에너지 사용을 약속하는 ‘협력업체 청정에너지 프로그램’ 협약을 맺었다. SK하이닉스가 애플에 공급하는 아이폰 메모리반도체 등 부품의 생산을 전부 친환경 방식으로 전환하겠다는 의미다. 이미 SK하이닉스는 지난 2018년부터 ‘친환경 반도체 생산’을 목표로 하는 <2022 에코비전>을 발표하고 ‘사회적 가치 창출에 앞장선다’고 선전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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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만적인 

‘사회적’ 기업


SK그룹 회장 최태원은 “기업의 경제적 가치만 고려했던 방식에서 벗어나 더불어 성장할 수 있도록, 환경 - 사회적 책임 - 지배구조(ESG)를 기업경영에서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SK가 연달아 미래계획을 발표할수록 그 진실성에 의문을 더하게 된다. 현재 SK하이닉스가 청주에 건설할 예정인 LNG발전소는 SK가 주장하는 ‘사회적’ 가치에 전혀 부합하지 않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019년 3월 ‘청주 테크노폴리스’(청주 시내 대규모 산업단지 조성 사업) 3차 부지가 확정되자 LNG발전소 건설계획을 발표했다. 3차 부지에 대한 산업자원부의 승인 전까지만 해도 해당 산업단지 내 LNG발전소 건립에 관한 논의는 없었다. 그러더니 작년 12월에 곧바로 착공을 예정했다. SK하이닉스는 발전소 건립에 필요한 주민 의견 수렴이나 환경영향평가 등의 행정절차를 단 9개월 만에 형식적이고 졸속으로 진행하려 한 것이다.


발전소를 짓는 이유조차 납득이 되지 않는다. SK하이닉스는 ‘안정적인 전력 수급을 위해 새 발전소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SK하이닉스 청주공장의 전력사용량은 당초 한국전력으로부터 공급받기로 계약한 양의 5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2020년 공장을 모두 가동하더라도 534MW의 전력이 필요한데, 한전과 계약한 사용량은 그 2배에 달하는 1,170MW(2018년 기준)다. 즉, 실제로는 전력이 부족하지 않다는 것이다.


SK하이닉스가 새로 짓겠다는 발전소는 순전히 민간 발전소이며, 게다가 LNG(천연가스) 역시 화석연료이기 때문에 오염물질을 다량 배출한다. 이 LNG발전소는 청주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의 20%를 차지하는 연간 152만 톤의 온실가스를 추가로 내뿜게 된다. 미세먼지의 주범인 질소산화물이 205톤 배출되고, 25도에 이르는 발전소 폐수로 미호천을 비롯한 청주의 주요 하천 생태계가 파괴된다. 그리고 포름알데히드를 포함한 발암물질도 기준치를 초과해 흘러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렇듯 SK 자본의 이익을 위한 발전소 건립에 반대하는 운동도 꾸준히 진행됐다. 지역의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해 구성된 <충북시민대책위>를 비롯한 다수의 지역단체가 지난해부터 LNG발전소의 문제점을 알려왔다. 그 결과 SK하이닉스와 정부의 졸속 행정절차를 막아내며 발전소 건립에 대한 환경부의 환경영향평가 부동의 투쟁을 진행했지만, 환경부는 결국 ‘조건부 동의’ 판정을 내렸다. 이제 청주시민들은 청주시와 SK하이닉스를 상대로 한 싸움을 다시 시작한다. 아무리 SK가 ‘친환경’ 이미지를 덮어쓰려 하더라도 그 기만성을 폭로하면서, 지역주민과 환경을 파괴하는 SK하이닉스 LNG발전소 반대 투쟁은 계속 이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