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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혁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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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세습은 이렇게 조용히?


현대차그룹 

3대 세습,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편집자: 정의선의 회장 취임 이후 현대차의 변화를 점치는 이야기가 많다. 과연 노동자들에게 이 3대 세습은 어떤 의미일까. 그간 자동차산업의 변화를 추적해온 오민규 전국비정규직노조연대회의 정책위원, 현대차의 부품사 노조파괴 공작에 맞서 싸운 김성민 금속노조 유성기업 영동지회 교육부장, 그리고 현대차 공장에서 일하고 있는 서영우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 전주공장위원회 조합원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자본가의, 

자본가를 위한 

‘전환’에 맞서려면


오민규┃전국비정규직노조연대회의 정책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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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과 함께 자동차산업 ‘전환’이 화두다. 이와 함께 삼성그룹은 이재용 체제, 현대차그룹은 정의선 체제로 3대 세습 작업이 한창이다. 우연의 일치 같지만, 정확히는 ‘전환’에 걸맞은 자본가들로 재벌 체제 역시 전환되는 과정이다.


전환에 요구되는 자본가의 자질은, 코로나19는 물론이고 이보다 더한 상황에서도 2만 개에 달하는 부품을 안정적으로 수급받아 자동차를 조립할 수 있는 생산연쇄사슬(Supply Chain)을 구축하는 것이다.


이 전환의 핵심은 완성차를 ‘껍데기만 조립하는 공장’으로 만들고, 배터리‧모터‧감속기‧인버터 등 핵심 부품을 현대모비스 등 부품사로 옮기는 것이다. 특히 민주노조를 피하기 위해 무노조 전략 또는 길들여진 노조 전략이 사용된다.


어찌 보면 상호출자, 자사주의 마법, 법인 분할 등의 기법은 상속세 등을 피하려는 ‘테크닉’에 불과하다. 2년 전 포기했던 현대모비스-글로비스 통합안을 다시 들고 와 정의선이 모비스를 중심으로 지분을 늘려 지배구조를 구축하고, 연구소 법인을 분할해 기획‧구상 파트를 맡는 지주사로 탈바꿈하며 완성차를 생산하청기지로 전락시키려 할 것이다.


이 과정에 동원되는 온갖 탈세와 편법은 분명 범죄에 해당하지만, 이들의 목표는 그보다 더 원대하다. 안정적인 부품 수급을 위해 유성기업‧갑을오토텍 민주노조를 파괴하려 했던, 그 이상의 일들이 벌어진다. 엔진‧변속기 대신 전기차 핵심 부품으로 등장한 배터리‧모터 등의 생산을 무노조 부품사로 옮기며 완성차 노조를 온순하게 길들이기 시작한다. 친환경 부품 개발에 나선 부품사들은 너도나도 자회사를 만들거나 외주‧위탁생산으로 금속노조 고사작전에 나선다.


민주노조운동과 변혁운동 진영의 대안은 명확하다. 완성차‧부품사, 정규직‧비정규직, 생산직‧사무직 등 노동계급의 총단결을 위해서도 이들 핵심에 해당하는 무노조 부품사들에 민주노조 깃발을 세우는 것, 그리고 저들이 안정적이라 여긴 생산연쇄사슬을 수많은 하청기업 노동자들의 연대망(Network)으로 대체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재벌 체제와 맞짱 뜰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수단이 되어줄 것이다.



비정규직이고 

노조파괴고 

나발이고

‘영원하라 세습경영이여!’


김성민┃금속노조 유성기업 영동지회 교육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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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삼성 이건희 회장이 죽고 이재용이 명실상부한 총수가 됐다. 현대차 정몽구는 정의선에게 회장직을 넘겨줬다. 감옥에 있는 유성기업 유시영 회장도 아들 유현석에게 경영권을 물려주었다. 모두 3대 세습이다.


‘내 자리 내 자식에게 물려주겠다는 게 뭐가 문제인가?’라고 생각한다면, 신경 끄고 살면 그만이다. 그런데 저들의 3대 세습이 문제가 되는 것을 우리는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일단 세습을 위한 온갖 불법이 난무한다. 이재용만 보더라도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해 정치권과 더러운 거래를 한 걸 두고 ‘잘했다’고 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특히 그 부를 세습하고 유지하기 위해서 필연적으로 노동자에 대한 착취가 이뤄지는데, 이것은 비정규직 양산과 노조파괴로 이어졌다.


3대 세습 자본가들은 오로지 자본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것만 배워왔다. 특히 현대차 회장 정의선은 아버지 정몽구의 부를 승계함과 더불어 더러운 경영철학까지 물려받았다. 한 명의 총수에게 충성하는 기업. 총수의 말 한마디에 좌지우지되는 기업. 막대한 자금으로 법을 피해가고 법을 바꿀 수 있는 권력을 용인하는 이 사회가 과연 제대로 된 것인가? 재벌들의 경영세습이 ‘부러운 것’이 아니라 ‘부끄러운 것’임을 우리는 알아야 한다.


현대차가 양재동 본사에서 유성기업 노조파괴를 계획하고 지휘하던 당시, 이미 정의선은 현대차 부회장으로 재직 중이었다. 묻고 싶다. 과연 정의선은 이 노조파괴 범죄로부터 자유로운가.



노동조합은 더 

강경해져야 한다


서영우┃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 전주공장위원회 조합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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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현장에선 친환경차 전환과 관련해 고용에 대한 걱정을 가장 많이 하지만, 3대 세습 자체에 대해서는 별다른 문제의식이 눈에 띄진 않는다. 그럴수록 우리는 경영세습에 대해, 그리고 친환경차로의 전환에 관해 더 많이 얘기해야 한다.


아버지에서 아들로 총수가 바뀌었다고 새로운 뭔가를 기대하는 건 말도 안 되는 일이다. 결국 자본의 이윤이 노동자에 대한 착취에서 나온다는 점은 변함이 없기 때문이다.


친환경차 전환과 맞물려 문재인 정부가 주구장창 외치는 게 ‘수소경제’다. 그 최대 수혜자가 바로 현대차일 것이다. 하지만 지금 현장에선 전동화를 핑계로 외주화를 강행하는 사측과의 마찰이 계속되고 있다. 현대차 자본은 완성차 공장을 단순 조립공장으로 바꿔 양질의 일자리를 외주화하면서 이윤을 극대화하려 한다. 노사관계를 총괄하는 현대차 윤여철 부회장은 ‘현 고용인원은 책임질 테니, 신규채용은 요구하지 말라’고 했다. 결국 외주화로 전동화‧수소차 시대를 열겠다는 건데, 이는 양질의 일자리를 계속 줄이게 될 것이다.


이 와중에 얼마 전 정의선 회장과 노동조합(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 지부장의 만남은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그 자리에서 정의선 회장은 ‘노동조합 목소리를 경청하겠다’고 했고, 지부장은 ‘내년 임단협을 잘 부탁드린다’고 얘기했다. 올해 임금협상에서 이미 노동조합이 많은 양보를 했는데, 이렇게까지 읍소할 문제인가? 앞으로도 현대차 자본은 ‘회사가 어렵다’는 말로 노동자들에게 양보를 강요할 것이다. 그렇기에, 노동조합은 강경한 모습으로 자동차 산업의 변화를 둘러싼 투쟁의 중심에 서야 한다.